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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여전히 널 사랑해 ㅣ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2
제니 한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써내려간 연애편지.
그저 간직하며 품고만 있었는데 그들에게 편지가 발송된다, 하나도 빠짐없이.
한국계 미국인인 라라 진에게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그간 좋아했던 네 명의 남자들에게 연애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주소까지 완벽하게 써놓은 편지지만 단순히 '간직하기용'으로 가지고 있었기에,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넣은 편지는 보내지지 않은 채 상자 속에 담아진다.
그런데 간직하기로만 한 편지가 편지봉투에 써져있는 주소로 몽땅 보내진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네 명의 남자 중 조시는 언니의 전 남친이었는데 언니를 너무 사랑하는 라라 진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 네 명의 남자 중 피터와 손을 잡게 된다.
피터는 라라 진의 편지들이 과거에 쓴 편지라 그 때의 감정과 지금의 감정이 다르다는 사실과 이 편지 모두가 어처구니없이 모두 발송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마침 여자친구와 헤어진 피터는 전 여친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라라 진과 함께 계약연애를 하게 된다.
시작은 계약연애였지만 이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게 된 피터와 라라 진은 앞글자가 빠진 진짜 '연애'를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전권이었던 『내가 사랑했던 모 든남자들에게』의 줄거리이다.
이어진 2권인 『P. S. 여전히 널 사랑해』는 편지를 보냈던 네 명의 남자 중 한 남자의 등장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피터와도 단짝이었던 존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며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는데 라라 진이 편지를 보낸 남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편지를 받았던 존이 라라 진에게 답장을 보내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편지를 통해 자연스레 연락을 하게 된다.
그렇게 타임캡슐 개봉식을 하던 날, 그 둘은 재회하게 된다.
허나, 라라 진의 현 남자친구는 피터이다.
그 소식을 들은 존은 복잡한 감정을 내비추고 피터 또한 존을 탐탁치않아 한다.
한편, 피터의 전 여친이었던 제너비브는 이런 저런 이유를 핑계로 피터와의 만남을 가지고 라라 진은 그 둘의 만남이 그저 싫기만 했다.
라라 진은 피터에게 솔직한 제 심경을 밝혔지만 피터는 제너비브의 가정사를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라라 진은 피터와 제너비브가 안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라라 진은 피터와 헤어지게 된다.
시작은 계약연애였고 우여곡절끝에 서로의 마음을 알고 진짜 연애를 시작하며 피터를 사랑했던 라라 진은 그와의 이별에 가슴아파한다.
라라 진과 피터의 이별 그리고 실연에 아파하는 라라 진에게 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녀에게 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과연 피터는 라라 진에게 제너비브의 오해도 풀고 라라 진에게 성큼 다가오려는 존을 비켜 세울 수 있을까?
과연 라라 진은 다가오는 존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피터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꽤 오랜 시간동안 자신에게 정신적으로도 의지해왔던 제너비브의 고민을 단숨에 거절할 순 없었을 것이다.
그 때, 피터가 라라 진에게 얼버무리지 않고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면 그들의 관계에 금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어떤 관계에서도 신뢰가 가장 중요한 법인데 특히 사랑에서 신뢰감에 금이 간다면 이전처럼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진심 어린 사랑이라면, 진심 어린 관계라면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드러내는 것도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 같다.
사랑을 할 때, 우리는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서로 다른 남녀가 각기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표현하는 것도 다르니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상처주는 일들도 종종 발생할 것이다.
이 때, 그 이후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상처받고, 상처주는 또한 삶의 일부라 할 수 있으니 상처를 주었을 때는 상처받은 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상처를 받았을 때는 (상처준 이에게 용서를 받았다면) 상처준 이에게 용서를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사랑을 넘어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태도라 할 수 있으니깐.
또한, 이 책에 또다른 재미는 '아빠의 사랑 찾아주기 프로젝트'이다.
이혼한 옆집 아줌마와 아빠를 이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커비(라라 진의 동생)의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단순히 라라와 피터의 사랑 이야기로만 둘러싸이지 않고 가족애(愛) 또한 엿볼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문득 드는 생각은 이랬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쫄깃쫄깃해지는 연애소설이 있다니! 읽는 내내, 주인공의 감정선에 따라 두근두근거리고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1권은 넷플릭스를 먼저 보고 책을 먼저 봤지만, 2권은 넷플릭스로 영화를 먼저 보지 않고 책으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넷플릭스에 나온 두번째 이야기의 후기에 따르면 아쉬운 장면들이 많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책으로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라라 진의 자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편지가 발송되지 않았더라면 피터와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다소 흠칫 놀랐었다.
어떤 사람은 내가 감정표현을 잘한다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감정표현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은 딱 후자이다.
감정표현에 서투른 나는 매일 쓰는 일기에 드러내기도 하고 종종 편지를 쓰기도 한다.
내게는 큰 상자 하나가 있는데 그 상자에는 수십개의 편지지와 편지봉투, 엽서가 가득하게 들어있다.
소장용이 아닌 내가 쓰기 때문에 사다놓은 것인데 평소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편지를 자주 쓰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 용기가 없다면 편지지를 집어든다.
앞서 다소 흠칫 놀랐다는 이유는 나 또한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편지를 써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소는 몰라 편지봉투에 주소는 쓰지 않았지만 문득 영화를 보고선 편지만 가득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 확인해보았는데 내가 그 때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거쳐간 지난 남자친구들에게도 사랑이 가득 담긴 연애편지를 자주 쓰곤 했었는데 앞으로 나타날 미래의 남자친구에게도 편지 한 통을 써봐야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본 적이 없다면 지금 예쁜 편지지에 사랑 가득한 말을 담아 쓴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보는 건 어떨까?
말할 것도 없이, 분명 좋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