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고 생각했어.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근데 그것보다도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처음 읽었을 때는 편지 내용을 잘 몰랐었다...애써서 밭농사 지을 준비를 다 해놨는데.올해는 감자를 심지 않기로 했다.내년 겨울에 여기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