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 옆에는 강옥이가, 강옥이 옆에는 동하가 있듯이 꼭 붙어다닌다.
항상 그랬듯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흔들며 시골길을 걷는 둘은 그저 애틋하기만 하다.
꼭 붙어 있던 둘이었는데, 동하가 서울로 올라가게 되면서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세월이 흐르고 둘은 운명처럼 재회하게 된다.
처음 마주할 때는 알아보지 못했던 둘이었지만 대화를 나누던 중 둘은 서로를 알아보게 된다.
강옥은 아들 둘, 동하는 딸 하나를 두었지만 서로 배우자와는 별거 상태인지라 처지가 똑같았다.
"너도 인생이 평탄치가 않았구나. 너는 나에게 꼭 시집을 왔어야 했는데…. 동하야, 우리 오늘 술이나 실컷 마시며 밤새도록 얘기나 하자."
"저도 지금 오빠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이 이미 결정지어진, 운명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할 인생의 한 부분 같은 생각도 들고요. 먼 길을 방황하다 이제 집에 안착한 것 같은 안도감이 들"
그렇게 어렵게 만나게 된 둘이었지만 하늘도 무심하게 그 둘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하게 된다.
부제를 보고선 슬픈 결말임을 짐작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슬퍼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강옥이와 동하의 첫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그리고 이별순이었지만 이 모든 것이 다 강옥이와 동하의 인연이자 운명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동하는 강옥이와의 이별을 꿈으로 이미 느꼈을지도 모른다.
각자 배우자와의 인연은 오래 가지 못했지만 다시 재회한 둘은 눈감은 그 날 까지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했다.
인연이 거기까지라면 마음을 다해 사랑했으니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했었던 이전의 인연들도 내 인생의 인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진심을 다했기에 헤어짐을 맞이했을 때는 적어도 후회는 없었으니깐.
딱 한 사람 빼고. 그에게는 참 미안해서 가끔씩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깐.
의도치않게 자주 마주했었는데 더 잘해주지 못해, 더 표현하지 못해 참 미안했었다.
요즘은 성격차이로 몇 개월 혹은 몇 년 살다 이혼하거나 황혼이혼, 졸혼까지 하는 세상인데 모두가 동하와 강옥이처럼, 서로만 바라보는,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그런 인연들이 많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