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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관련된 도서를 읽으면서 나는 틈나는 대로 뭘 하고 있나 생각해봤다.

추석 전후로 너무 바쁜 탓에 꽃을 만지지 않아 며칠 전 연분홍빛의 카네이션과 약간의 유칼립투스를 데리고 왔다.
(꽃다발이 아닌 꽃꽂이 용으로 살 때는 일부러 한 종류로만 사는 것을 고집한다. 덧붙여 카네이션 종류는 잘 관리만 해줘도 최소 3주는 거뜬하기에 예쁜 색의 카네이션이 들어오면 무조건 데리고 온다.)
빠르게 컨디셔닝을 마친 후에 기다란 화병에 꽂아 새하얀 피아노 위에 올려놓았다.
틈나는 대로 만지는 꽃은 기분마저 향기롭게 만든다.

틈틈이 피아노 연주 영상을 녹화하고 있는데 매번 소음이 겹치는 바람에 연주한 음원만 따로 빼고 있다.
번거로움에 조용한 동네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든다.
짧고 굵게 배웠던, 어린 시절 피아니스트를 꿈꾸게 했던 피아노는 나의 평생 친구다.
틈나는 대로 치는 피아노는 내 마음까지 평안하게 만든다.

단, 하루라도 손에 놓친 적이 있었을까? 아마도 내 기억에는 없는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마주하는 책 한 권, 한 권이 나를 알차게 만든다.
틈나는 대로, 하루도 빠짐없이 읽는 책, 이제는 '나' 자신을 나타내는 산물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취미라는 범주에 손 댄 영역들이 참 많다. 그래봤자 찔끔찔끔이지만.
가끔씩 프랑스 자수를 하고, 겨울에는 뜨개질을 하고,
잡지들을 모아 스크랩북을 만들고, 다이어리를 꾸미고,
일기를 쓰고, 글쓰기 노트를 채워넣고.
음, 생각해보니 너무 정적인 것 같아 이제는 동적인 취미를 가져야할 것만 같다.

취미일까? 취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중에 '편지 쓰기'도 있다.

정성스레 또박또박 써내린 편지는 나의 진심어린 마음을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가져다줄 수 있는 것 같아 '자주' 쓰는 편이다.

아파서 '만남'을 가지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문득 지나가는 시간도 아깝고 남은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새는 친구들과, 지인들과의 만남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 만남에 오히려 감사함을 느끼는 게, 모두가 하나같이 "너가 지금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나야, 앞으로는 더 행복할거야."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모두가 짠 것 마냥.
그 말 한마디에 보답하고자 앞장에 빼곡히 쓴 편지와 함께 책을 선물하고 있는데,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내가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그 마음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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