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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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외로운 사람인가요,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나, 책과 마주하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계속 흐를 뿐이다.

시간이 흘러 열 살이 되고, 시간이 흘러 스무 살이 되고, 시간이 흘러 서른 살이 된다.

 

서른 셋, 내 이름은 영오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활동중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겨진 것은 월세 보증금, 밥솥이였다. 그리고 그 밥솥 안에 수첩 하나가 들어있었다.

4년 전 어머니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신 뒤 집을 나와 아버지와 따로 살았다. 그렇게 예닐곱 정도 만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중학교 경비실에서 경비원으로 일하셨는데 경비실은 마치 싸구려 관 같았다.

일년에 한 두 번 보는 나에게도 다정한 말 한 마디 없었다.

그런 아버지가 남긴 수첩을 펼쳐보니 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아버지께서 일하셨던 학교에서 근무중인 교사 홍강주, 그는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점찍어둔 사윗감이었다.

그렇게 돌아가신 아버지 덕에 나는 그를 만나게 되었고 그의 권유로 수첩에 적힌 나머지 두 사람을 찾아나서게 된다.

 

열 일곱, 내 이름은 미지이다. 새별중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튼튼국어를 풀다가 문제가 너무 재미있어 출판사 편집자인 영오에게 매일같이 전화를 하고 있다.

엄마는 치킨 가게를 하시는데 장사가 잘 되는 편이다.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 진학하기를 원치않는다.

그런데 한 해의 마지막 날 아빠까지 회사에서 잘려 엄마는 유배보내듯 나와 아빠를 개나리 아파트로 쫓아냈다.

옆집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계시는데 성격은 괴팍하지만 버찌라는 고양이 덕에 친해지게 되었다.

옆집 할아버지는 아내를 잃고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살아가고 있었는데 발코니 칸막이 벽을 사이에 두고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다 자기 딸을 염탐해달라는 부탁 같은 임무를 줘 결국 할아버지의 심부름꾼이 되어주기로 했다.

 

당신도 외로운 사람인가요?

극 중 인물들은 세상과의 소통이 서툴다. 그렇게 누군가와 만남을 통해 세상 밖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게 된다.

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요즘 마음 한 켠이 이상하게 비어있는 것 같다고. 왜 그러는걸까 묻는 친구의 말에 일단 만나자고 했다.

마음이 공허하거나 외로움이 느껴질 때, 만병통치약은 바로 '만남'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될 정도로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스무 살이 되고서부터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스무 살 이전에는 시간이 멈춘 것 마냥 1분이 1시간 마냥 지나갔는데 스무 살 이후에는 1시간이 1분 마냥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에 가속도가 붙은 줄 알았다. 그래서 더 알기에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분명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있는데 뭔가 내 자신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아서...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의 일부분이니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된다는 그의 말에 오늘도 힘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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