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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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작가 조셉 젤리네크는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이고 베토벤의 전문가로 베토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재구성하여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셉 젤리네크' 라는 이름은 필명인데 18C 음악가로 빈에서 벌어진 유명한 음악경연대회에서 베토벤에게 참패를 당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인데 그의 이름을 따서 필명으로 쓰고 있다니... 그가 베토벤 전문가이고 음악에 관한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굵은 책인데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잘 나타나 있다.그는 소설보다는 음악을 해설하는 해설자처럼 해박한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일기전에 먼저 책에 들어 있는 베토벤의 '제10번 교향곡 제1악장' CD를 먼저 틀었다. 베토벤하면 9번 교향곡까지 작곡하고 죽은것으로, 9번 교향곡의 저주가 그를 피해가지 못하였다고 알고 있고 10번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작곡했던가 갸웃뚱 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니 그의 맛이 난다. 음악과 함께 이 책을 읽어가는 맛이 다르다. 좀더 CD에 다른 교향곡들도 함께 들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바람도 있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는듯한 의문의 교통사고 시작된다. 정말 아름다운 여인과 젊은 남자가 앞에서 오는 트렉터를 피하지 못하고 고갯길에서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지는 교통사고가 나고 남자는 간신히 빠져 나오지만 여자는 무척이나 많이 다쳤다. 그리고 2007년 봄,빈에서 스페인 승마학교에서 관광객으로 가장한 어떤 한 남자가 베르너 박사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지만 무엇때문이었는지 밝혀지지 않는다.그리고 2007년 9월 마드리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 다니엘은 두란으로 부터 자기대신 콘서트에 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헤수스 마나뇬의 집에서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이 연주된다는 것. 베토벤을 연구하는 그에게 무언가 캐내어 오라는 부탁을 받는다. 같은 날 애인인 알리시아가 오기에 공항에 마중을 가야하지만 친구인 움베르토와 크리스티나에게 대신 나가달라고 부탁해 놓고 다니엘은 마라뇬의 집으로 비공식 콘서트를 보러 간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을 연주하는 로널드 토마스, 그의 딸인 소피도 아빠의 연주를 보러 오고 비공식적으로 초청받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10번 교향곡' 은 베일을 벗듯 사람들을 잡아 끌듯 성공리에 연주된다. 다니엘은 그 곡을 듣고는 토마스가 편집한 곡이 아닌 '진짜베토벤' 것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만나러 대기실로 들어 가지만 그는 뭔가 불안하면서도 숨기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다.잠시 얼굴만 보고 나온 그가 콘서트 다음날 목이 잘려나간채로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몸은 먼저 발견이 되었지만 머리부분은 찾지 못하다가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머리부분을 찾아내는데 뒷통수 부분에 음악 한소절이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그 부분을 해석한 다니엘은 그곡이 베토벤의 황제라는 것을 알아낸다. 하지만 토마스의 죽음에 관하여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음악집단인 '프리메이슨'이라는 집단이 쓰는 방법이라고 하여 그 단체의 누군가가 이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 콘서트를 열게한 주인인 마라뇬도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던 것.
 
다니엘은 토마스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악보를 발견하고 어딘가에 숨겨 놓았기에 그가 죽음을 당했다고 보고는 그의 머리에 새겨져있던 음악문신을 보고는 숨겨진 숫자를 찾아낸다. 그 사건을 담당하던 마테오스 경위와 수사나 판사와 법의 학자인 펠리페 폰토네스와 함께 숨겨진 비밀을 찾던 중,그의 애인인 알리시아가 베토벤의 초상화가 발견된 사실을 보내주면서 토마스의 딸과 그녀의 친구인 보나파르트 황제도 이 사건과 얽히어 있음을 안다.
 
베토벤의 초상화에는 그가 불멸의 연인에게 준 악보가 있다는 것을 그림이 말해주고 있음을, 그 그림속에 나타난 악보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아내고 그녀는 스페인 승마학교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러면서 베토벤과 그의 불멸의 연인 베아트리스의 사랑이야기가 삽입이 되어 어떻게 <10번 교향곡>이 숨겨지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 나간다.
 
한편 마테오스 경위는 토마스의 동성연인 델로르메를 수사하다 토마스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인과 나누었던 12통의 편지를 전해받게 되는데 그 편지를 필적감정가에게 맡기어 편지의 필적이 낯익다는 감정가에게서 사건의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다니엘은 범인이라고 지목된 사람을 믿을 수가 없어 자신이 직접 찾아가 보았다가 범행에 사용된 <기요틴>을 마주하는 순간에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마테오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지만 우리의 희망인 <10번 교향곡>은 눈앞에서 재로 변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음악적인 지식이 잘 들어나 읽는 재미가 있다. '소나타 Op. 2 No.1.F 마이너. 베토벤이 빈에 도착했을때 선보인 작품 중 하나야. 모차르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밝은 곡이지.당시 음악 애호가들은 이 작품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심포니 G 마이너 KV 183 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즉시 깨달았지.' '내가 염원하는 세상을 보여 드리는 겁니다' 다니엘은 존 레논이 부른 <이매진>이 라는 떠올렸다. 그것은 안단테였다... 잔인함, 질투, 죽음, 파괴, 고립, 비극, 그 음악은 진짜 베토벤의 것이었다.'
'제10번 교향곡은 이전 작품에 비해 훨씬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것이 분명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의 가장 위대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과격한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풍전야아 같은 무조성음악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예술적인 관례를 모두 뒤집어엎는 야만적이면서도 절망적인 호소입니다.' -119p
'불가능한 것을 제외시키면 가능한 것만 남는다. 제아무리 황당한 일이라도 그것만이 올바른 해답이다.' -185p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는 다양한 모티브 때문에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다른데 있습니다. 베토벤은 자신이 좋아했던 두 가지 음악적 테크닉을 이 작품에서 완벽하게 조화시켰습니다. 바로 푸가와 소나타 형식입니다.'  -405p
 
어찌보면 이 소설은 '토마스' 라는 '10번 교향곡' 을 처음으로 연주?? 범인을 찾는데 많은 양을 할애하면서 클랙식 음악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듯 범인보다는 베토벤과 그의 음악과 클래식 음악에 빠져 들게 만든다. 작년에 보았던 <카핑 베토벤> 이라는 영화도 이 책에서 거론되면서 베토벤의 숨겨진 생애와 숨겨진 여인들과 그의 음악성을 작가는 좀더 적나라하게 파헤친듯 하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10번 교향곡>의 존재가치를 작가는 '말할 수 없는 가치' 로 상승시켜 놓고는 자신의 음악적 지식을 모두 활용해 한 편의 교향곡을 작곡하듯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범인을 향하여 다가간다.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그의 첫작품에 매력도 있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전개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 만의 묘미가 잘 나타난것 같다. 450여 페이지의 압박은 범인을 찾는데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흩어졌던 퍼즐이 들어맞듯 조각그림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들어나는 사람이 범인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보면 마지막 부분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교통사고가 왜 처음에 있어야 하는지, 그 교통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은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된다. 책을 다 읽고도 함께 온 CD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볼륨을 조금 크게 틀어 놓고 감상하니 정말 좋다.방금 손에서 놓은 책의 내용이 영화처럼 뇌리를 스치는것이 남다른 기분이다. 워낙에 클래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베토벤의 음악도 좋아해서인지 음악이며 책이며 다 맘에 들었던 것 같다.다빈치 코드처럼 미술에 관한 추리소설은 몇권 읽은듯 한데 클래식을 주제로 한 추리소설도 꽤 흥미있음을 작가는 보여주었다. 10번 교향곡을 읽는 순간, 가을과 클래식과 독서의 재미를 함께 만날 수 있다.
 
 
★ 제10번 교항곡 E flat장조 Bia,838
1983년 스코틀랜드의 음악 이론가인 배리 쿠퍼가 베를린의 국립 프러시아 문화재단 도서관에서 조그만 노트에 군데군데 빠져 있는 미완성 교향곡의 악보를 발견하게 된다. 악보는 약 8,000페이지 정도의 파일로 순서도 엉망으로 보관되어 있었고 베토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기호라든가 글로 표시되어 있어 음악화하기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하지만 5년간의 피나는 재구성 작업 끝에 완성하였다.
 
이 작품은 1988년 10월 18일 런던 로양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런던에서 초연되었으며 초연의 지휘를 맡은 발터 벨러는 "베토벤 후기의 조용함과 아름다움이 풍기는 전형적인 베토벤곡'이라고 평하고 특히 이 곡이 베토벤의 교향곡에 흔치 않은 6/8박자를 사용한 점은 음악사적으로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곡으 제시부는 E flat장조 안단테로 2/4박자로 되어 아름답고 유연하며 중반은 강렬하나 웅장함에 있어서는 교향곡 제9번보다는 덜하다. 한국에서는 1989년에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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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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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라고 해서 추리소설로 잘못 생각을 했다. 첫페이지부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과학수사,법의학 그리고 범죄생물학에 대하여 작가는 이야기 한다. 워낙에 CSI라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또 그런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읽는데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시체에 달라붙은 곤충들과 생겨나는 벌레들의 사진이 나오니 차마 사진을 보며 책을 읽지는 못할것 같아 작은 종이로 가리며 읽었다. 살인에서 곤충으로 범인을 찾는 영화중에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연기자들 연기가 제일 좋았던 영화가 '양들의 침묵' 이었는데 작가도 그 영화를 꼽았다. 스무살적에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는데도 섬짓하여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로 끔찍했는데 이 책에서 다시 거론되고 요즘 등장하는 소설에서도 살인사건의 열쇠로 곤충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어 더 관심이 가 재미있게 읽었다.얼마전에 티비에서 보았던 '묻지마살인'에서 미국의 양부와 아들의 살인사건의 범인인 '무하마드와 말보' 의 이야기도 있어 더 흥미롭고 관심을 기울이며 읽었다.
 
'다른 모든 가능성들이 부정되고 나서 남는 설명이 옳은 것이다. 도저히 그럴 수 없을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진실이다' -402p
드라마에서는 정말 괜찮은 직업이며 재밌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무척 힘든 작업인 듯 하다. 작은 곤충 한마리,버려진 휴지, 담배꽁초,동물의 털 하나등 무엇하나 그들의 눈을 벗어날 수는 없기에 사건현장에서 사건을 읽듯 흔적을 수집하고 그 흔적으로부터 '흔적을 남긴 사람' 을 역추적하듯 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들이 어쩌면 놓친 '진실찾기' 처럼 그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찾기위한 노력과 방법등을 세세히 적어 놓고 사진과 그래프까지 곁들여 놓아 이야기보다는 법의곤충학을 다룬 참고서쯤 될 것 같다.
 
섬짓한 사진들이 눈에 익어갈즈음 이제 서서히 책에 빠져 들기 시작이다. 두껍게만 느껴졌던 부피감이 번데기가 고치를 벗어나듯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속에서 나도 따라 법의곤충학자가 된것처럼 빠져 들게 만든다.  '단테클럽'에서도 곤충을 보고는 범죄를 읽었고 양들의 침묵도 그렇듯이 더이상 범죄를 다룬 소설에서도 곤충은 낯선 소재가 아니기에 더 흥미롭다. 세세함을 이해할 수 있게 독자를 끌어 들이고 있어 읽을 만 하다. 거기에 끝부분에는 유전학까지 거론하고 있어 폭넓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눈길을 끈 것은 '심슨사건' 이슈가 많이 되었지만 자세하게 다루어주니 이해가 쉽다. 요즘은 아내 몰래 정말 '친자확인'도 많다는데 유전자 감식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것 같다. 이 책은 1부는 시신이 보여주는 현상과 체절동물,  2부는 유전자 감식 그리고 3부는 낡은 범죄생물학으로 나뉘어 좀더 이해의 폭을 넓힌 듯 하다. 그러면서 3부에 나온 히틀러의 이야기처럼 잘못 판단하여 역사에 오류를 남긴 이야기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흥미있는 내용이다. 책이 좀 두껍고 내용이 무거운듯 하여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읽어두면 앞으로 내가 읽는 책에서 범죄와 곤충을 만날때나 유전자 감식등이 나온다면 당황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후에 사진들을 보니 그냥 볼 만 하다. 처음에 가졌던 거부감은 사라지고 그가 설명하려 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워낙에 난 미이라를 다룬 다큐등을 많이 보았기에 별 무리는 없었지만 사진으로 눈앞에서 봐야 하는 것은 좀 꺼려졌는데 책을 다 읽고 난후의 느낌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을 하니 별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진실을 찾아 발로 뛰는 사람들은 정말 고생이 많을 듯 하다. 언젠가 큰딸이 과학수사대가 멋져보여 생물학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한분야만 전공해서는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어찌 보면 정말로 감추어진 '진실' 을 찾는 사람들이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안재환자살'이란 뉴스를 접하게 되니 더 남다르게 책이 다가온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이 남기고간 진실은 남겨진 자의 몫인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전한 진실일 따름이다. 그런 진실은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판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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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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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중인 수녀님이 작년에 작고한 친정엄마를 병상에서 더 애타게 그리는 시들마다 구구절절 '엄마'에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묻어 나 있다. 늘 맑고 고운 시어들로 우리 가슴을 적시어 주시던 수녀님속에 있던 '엄마'를 대하니 눈시울이 뜨겁고 목울대가 무언가 콱 막고 있는것처럼 읽는내내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수녀님의 문학적인 기질을 어머님께 많이 물려 받으신것 같다. 어머님의 편지를 접하니 그 연세에 두 수녀님에게 보낸 편지들이 39에 남편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4남매를 키우며 그 중에 두 분은 수녀님으로,어머님의 독실한 믿음이 수녀님들께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수녀님의 '엄마'라는 시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엄마의 모든것이 수녀님에게로 전이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와 딸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엄마와 헤어질 땐 눈물이 난다
낙엽 타는 노모의 적막한 얼굴과
젖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기차를 타면
추수를 끝낸 가을 들판처럼
비어 가는 내 마음
순례자인 어머니가
순례자인 딸을 낳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세상
 
늘 함께 살고 싶어도
함께 살 수는 없는
엄마와 딸이
 
서로를 감싸 주며
꿈에서도 하나 되는
미역빛 그리움이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꽃물든 그리움으로
꽃을 버러 가는 길의 끝에는
꽃을 드신 엄마가 서 계셨어요
 
- 봄 이야기 중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침내 내 안에
그리움이 스며들어
나를 부르고 또 부르시는
단 한 분의 지극한 사랑,어머니
내가 죽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단 하나의 그리움, 어머니
 
- 더 생생한 모습으로 중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고운 신발은 신지도 못하시고
 
동네 시장에 가니
모자 가게 주인도
신발 가게 주인도
제게 묻습니다
"할머니는 좀 어떠세요?"
"네? 아,네
할머니요? 우리 어머니요?
지난 가을 하늘나라로
나들이 가셨는데요!"
 
손수 고르신 모자는
방 안에서도 즐겨 쓰셨지만
손수 고르신 고운 신발은 신지도 못하고
맨발로 가신 어머니
그 조그만 발로
타박타박 걸으시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녀님의 글들을 읽으며 점점 주름살이 늘어만 가는 친정엄마가 떠 오른다.허리가 굽어도 손이 말을 듣지 않아도 그저 자식 위하여 늘 종종 걸음을 걸으시는 엄마,보따리 보따리 자식에게 싸주어야 마음이 놓이시는 부모님을 글 속에서도 만나는 듯 하다.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 내리사랑을 전하고 있지만 자식은 그 사랑이 늘 넘친다며 받기를 거부하고는 부모의 빈자리가 느껴질때 비로소 부모를 찾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좀 더 잘해드려야 하는데,하는 것은 늘 마음뿐이고 나 먼저 챙기지 부모님을 먼저 챙기지는 못하는것 같다.
 
두 수녀님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기 위해 어버이날에 동분서주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시며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 드리려 다녔을 수녀님의 어머님,그리곤 보따리에 싸서 기차를 타고 먼 길을 달려 수녀님앞에 사랑의 보따리를 풀러 마음을 전했을 그 따듯함이 녹아 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엄마' 는 가슴으로 읽는 시들이다. 수녀님이 빨리 병상에서 털고 일어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녀님이 생각날때 엄마가 그리움으로 부를때 읽으면 좋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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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공부 습관 - 꼴찌를 1등으로 바꾸는 놀라운 습관의 힘
최인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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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공부습관'.. 3살 버릇이 여든을 간다고 공부도 습관이 중요해야 한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집 딸들도 그렇지만 세대가 문명의 이기들이 넘쳐나니 공부에 쏟아야 할것을 다른 곳에 반은 쏟아 버리는것 같다. 손에는 핸드폰 귀에는 MP3이어폰 그리고 책상에는 늘 컴퓨터가 켜져 있으니 예전에 앉은뱅이 책상앞에 앉아 교과서위주로 공부하던 우리세대와는 너무도 다르니 그것들을 규제하는 부모와 마찰을 늘 빚는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자기들 방 하나 제대로 정리정돈에 청소도 못하는,그럴 시간도 없는 아이들이 귀에 이어폰은 항상 꽂고 다니며 음악을 들으며 손에서는 핸드폰이 떠나지 않으며 부모에는 문자도 한통 제대로 보내지 않으며 친구들에게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문자를 주고 받는다. 그런 녀석들에게 그런 시간을 쪼개어 공부에 더 매진하라고 하면 부모의 잔소리로 받아 들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중3인 딸에게 무언가 획기적인 것을 전해주고 싶기도 하고 나름 요즘은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 1등급을 맞을까 하며 펴 들었는데 책이 신선하다. 잘나가는 학원강사에 국문학과를 나와서인지 소설처럼 아이들 이야기를 대화하듯 다르고는 다른 내용을 다시 요점을 짚어가며 정리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습관만 바꾸어도 정말 일등급이 아니라 공부하는 마음이 바뀔것 같은것이 늘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말들과 방법도 나와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번더 내 자신에게 다짐을 하고 딸들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핵심을 짚을 수 있는것 같아 좋았다.우리집 아이들은 상위권 정도는 하기에 공부에 대한 부담감은 덜 하지만 그래도 모자란 점을 보충하는 의미에서 읽어보니 중학생들 보다는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도움이 더 될 듯한 책이다. 그렇다고 공부가 중학교 고등하교 선을 갈라 말하기도 그렇다. 중학교는 고입이 있고 고등학교는 대입이 있기에 좀더 큰 관문이 틀리다 뿐이지 공부한다는 틀은 벗어나지 않으니 중학생들이라도 읽으며 도움이 될 듯 하다.
 
공부를 하려면 먼저 '변화가 필요해' 했듯 정말 주변 정리를 하고 나면 마음자세가 달라지는것 같다. 깨끗한 방에서 공부하는것 하고 어지럽게 어질러진 책상에서 공부하는것 하고는 집중이 틀릴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수능 솔로문>이라는 카페에서 그녀에게 미션을 지시하듯 한단계 한단계 공부하는 습관부터 바꾸는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달라지는 것을 다루었는데 한참 아이들에게 문제가 되었던 <오답노트>도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별 필요가 없다는 것을,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공부는 <집중과 인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예를 들듯 독서도 <목표의식과 인내>가 있어야 참 독서가 이루어지며 독서와 논술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나도 올해는 <목표 100에 리뷰작성>이란 목표를 나 자신과 약속을 했기에 독서를 하면 할 수록 목표치에 근접에 간다는 것도 있지만 리뷰를 작성하다 보면 다독이 아닌 정독으로 독서 방향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요즘 독서는 다독이 아닌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자는 정독을 강조>하는 것에 줄을 같이 하고 있다.
 
내년이면 큰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녀석에게 책을 읽는 동안 작은것 같지만 꼭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말해 주었더니 콧방귀를 뀌듯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늘 엠피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기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데 지금은 엠피가 내가 필요한 것이지만 며칠 없이 산다면 그게 또 없어도 되는 물건이 되고 만다. 있는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알아보라는 의미로 엠피를 압수했는데 결과를 어찌 느끼고 있나 모르겠다.
 
공부나 독서나 인생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자신에게 냉혹해져라> 참 좋은 말인듯 하여 밑줄을 서슴없이 그어왔다. 접어 놓기도 하고..
'카네기,록펠러,빌 게이츠,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같이 부자 조건의 1순위로 '자신에게 냉혹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시간 ,돈, 약속, 결과 등에 냉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라는 말이다.   -98p
자신에게 냉혹해지기는 쉬우면서도 무척 힘들다. 그것을 이겨내는 자만이 웃을 수 있겠지만 인간이기에 늘 나약함이 들어난다. 공부고 독서고 시간이고 올해 남은 시간동안 좀더 냉혹해지는 법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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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 -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아이 마음과 소통하는 법
에다 레샨 지음, 김인숙 옮김 / 푸른육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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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사춘기의 두 딸들과 함께 눈을 뜨면 부딫히는 일들이 많아 좀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이 책을 들었다. 작가는 심리학회 회원이며 교육자에 가족문제 상담 전문가란다. 자신도 아이들을 키우면 힘들었던 기간이 있었고 40여년간의 노하우를 총망라하여 정리해 놓은듯한 실전 경험도 곳곳에 있어 내가 읽기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부분들은 얼마 없는듯 했지만 자식은 나이가 어리건 나이가 더 들었건 화가 날때는 부모를 미치게 말들기에 읽는내내 동감을 하여 읽었다. 아이들의 지난 날을 회상하며 '맞아 맞아..' 를 연발했는데 화가 나는 순간에는 갖지 못하는 '인내' 그리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아이를 바라보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중3인 큰아이와는 고입문제로 그리고 녀석의 고집센 행동을 엄마의 주관에서 '안돼'를 외치는데 자신이 하는 행동이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바람는 행동이라도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말해 주어도 아이는 받아 들이지 못한다. 엄마인 난 녀석이 아직 '완전한 이성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를 '어른 취급'을 하기에 그런 녀석을 받아 들이지 못해 날마다 냉전 아닌 냉전에 들어가게 만든다. 하지만 좀더 한발작 아이에게 다가가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봐 주었다면 마찰이 일어났을까 생각도 해 본다. 우리가 자라던 세대와 지금의 세대는 너무도 다르기에 우리가 자라던 그때처럼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강요한다면 마찰을 피할 수가 없다.아이들은 부모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서로간에 간격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큰 마찰을 빚으며 자라지는 않았지만 작은 아이가 아기때부터 잠을 잘 자지 않는다든가,우유를 잘 먹지 않고 토해내고,그렇다고 밥을 잘 먹은 것도 아니고 라면을 원하여 자기가 원하는 것을 끓여 겨우 먹이며 학교 가기전까지 힘든 먹는것과 잠자는 것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이야 자신의 지난 시간을 이야기 하면 그때 좀더 잘 먹었더라면, 엄마 속이지 않고 잘 먹었더라면 하고 말하지만 그 시간에는 생각과 모든것들이 성숙하지 못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었는데 엄마인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힘든 시간을 보냈으리라 웃으며 말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작은 아이의 어린 시절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그때 읽었다면 아니 그때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좀더 여유있는 녀석과 엄마의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기다려주라' 아이들은 한발 뒤로 물러나 '기다려주면' 무언가 늦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성장을 하는것 같다. 하지만 부모는 언제나 늘 바쁘다. 아이보다 한발 앞서 가서 어른의 눈으로 기다리기에 아이와 부모와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아이들과 학교나 공부문제로 싸우고 있는 것도 보면 부모는 부모눈높이에서 아이는 아이 눈높에서 보기에 간격때문에 서로의 마찰을 불러 온다. 한발 뒤로 물러서 느긋하게 기다려주면 아이대로 말을 하고 행동하고 그리고 성장하는 것을 너무 부모의 틀에 가두려 한것은 아닌지.
 
40여년간의 육아문제로 상담한 내용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며 있었던 일들이 생활경험으로 나와 바른 부모의 자세까지 나와 있어 한참 아이와 힘든 시기를 보내는 유아기 초등기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책같다. 단락을 마감하듯 몇개의 예제다음에는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 상화에 맞는 것을 찾아 읽어보려 할때 다시 찾아 읽기에도 좋게 팁이 잘 정리되어 있어 좋다.
 
실패를 감수하는 법 -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실수나 실패까지도 감수할 만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무 탁자를 만들때는 처음 만들때는 한쪽 다리가 짧은 볼품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두번째 만들 때는 처음의 실수를 통해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배움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얻게 되는 길고 지루한 과정이다. -157p
내가 큰딸에게 늘 하는 말인데 실패도 받아 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아이는 아직 그런 자세가 되어 있지 않고 그만큼 성숙하지 못한것 같다. 자신에 인생에서 승승장구만 생각하지 아직 사춘기 소녀에게는 실패란 먼 말인것 처럼 나에게도 많은 실패와 고난뒤에 이만큼의 나이에서야 비로소 실패를 겸허히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을 읽으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한번 더 기회가 된다면 정리팁만이라도 다시 읽어봐야 겠다.
 
과잉보호와 무관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다. -72p
 
아이가 처음으로 '싫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나 여기 있다고요'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매우 용감하고 반항적인 태도로 말이다.이제 아이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어야 할 때이며 아이가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어야 할 대가 온 것이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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