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 - 몸의 감각을 되찾고 천천히 움직이고 필요 없는 것은 내려놓고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이제 좀 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토요일 새벽녘, 잠이 오질 않아 곱게 갈은 원두를 넣어 커피를 내리니 진한 커피향이 집 안을 물들였다.

그렇게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선 책장 앞에 앉아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함이 진득하게 느껴져 지금 이 순간이 참 여유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자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초점을 두고 천천히 느긋하게 일상을 즐기려는 사람같았다.

책 속에서 저자가 하는 말이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말들을 담고있어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었다.

 

일상 속 작은 행복이 하나씩 모이면 자연스레 삶에도 빛이 납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내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첫 행복은 직접 끓인 맛있는 차를 마시는 일입니다. …… 아침에 차를 마시면서 창밖을 보며 날씨를 확인하기도 하고, 그 날의 일정을 이것저것 생각해보기도 하고, 차근차근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도 하고, 이처럼 아침 시간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한 잔의 차입니다.

아침, 점심, 저녁, 밤에도 나름의 작은 행복을 쌓다보면, 소소하다고 생각했던 하루하루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합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거침없이 흘러가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걱정도 없고, 불안도 없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 그리고 어느 순간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은 괴로운 일, 힘든 일,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요. …… 괴로운 일이 있어도 다른 일로 덮어버리거나 모르는 척하지 말고 그 일을 마주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이제는 힘든 일이 생기면 용기를 내 마주보려고 합니다. 괴로워하기보다는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바라는 것이 모두 이루어진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서 필요한 일이고, 간절하게 원하면 그 바람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알고 있으면 삶의 방향이 자연스레 그쪽을 향해 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희망 사항을 써야겠지요.

 

마음과 몸은 이어져 있습니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몸의 움직임을 천천히 하면 그 리듬에 이끌려 마음도 느긋해집니다. …… 한동안 그런 식으로 천천히 움직이다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몸이 아플 때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럴 때 마음을 다해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 누구나 마음이 아프거나 마음이 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고 싶습니다.

 

일을 시작했을 무렵의 내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느낌을 소중하게 여기며 나아가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일은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고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지금부터 미래를 향해 걸어갈 사람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행복이라 느껴진다면, 그렇다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작은 행복들 중 한 가지는 독서이다. 주말 이른 새벽녘 혹은 금요일, 토요일 한밤중에 책탑을 쌓아 옆에 차 한 잔을 놓고선 평소보다 빠르게 읽곤 한다. 평일에는 어둠이 짙게 깔린 한밤중에 읽는다. 새벽녘과 밤은 세상이 온통 조용해지는 시간이라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 있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만 내 몸과 마음에 초점을 둔 일상은 아닌 것 같아 나에게 참 미안하다.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에 공부도, 일도 무리하게 했다가 몸이 아픈 적이 많았다.

내가 하고 싶은, 되고 싶은 목표가 있기에 앞만 보고 달린 것인데 많이 아프게 해서 내 몸과 마음한테 참 미안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쉬엄쉬엄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중,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과 종종 연락을 하곤 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선생님께서 나에게 말해주신 조언덕분인 것 같다. 내용은 다르지만 맥락은 비슷했다. "하나야, 너는 조금 천천히 걸어가도 된단다."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며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누리면서 나다운 인생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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