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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검은 고양이 카페』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수중에 있는 전 재산, 이천오백엔.
구루미는 서른 살을 코앞에 둔 스물여덟 살의 독신이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숙주 볶음과 낫토만 먹고있지만 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유명한 출판사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했지만 회사에서 경영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직원들을 해고하였고 결국 구루미는 6개월 전 백수가 되었다.
부모님의 품에서 떠나 독립해 살고있지만 부모님께 정리해고되었다는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부모님께 폐 끼치고 싶지도 않았고 그녀는 어엿한 어른이니깐.
어느 날, 산책하던 길에 히카와 신사를 지나게 되었고 지금 이 순간 신이 간절했던 구루미는 간절히 절하며 기도했다.
그렇게 강을 바라보며 걸어오던 길에 강 가운데 택배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택배 상자에서 어떤 소리를 듣게 된다.
"야옹."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검은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냥 가지 못하고 결국 구하게 된다.
홀딱 젖은 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데 빨간색 우산을 쓴 노부인이 카페를 한다며 옷을 말리고 가라고 권유하게 된다.
꽃처럼 아름다운 구로키 하나라는 노부인은 아들 내외가 곧 아이를 낳는데 같이 살 것을 제안해 결국 점장을 모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다음 날 구루미는 다시 카페에 가게 되었고 노부인이 아닌 구루미 또래의 한 남자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을 구로키 포라 소개하며 그는 구루미에게 제안 아닌 제안을 하게 된다.
며느리가 산기가 느껴져 이미 노부인은 갔고 지금은 구로키가 카페의 책임자라고 덧붙인다.
구루미는 그렇게 가게를 나가려 했지만 구로키는 고양이 목걸이를 사달라 조르며 그녀에게 냥냥거리는 말투를 쓰다가 결국 검은 고양이로 다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과연 구루미는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연 <커피 구로키>를 잘 이끌 수 있을까?
검은 고양이 포 그리고 집사로 간택당한 구루미, 포와 구루미의 만남은 꼭 정해진 운명같았다.
포는 해가 뜨면 새까만 검은 고양이지만 해가 지면 검은 기모노를 입은 잘생긴 미남으로 변해버린다.
이 모든 것이 얼떨떨한 구루미는 신기하게도 고양이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커피 구로키>에서 일하게 된 구루미는 하나를 대신해 카페가 망하지 않게 잘 이끌고 싶은데 그런 구루미에게 포는 말한다.
“이 카페는 앞으로 고양이만 찾아올 예정이다냥!”
결국 <커피 구로키>에는 커피 마시는 공간이 아닌 고민과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과 집사들이 오기 시작한다.
검은 고양이 포 말고도 삼색 고양이 마게타, 러시안 블루 유리까지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의 사연 듣는 것도 그렇고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던 것 같다.
고양이를 키운 적은 없지만 항상 내게 찾아오던 고양이 다섯 마리가 있었다.
세 마리는 간간히 오는 편이고 두 마리는 하루에 서너 번씩 나를 찾아왔다.
마당에 있는 마루에 앉아서 책을 보고있으면 어느새 옥상에서 내려와 옆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각자 이름을 지어주며 불렀었는데 자기들 이름도 잘 알아들었고 차례를 기다릴 줄도 알았고 '기다려', '먹어' 정도의 말도 잘 알아들었다.
마당 한 켠에 이불을 넣어 조그만 집도 지어줬는데 길고양이들이기에 그 자유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원할 때 밥을 주고 원할 때 놀아주고 그랬다.
그렇게 1-2년을 함께 했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아 참 슬펐다. 길고양이들이기에 지금은 아마 하늘나라에 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문득 책을 읽고나니 냥이들이 더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