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노래를 올린 게 2015년 11월이었다. 6년이 지나서야 다시 이 공간으로 돌아왔다.
별다른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별다른 일이 없어서인지 더 미적미적댔다. 그래서 별일 없는데도 능청스럽게 다시 음악에 시동을 걸기로 한다. 순 제멋대로.
무엇보다 혼자 듣기엔 아까운 좋은 곡들이 너무 많다.
세상엔 좋은 음악이 너무 많다!!!
올해 나는 예고로 자리를 옮겼다. 오래 전부터 가고 싶던 학교였는데, 운좋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역사는 이야기의 힘이라고 믿는 나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인물들의 감정에 함께 감응하며, 시대를 체감하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짜릿함을 느끼고 있다.
물론 이전 학교와 이전의 아이들도 대개의 경우 기분 좋은 수업을 함께한 파트너들이었지만,
예술적 감수성과 공감능력이 넘치는 아이들과의 수업은 정말이지 충전률 200%이다.
오늘 삼국 시대 왕들의 생활기록부를 써보는 수행평가를 했는데, 기발함이 하늘을 찔러서 혼자 한참을 웃고 앉아 있었다.
이 넘치는 재능과 반짝거리는 눈빛을 가진 아이들이 마스크 쓰고 교실에만 앉아있는 게 안쓰럽다.
다시 시동 건 하루를 여는 노래.
'하루는 여는 노래'라기엔 좀 늦은 시간이지만, 게다가 점점 따뜻해지고 점점 환해지는 시간과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귀에 이어폰을 꽂으면 저 멀리 작은 우주로 날아간다. 마지막 황홀한 기타 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