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 5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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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면 자신이 옛날보다 성장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사하라로부터 온 이 메일은 이시다 쇼야에게 묻는 말처럼 들리지만 결국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증명이다. 어떡하면 자신이 옛날보다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을까? 가 아니다. 증명이란 나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나는 분명히 옛날보다 성장했다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였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 동안 나의 노력은 전부 헛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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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4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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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이래저래 혼이 난다 해도, 유즈나 쇼코가 너희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직접 정하고 있잖니. 할머니는 그런 너희가 좋단다.

장애가 있는 딸이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 모양까지 정해주는 어머니와, 작은 움직임이어도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아이와, 그 모든 것을 지켜봐주고 보듬어주는 할머니. 유언이 되어버린 이 말에 눈물이 났다. 결국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지켜봐주고 보듬어주는 일이 최상이고 유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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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3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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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 당시의 니시미야는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다. 자기 때문에 사하라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그런 것도 몰랐던 주제에,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주제에, 나는 니시미야를 마냥 아무것도 모르는 애라고 단정지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나 자신을 쥐어 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중학교에서도 니시미야가 있었다면 사하라는 매일 보건실이 아닌 교실로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빼앗은 것은 나다. 나는 내가 니시미야에게서 빼앗은 수많은 것들을 돌려줘야 한다. 두 사람의 미소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니시미야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아니, 방금 전이 알 수 있는 기회였는데. 헤어스타일이라든지, 왜 수화가 아니라 말로 하려 했는지, 나한테 준 선물에 대해서라든지 이것저것 물어보면 좋았을 걸. 겁이 나는 건가? 니시미야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알고 있었으면 아마, 아니 분명,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나 자신을, 아~~~ 죽여버리고 싶다. 옛날의 나 자신을. 그 자식만 없었더라면 걔 마음을 아는 것쯤, 지금보단 간단했을 텐데.

과거가 발목을 잡는다는 말, 우리는 흔히 한다. 이 말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민도 동정도 자아내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변명에 그칠 때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진심으로 상대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용서받고 싶어서, 다가가다가도 주저하게 되는 주인공의 마음이 아프게 느껴지지만, 독자인 내가 그의 고통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가해자였던 그가 피해자가 되어 고스란히 자신이 만들고 기여하고 증폭시켰던 그 아픔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진짜 용서를 받으려면 이만한 고통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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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2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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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게 뭘까. 사람은 언제부터 타인을 친구로 인식하는 걸까? 단둘이 이야기했을 때?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을 때? 함께 사진을 찍었을 때? 쟤네는 알까? 친구라는 게 뭘까.

그 마음을 그대로 전해 주면 돼. 그럼 답이 돌아올 거야. 하지만 이시다, 난 우정이라는 건, 말이나 이치, 그런 걸 초월한 곳에 있다고 봐.

웃긴 뭘 웃는 거야, 내가 지금! 난 웃으면 안 되잖아! 나 자신이 싫다. 옛날 잘못을 용서 받고, 자기 편한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그만이라는 건가? 그럴 리가! 잊으면 안 돼. 원래는 미소로 가득했어야 할 시간도. 어두운 기억도. 하지만 그 미소를 보고 있으면 언젠가 잊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네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봤자 행복했어야 할 쇼코의 초등학교 시절은 돌아오지 않아.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누군가에게는 가벼웠던 장난이 타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게 되는지. 아찔하다.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것, 나의 말과 행동의 파장을 생각하는 것이 결국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이만 먹은 어른 말고 인생의 성숙을 의미하는 어른 말이다. 또 진심으로 사죄를 하고 진심으로 용서받는 과정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이것은 어른이 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말 인간의 범위를 벗어난, 신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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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1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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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고독한 것이 아니라고 믿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생이 따분해서 견딜 수 없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아이.
어떻게든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 괴롭힘에도 웃어 넘기는 아이.
무엇이 나쁜지도 모르고 은근슬쩍 따돌림에 동참하는 아이들.
너무 약해서 도망가는 것 말고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자기한테 피해만 오지 않았으면 하는 어른과,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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