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소울 음악으로 여는 아침.
대개의 경우 소울 음악을 들으면 지나치게 끈적하달까. 한 곡 다 듣기 전에 등근육이 옴짤거려 이내 다른 곡으로 넘어가곤 한다.
그런데, 간혹. 내 모세혈관과 신경줄을 잡아뜯으며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곡들이 있다.
그런 날은 주욱 이 일렉기타의 선율을 따라가는 게 정신건강에 안전하다.
안그러면 하루 종일 그 선율에 시달릴테니까.
어쩌다보니, 흑인 노예와 인종 차별에 관한 소설들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일상화된 울분과 분노, 비참함을 안고 사는 삶이 나는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도 중국인 혐오와 장애인 혐오, 동성애자 혐오, 페미니스트 혐오... 온갖 혐오가 난무하는데, 그 매서운 바늘들이 매일매일 온 살갗에 박이는 삶이 이렇게나 많은데..
인간에 대한 절망과 늘 각성하며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쉽지 않은 독서였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책 속 세상인걸.
이게 내 세상인 사람들도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