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고마워. 그냥 내 울음소리를 듣고만 있어줘서 고마워.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워. …… 내 생각만 해서 미안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잘 지내던 당신에게 연락해서 미안해.
그 사람은 이미 당신을 떠난 사람이다.
당신에게 올 사람이었으면 진작 돌아오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다.
그 사람이 나의 마지막 연인이기를 바랐다. 스쳐가는 사랑이 아니라 머무르는 사랑이길 바랐고 어리숙했던 지난 연애와는 다르기를 바랐다. 그만큼 소중했고 애틋했고 놓치기 싫었다. 그만큼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더디게 흐른 시간이 원망스럽지만 시간이 흘러야만 해결되는 것이기에 꾹 참고 견디는 것밖에 없겠지.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이젠 그만 놓아줘라.
당신도 이제, 웃을 때가 되었다.
그렇게 너는, 나의 봄을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 흩날리는 벚꽃잎 중 하나였을까.
차가운 빗방울에 힘없이 떨어져도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수많은 벚꽃잎 중 하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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