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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3
진 웹스터 지음, 김지혁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5월
평점 :
♡ 나의 수호천사 ,『키다리 아저씨』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나홀로 조용히 있는 것도 꿈꿀 수 없었던 제루샤 애벗.
그런 그녀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커다란 행운이 찾아온다.
이 모든 게 신이 주신 행운이였을까? 아니다. 그녀에게는 그녀만의 수호천사인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다.
제루샤 애벗은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고아원에서 온갖 잡일을 도맡았다.
제루샤에게 여유로움은 사치였다. 항상 그녀의 주변은 왁자지껄했고 시끄러웠다.
그런 그녀의 골치를 더 아프게 하는 날이 있었으니 바로 매월 첫째 수요일이다. 매월 첫째 수요일에는 평의원들과 사찰단들이 고아원에 방문해 보고서를 읽고 아이들이 지내는 공간을 둘러보는 날인데, 그 날만큼은 리펫 원장의 신경이 날카롭기 때문에 제루샤는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님의 호출에 긴장감을 잔뜩 안고 원장실로 향했다. '호두케이크에 호두껍질이 들어있었나? 내가 챙겼던 어린 아이들이 버릇없게 굴었나?' 등등 온갖 걱정거리를 안고서 말이다.
제루샤는 원장실로 향하던 도중 마지막 평의원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게되었는데 그림자때문인지 긴 다리가 너울거리는 게 꼭' Daddy-Long-Legs' 같았다. 그 뒷모습을 뒤로 한 채 원장실로 들어온 제루샤는 리펫 원장의 미소짓는 모습에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리펫 원장은 지금 나간 평의원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들을 좋아하지않아 고아원 내에 남자아이들만 적극 후원해주시는 가장 부유한 평의원이신데, 제루샤가 쓴 '우울한 수요일'이란 수필을 읽고선 그녀를 작가로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후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학업에 필요한 학비나 용돈 등 모든 비용은 그 평의원이 지불하는 것이니 돈 걱정없이 제루샤는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었다. 바로 매달 편지를 써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펫 원장은 그 분이 본명 밝히기를 원하지 않으니 가명인 '존 스미스'로 편지를 쓰면 되고 무엇보다 꼬박꼬박 쓰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제루샤의 '키다리 아저씨게 편지쓰기'가 시작되었다.
대학에 온 제루샤는 고아원에서 생활했던 것은 잊어둔 채 학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그녀는 곧장 제루샤라는 이름을 주디로 바꿨다. 원장은 대개 아이들의 이름을 지을 때 성은 전화번호부에서 따오고 이름은 아무렇게나 지어주었는데 제루샤라는 이름은 묘비에서 보고 지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선 제루샤는 제루샤라는 이름 자체를 너무 싫어했다. 그렇게 그녀는 주디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본 존 스미스씨의 모습이 매우 키가 컸다는 점을 살려 키다리아저씨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존 스미스씨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준 금화 다섯 닢으로 산 몇 가지의 물건들을 뽐내며 편지에 끄적였고, 교내 매거진에 자신의 시가 실린 이야기를 적으며 드디어 자신이 작가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고 편지에 끄적였고 여름방학 때 고아원에 가지 않게 하고 존 스미스씨의 록 윌로우 농장 초대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도 편지에 끄적였고 무엇보다 학교 친구였던 줄리아 삼촌인 저비스 펜들턴씨와의 만남부터 그를 향한 설레임까지도 편지에 끄적이며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빠짐없이 적어 그에게 보냈다.
그녀는 그렇게 고대하던 존 스미스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 분이 저비스인 줄 누가 알았으리. 그렇게 그녀의 연애편지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편지나 일기는 당시 쓰는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나기에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읽어도 참 재미있다.
나도 '쓰는 것'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는데 가끔씩 예전 일기장들을 펼쳐 읽으면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평범하지만 특별하기에 그리고 소소하기에 책을 읽는 내내 행복감이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