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읽어주는 여자 (마리몬드 리커버 한정판) - 그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한다
조유미 지음, 빨간고래 그림 / 아우름(Aurum)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고마워.
그냥 내 울음소리를 듣고만 있어줘서 고마워.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워.
……
내 생각만 해서 미안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잘 지내던 당신에게 연락해서 미안해.

그 사람은 이미 당신을 떠난 사람이다.

당신에게 올 사람이었으면
진작 돌아오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다.

그 사람이 나의 마지막 연인이기를 바랐다.
스쳐가는 사랑이 아니라 머무르는 사랑이길 바랐고
어리숙했던 지난 연애와는 다르기를 바랐다.
그만큼 소중했고 애틋했고 놓치기 싫었다.
그만큼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더디게 흐른 시간이 원망스럽지만
시간이 흘러야만 해결되는 것이기에
꾹 참고 견디는 것밖에 없겠지.

쉬운 사람도 없고, 쉬운 사랑도 없다.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이젠 그만 놓아줘라.

당신도 이제,
웃을 때가 되었다.

그렇게 너는,
나의 봄을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
흩날리는 벚꽃잎 중 하나였을까.

차가운 빗방울에 힘없이 떨어져도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수많은 벚꽃잎 중 하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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