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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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다지! 아조레스, 그 그리움 속으로, 『그 여름, 그 섬에서』


 

 

『하나, 책과 마주하다 』

 

아름답고도 찬란한 아조레스 섬, 아조레스 이민자들이 말하는 아조레스에 대한 그리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조레스 섬은 책을 통해 처음 접한 곳이라 생소하여, 바로 구글링해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구나 싶었다.
곧바로 pinterest에 검색해보니 너무 예쁜 곳이었다.
아홉 개의 섬이 대서양 한복판에 펼쳐져 있는데 그 중 아조레스 섬은 연보랏빛 수국과 푸른 초원이 인상깊은 곳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예쁜 곳만은 아니다. 독재와 냉전 시대를 겪었으며 대항해 시대의 첫 번째 행선지로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다이애나 마컴 기자가 아조레스 섬의 이민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기자인 저자는 아조레스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에게 푹 빠지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아조레스 섬에 대해!
​그의 삶의 방식에 대해 특히 저자도, 나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개 우리는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는 마인드로 사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당장 지금 그 일이 맞딱뜨려졌다면 오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은 딱 정반대였다. 당장의 일이 급해도 투우 관람이 더 중요해고 오늘 일은 내일 해도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포르투갈어에 사우다지라는 단어가 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단어의 의미를 다른 나라의 언어로는 온전히 옮길 수 없다고들 말한다. 이 단는 향수병이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그리움, 아조레스인 친구의 말마따나 사우다지는 "순전히 포르투갈 언어"인 셈이다.

기자로서 저자는 이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아조레스를 여러 번 방문하기에 이르고, 그 섬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나간다. 그러나 저자가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저자 다이애나 마컴은 오래 전 부모를 잃고 스스로를 외딴 섬으로 느껴왔고, 혈연관계가 아닌 아르메니아인 일가와 가족같이 지내온 사람이다.

아조레스에서 세 번의 여름을 보내며 저자는 진정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스스로 품었던 공허함을 해결하며 많은 것들을 눈 앞에서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진정한 사랑이 누구인지를 깨닫는다.

온 가족의 이민과 사소한 오해로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채 다시 만나지 못한 마리아, 미국에서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 인정받았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떠나지 않는 루이스, 단짝 친구의 죽음 이후 아조레스로 돌아온 매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상실감을 잊기 위해 투우사가 된 도널드,
미국에서의 삶이 더 익숙해졌지만 자기 안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로마나 여사 등 사람들의 이야기는 웃음과 애잔함을 자아낸다. 아조레스 이민자 중 한 사람인 알베르투의 말에 의하면 ‘열 번째 섬’이란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것으로,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자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든 떠난 적 없는 장소를 일컫는다.

저자는 아조레스에서 세 번의 여름을 보내고 난 뒤에 자기 영혼이 머무는, 깊은 그리움이 될 만한 자신만의 열 번째 섬을 찾아 기록해나가며, 그것이 자기 삶의 지표가 되어줄 것임을 이야기한다.

결국 책을 읽으며서 느낀 것은 그리움이었다.

Caught in between all you wish for and all you seen. _Joseph Arthur <in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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