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더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고 또 호기심이 가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다. 나는 언젠가 내가 학교를 통해 배우고 경험한 이 모든 학문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믿는다. 인생은 미술만으로, 수학만으로, 음악만으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인생을 더 입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음악, 미술, 수학, 마케팅, 경제학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니까.
나를 포함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집중력이란, 길어봤자 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꾸만 딴생각을 하게 된다. 이건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럴 때, 머리를 식힌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거나 수다를 떨면 애초에 정해놓은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혼자 할 수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며, 웬만하면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은 정말로 힘이 된 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런 내가 MIT에 입학한 후 가장 놀랐던 것은 밥 먹는 것을 잊을 정도로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하루 종일 강의를 듣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만난 친구에게, "피곤하다, 그렇지? 점심은 먹었니?"라고 물어보면, "아, 까먹고 있었어. 어쩐지 배가 고프더라."고 웃는 경우가 많았다. 내 주변뿐 아니라 MIT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밥을 먹는 것이나 잠을 제대로 챙겨 자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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