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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내 삶도 한 뼘 키워줄까요? - 어른이 되어 키가 컸습니다 ㅣ Small Hobby Good Life 2
곽수혜 지음 / 팜파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 당신은 진짜 취미를 가지고 있나요, 『발레가 내 삶도 한 뼘 키워줄까요?』 ♡
『하나, 책과 마주하다』
당신은 진짜 취미를 가지고 있나요?
누구나 작은 얼굴과 얇고 긴 팔과 다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기에 '발레'를 권유받으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발레를 배우는 데 '부끄러움'은 당연한 옵션이듯 따라올지도 모른다. 특히 발레 연습복인 레오타드는 수영복처럼 몸에 딱 붙는데다 신체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니깐. 또한 몸은 쓰지 않으면 굳기 때문에 유연한 사람을 제외하곤 대부분 목석같을 것이다.
스스로를 가두었던 마음의 감옥, 그 빗장이 어느 틈에 스르르 열리고 있는 걸까. 나는 그곳에서 걸어 나와 발레 슈즈를 신고 있었다 _p.25
인생의 주요한 변곡점에는 대개 '만남'이 있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 좋은 취미를 만나는 것,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친구를 만나는 것 등 좋은 만남은 우리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일이다. 내 인생에서 발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 발레 배우기를 포기하게 된 계기, 그리고 다시 발레를 취미로 삼게 된 계기의 앞머리에도 모두 '만남'이 있다. _p.29
허나 부끄러움과 번거로움 등의 감정을 다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찾아줄 진짜 취미를 갖기 위해,남자친구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별통보로 인한 화를 다스리기 위해 저자가 택한 것은 바로 '발레'였다.
발레를 배우면서 말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표현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를 하는 시간만큼은 몸으로, 눈빛으로, 미소로 나를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본다. 그동안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마음, 내면에 가두어 두었던 감정을 손끝에 담고 발끝으로 펼쳐 본다. 그렇게 발레 안에서 뜻밖의 안도감을 찾고 있다. 말을 잘하지 못하면 어떠한가. 중요한건 나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_p.34
'안녕, 오늘도 열심히 해 보자!'
발레를 시작하며 다른 무엇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보며 웃고,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한 셈이다. _p.38
단순히 저자의 발레 배우는 과정이 고스란히 책 한 권에 담겨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녀는 발레를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했으며 그와 동시에 자존감 또한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발레의 첫번째는 바로 스트레칭이었다. 클래스가 시작했다는 것은 스트레칭의 시작을 의미한다.
몸 속 근육 하나하나를 느끼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어떻게든 책상에 앉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고 대학교에 들어가고나서도 강의듣고 과외를 시작으로 알바 두 개를 하고나면 몸을 움직일 일이 거의 없었다. 집에 도착한 시간마저도 과제하거나 과외수업에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하느라 바빴으니깐.
그렇게 내 몸은 점점 굳어갔고 지금은 유연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목석 수준이다. 발레 할 수준의 스트레칭을 하게된다면 눈물이 찔끔찔끔 나올지도 모르겠다.
참 정직하지 않는가! 우리의 삶의 방식대로 몸이 길들여지는 것이!
저자 또한 살아오는 방향대로 길들여지는 몸이기에 마음까지 유연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발레'를 통해 말랑말랑했던, 유연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고통을 감내했다고 한다.
발레 공연이 있으면 일정을 체크해놓고 간간히 보러갔다. 그 외에는 공연했던 영상을 다운받아서 보곤하는데 그 중 Swan Lake를 가장 좋아한다.
특히 Roberto Bolle와 Svetlana Zakharova의 Swan Lake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가장 좋아하는 발레리노가 나오기도 하고〃)
어린 시절부터 나는 발레를 정말 좋아했다. 선생님은 엄마께 발레쪽으로 전향시킬 생각으로 제대로 가르쳐보면 안되겠냐고 권유까지 했다고 한다.
형편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질 못해서 엄마는 가끔씩 발레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 때 발레를 계속 배웠으면 키도 지금보다 훨씬 많이 크고 매일매일 운동하니 지금보다 더 건강했겠지?'
'내 길이 아니었던거야. 요즘은 성인반도 있으니깐 나중에 취미로라도 배우면 돼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발레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도전'처럼 느껴져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는데 막상 용기는 나질 않는다.
그런데 책을 읽고선 마음 한 켠에 새하얀 튀튀를 입고 날개짓을 하는 내 마음 속 발레리나가 grand jete하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