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 도대체 이야기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듀나 지음 / 우리학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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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르소설 그 중에서도 주로 SF에 관한 잡상. ‘무엇인지 물으신다면’ 이라는 질문에 답으로 쓰였다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정말 그게 궁금해서 읽은 입장으로서는 약간 맥이 풀리는 책이었다. 그러나 손에 촥 감기는 크기와 두께의 책은 장정만으로도 그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어서 특별히 배신감이 들거나 하진 않았다. 아~ 그런 면도 있구나, 아~ 그런 때도 있었구나 정도. 마지막에 붙은 리스트가 탐이 나서 당분간 소장해야겠다고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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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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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페이지가 다 되어가는 벽돌같은 책을 전혀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건 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글이었기 때문이다. 감언이설로 상대를 속이며 자신의 배를 채워가는 사기꾼들의 모습이나 참회와 응징을 이어가는 여러 인간들의 모습, 그 안에 있는 온갖 나약함과 용기를 잘 버무려냈다. 무엇보다 재벌가의 사위로 살면서 자신의 이전 생은 포기한 사부로의 번민과 그를 바라보는 따스한 주변의 시선들도 모두 진실해 보였다.
미야베 미유키가 줄곧 이야기하는 ‘인간은 선하다. 때로 마음이 풀어지거나 악한 마음에 휘둘릴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누구나 선하게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거짓은 영원하지 않다. 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등등의 신념들을 신뢰하고, 그래서 그녀의 소설들도 신뢰한다. 이번 책 역시 그런 면에서 믿음직한 마음으로 한껏 안심하며 보았다. 800쪽이 넘어가서, 이제 백짓장같이 가벼운 페이지들만 나머지 손에 남아있는데도 사건들이 뻥뻥 터졌건만, 그래도 나는 미야베 미유키를 믿었다.
그래도 너무하지 않나. 마지막에 우리의 스기무라 사부로에게 이러한 시련을 주는 것은 !!! 물론 수긍할 수 있는 결말이지만, 짠해서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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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매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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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금희. 물이 잠잠한 것도 아니고 막 넘치려는 찰나도 아닌, 그 어떠한 미적지근한, 하지만 결코 심상치는 않은, 그러한 기분을 너무나 잘 표현해낸다. 그래서 그녀의 문장을 읽으면 형체도 없이 휘발되곤 했던 일상의 감정들이 모두 제 이름을 얻고 안도하며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묘한 기분이다. 그냥 문장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넘실넘실 이어지는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 단어로는 표현이 안되는 어느 정확한 지점들을 만나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곤 한다.
별 하나가 빠진 건 그들이 사랑이 어쨌건 ‘버젓한’ 사랑은 아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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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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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교외에서 한 달간 생활하게 된 두 시인. 두 사람의 관점에서 듣는 이방인의 삶. 산책자의 삶. 걷기의 삶. 둘의 닮은 듯 다른 이야기가 즐겁다.
시드니에 대한 무언가를 알게 된다기보다는, (사실 시드니가 아닌 어디라도 이 글들을 상관없을 것이다) 우리말의 호사랄까. 문장과 단어.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경이로움 감탄, 흥분과 사색으로 눈이 호강할 수 있다. 시드니 교외에 피어있는 뭉텅이 뭉텅이 화려한 꽃들처럼 멋진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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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 볼턴 지음, 김진석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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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끊임없이 뱀이 나오는 소설. 주야장천 뱀. 곳곳마다 뱀이다. 비바람이 치는 언덕에서 수많은 풀뱀이 물결치듯 지나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뱀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이 사회적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 마치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같아서 전체적으로는 제법 경쾌한 맛이 있다. 두번째 이야기가 나온다면 또 읽게 될까? 글쎄, 좀 얇아진다면 생각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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