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소울 음악으로 여는 아침.

대개의 경우 소울 음악을 들으면 지나치게 끈적하달까. 한 곡 다 듣기 전에 등근육이 옴짤거려 이내 다른 곡으로 넘어가곤 한다.

그런데, 간혹. 내 모세혈관과 신경줄을 잡아뜯으며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곡들이 있다.

그런 날은 주욱 이 일렉기타의 선율을 따라가는 게 정신건강에 안전하다.

안그러면 하루 종일 그 선율에 시달릴테니까.

 

어쩌다보니, 흑인 노예와 인종 차별에 관한 소설들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일상화된 울분과 분노, 비참함을 안고 사는 삶이 나는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도 중국인 혐오와 장애인 혐오, 동성애자 혐오, 페미니스트 혐오... 온갖 혐오가 난무하는데, 그 매서운 바늘들이 매일매일 온 살갗에 박이는 삶이 이렇게나 많은데.. 

인간에 대한 절망과 늘 각성하며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쉽지 않은 독서였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책 속 세상인걸.

이게 내 세상인 사람들도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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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쉬님 덕분에 저도 진한 소울로 아침을 여네요. 진짜 목소리 너무 좋아요.
저도 요즘 어쩌다보니 흑인 노예 인종차별 관련 책들을 보고 있는데, 세상에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들은 정말 너무 많네요. 우울한 월요일이지만 힘내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견뎌보아요. 새로운 주말까지.... ^^

애쉬 2021-04-19 10:47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소설들 읽다가 흑인노예 탈주를 지원하는 조직이 있었고, 그 인도자들의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런 것도 모르고 살았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역시 사람들은 대단하다 모두들 자기 자리에서 할 수잇는 일보다 대단한 걸 하면서 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하여튼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바람돌이 님도 힘찬 월요일 되시고, 좋은 책과 함께 일주일 잘 보내셔요~~~

라로 2021-04-1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은 글이 이렇게 마음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시네요. 시도 아닌데,,, 음악 좋아요!! 처음 전주 부분은 전혀 소울스럽지 않은데,,, 멋지네요!! 저도 올 해(얼마 안 지났지만) 흑인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읽었어서, 그리고 이 미국에 매일 흑인에 대한 뉴스를 듣다 보니 그들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되네요.

애쉬 2021-04-19 22:41   좋아요 0 | URL
라로님도 괜찮으시죠? 아시안에 대한 뉴스도 심심치않게 들리니, 이래저래 심난해서요~

라로 2021-04-20 01:39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아시안 혐오 잘 못 느끼고 있어요,,, 물론 그런 뉴스 보면 심난하구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