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주 세라 - 어린 시절 읽던 소공녀의 현대적 이름 걸 클래식 컬렉션 1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오현아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는 앞으로 아이가 쓸 자그마한 거실로 가서 아이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세라는 아빠 무릎에 앉아 작은 손으로 외투 옷깃을 붙잡고는 아빠의 얼굴을 오래오래 응시했다.
"아빠를 마음에 새기는 거야. 우리 세라?" 아빠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아니요." 아이가 대답했다. "이미 새겨져 있는걸요. 제 마음속 깊이." 아빠와 아이는 서로를 꼭 끌어안고는 절대 높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입을 맞추었다.

"난 인형들이 우리 몰래 많은 일을 한다고 믿거든요. 에밀리는 읽고 말하고 걸을 줄도 알지만, 방에 아무도 없을 때만 그러는 거예요. 에밀리가 가진 비밀이에요. 마리에트도 짐작하겠지만, 인형들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알려지면 사람들이 일을 시키지 않겠어요? 그래서 인형들은 그걸 비밀로 하자고 서로 약속한 거예요. …… 그러다가 발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의자로 달려가 앉아서는 내내 거기 있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뚝 떼는 거죠."

하지만 세라는 울지 않았다. 짧고 검은 머리칼이 귓가로 쏟아져 내릴 뿐 고요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잘 참기로 아빠랑 약속했거든. 꼭 그렇게 할 거야. 누구나 참고 견뎌야 해. 군인들을 생각해봐! 우리 아빠도 군인이야. 전쟁이 나면 아빠는 긴 행군도 목마름도 깊은 상처도 참아야 해.
그러면서 아프다는 말도 안 해. 단 한 마디도."

"맞아." 세라가 인정했다. "이따금 난 내가 공주라고 상상해. 공주답게 행동하려고 공주인 체하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