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의 섬
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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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해녀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해녀들의 섬』


 

『하나, 책과 마주하다』

소설을 통해 무언가(그것)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바람, 돌 그리고 여자가 많아 삼다도로 알려진 제주도에서 태어난 영숙이.

주변 돌로 모아 만든 돌집 두 채지만 바닷가가 훤히 내려다보여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이웃집도 게스트하우스, 식당으로 바뀌었으니 자식들과 손자들도 식당을 해보자고 권유하지만 영숙은 그저 지금이 좋다.

"온 나랏돈을 다 줘도 나는 여길 안 떠날 거야." 영숙은 이미 수차례 그렇게 말해왔다. 어떻게 떠날 수 있단 말인가? 집은 평생 그녀가 느낀 기쁨과 웃음과 슬픔과 회한이 숨어 있는 둥지였다.

바다로 가면 가족 단위의 사람들을 쭉 구경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와 두 아이가 눈에 띄었다. 남편은 백인, 아내는 한국인이었고 남자와 여자아이는 혼혈이었다.

혼혈 아이들을 보자 괜스레 불편한 기분이 드는 와중에 여자가 다가와 영숙에게 말을 건다.

재닛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자신의 할머니를 찾는다며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는데 영숙은 그저 모른다고 고개를 젓는다.

영숙은 귀찮게 방해하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인 손자 소환을 취하기 위해 일단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혼혈 아이 중 하나인 십대 소녀가 다가와 완벽하지 않은 제주 방언을 사용하며 그녀가 영숙을 대신하여 휴대폰 번호를 꾹 꾹 눌렀다.

그 때 소녀의 티셔츠 밑에서 빠져나온 금목걸이에 달린 작은 십자가가 눈에 띄었다.

재닛은 자신의 할머니 혼례식 사진을 보여주며 할머니 옆에 서 있는 아가씨가 영숙인 것 같으니 잠시만이라도 이야기 좀 나눌 수 없냐고 부탁한다.

그렇게 영숙이의 1938년부터 1970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는 실제 제주도에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하는 등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게 있다면 '제주도'의 문화나 역사에 대해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는 가슴아픈 사건인 제주 4.3 사건 또한 다루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그저 말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목숨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다. 제주도민들에게는 끔찍한 아픔이자 상처이다.

처음에 제주 4.3 사건을 교과서로 접했을 때, 그저 몇 줄에 불과했기에 부끄럽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를 보고선 그 참상을 마주했을 때 나에게는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처참하고 아픈 사건인 줄 몰랐다. 그 때 본 다큐멘터리를 계기로 제주 4.3 사건에 대한 내용을 찾고 찾아서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이 소설이 제주 4.3 사건의 아픔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켜 준 것 같다.

덧붙여, 해녀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계기가 되주었다.

제주도에 살면서 전복과 해삼을 따는, 물질한다고만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막상 해녀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느낀 바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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