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記錄)
기록, 나는 꽤나 아날로그적인 사람인지라 손으로 쓰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편지, 마음을 진정성있게 전달하는 것 중 편지만한 게 없다. 그래서 책 선물을 할 때면 책 표지 앞에 꼭 편지를 쓴다.
글쓰기 노트, 뭐라 칭할 말이 없다. 책에서 나오는, 영화에서 나오는 인상깊었던 구절이나 순간의 생각들을 글로 적어 옮긴 노트인데 지나가다 주워들은 명언도 깨알같이 적어놓은 노트라 굉장히 소중하다.
일기, 초등학교 때는 그림일기를 시작으로 의무적으로 일기를 썼다지만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날의 일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 날은 날씨를 시작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뭘 하고 뭘 느꼈는지 세세하게 쓰기도 하고 어떤 날은 '재밌었다.', '바빴다.', '힘들었다.', '아팠다.'처럼 그날의 감정이 담긴 한 구절만 쓰기도 했다.
그렇게 일기는 소중한 추억이 담긴 책이자 치부책이다.
나에게는 책표지만 따로 모아놓은 USB가 있다.
처음에는 표지를 일일이 인쇄해서 보관했지만 읽는 양이 워낙 방대해지니 잉크가 감당을 못 하여서 USB로 대체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똑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구도로 책 표지를 찍어 보관하고 있다.
현재 6,000여 권의 표지가 있으니 십 년 혹은 이십 년 내에 10,000권이 채워지지 않을까싶다.
책 한 권, 한 권 담아 지식과 지혜를 터득하여 많이 배우고 많이 깨닫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