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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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정원 잔디밭, 그 가운데 피어 있던 늦가을의 민들레, 어느 날 갑자기 온통 파헤쳐져 있네. 왜 몰랐을까, 게으른 정원사는. 한결같은 모양새의 잔디밭, 그 위에 삐죽 솟은 민들레. 누군가 뽑아버린 걸까? 그 남다름이 못마땅해서? 혹시 신이? 설마 신이! 아니, 어쩌면......
예순여덟 개의 민들레 꽃씨, 낙하산을 타고 영국식 정원 위를 떠돌 때, 들릴 듯 말 듯, 사방에 울려퍼졌지. 예순여덟 번의 수줍은 웃음소리 -쿠르트 슬루페츠키

이제 기나긴 고독의 시간은 지나갔노니. 이제는 오직 사랑 안에서 짝지어 행복하라. 그대의 충실한 짝, 고귀한 피조물, 부엌을 빛내주는 영광, 물맛을 좋게 하는 기적, 이탈리아의 명품, 헨켈 처녀 거북 주전자. 주전자라고 낮춰보지 말지어다. 진품임에 틀림없으니, 아흐 아브라함과 함께, 영원할지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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