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소파에서 일어나 머리를 감고, 예전에 모라이스와 만났던 캘리포니아의 낙농장으로 차를 몰고 갔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섬이 되는 대신, 섬을 찾아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아조레스 방식은 이렇죠.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오늘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한두 해 전 테르세이라 섬에 있는 프랭크네 집을 고치던 남자들이 일을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밧줄 투우를 보겠다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프랭크가 외쳤다. “이봐요! 돈 주는 사람은 나라고. 돈 주는 사람이 중요합니까, 투우가 중요합니까?” 그들은 “당연히 투우죠”라고 대답하고 집을 나섰다.

“열 번째 섬이 어떤 장소나 특정 무리인 줄 알았던 거요?” 알베르투가 놀리듯 내게 물었다. “열 번째 섬은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라오.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죠. 두 세상을 오가며 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열 번째 섬을 조금 더 잘 이해한 다오. 어디에 살든 우리는 우리 섬을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소.”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을 겪는 내내 나는 비밀을 하나 간직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대를 잘못 골라 쓸데없이 쏟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나면 결국 내 옆에 ‘상남자 작가’가 있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둘 다 책 읽기를 매우 좋아했고 둘 다 어린 시절에 아픔을 겪은 적이 있어서 서로의 상처를 이해했다. 게다가 그는 검정 티셔츠가 잘 어울렸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하는 마음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 같았다. 하늘, 바다, 연보랏빛으로 물든 큼지막한 꽃 뭉치가 여기저기 매달린 수국 덤불, 갓 구운 빵, 와인, 친구들, 또 포르투갈 사람들은 밤 9시가 되도록 저녁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에 나는 감사했다. 어쩌면 나는 감사로 가득한 행복 속에서 기분 좋게 허우적거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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