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는 제법 괜찮은 사람, 누군가에는 고민이 많은 진지한 사람, 누군가에는 슬픔에 젖어 우울한 사람, 누군가에는 상처를 줬던 매정한 사람, 누군가에는 실없이 웃기만 하는 사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책 속의 문장 한 줄로 떠올리겠지.
이제는 알아. 모두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을. 그 어떤 모습이든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을.
참 묘해.
처음에는 진심이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진심이 되고
처음에는 진심이었는데 나중에는 진심이 아니게 돼.
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모든 감정이 시점에 따라 변해.
사람을 정의할 수 없기에 마음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결국, 내가 믿고 싶은 대로 살아갈 뿐인가 봐.
항상 곁에 있는데도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너는 주사위 같아. 궁금한 마음에 아무리 던져도 반은 보이지만 반은 보이지 않지.
비밀스러운 네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라도 생겼으면 좋겠어.
그러면 네가 힘들어하는지, 기쁜 건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텐데.
우리는 깜짝 놀랄 만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순간이 많아. 척 하면 착, 왼쪽이면 오른쪽, 동시에 서로에게 전화를 걸거나, 똑같은 메뉴를 고르기도 해.
어쩜 마음의 주파수가 같을지도 몰라. ‘777MHz’
언제 어디서든 연결되어 있을 거야.
시공을 뛰어넘어 차원을 넘어서도 너만 알 수 있는 신호를 보낼게. 응답해줘,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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