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작가 조셉 젤리네크는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이고 베토벤의 전문가로 베토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재구성하여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셉 젤리네크' 라는 이름은 필명인데 18C 음악가로 빈에서 벌어진 유명한 음악경연대회에서 베토벤에게 참패를 당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인데 그의 이름을 따서 필명으로 쓰고 있다니... 그가 베토벤 전문가이고 음악에 관한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굵은 책인데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잘 나타나 있다.그는 소설보다는 음악을 해설하는 해설자처럼 해박한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일기전에 먼저 책에 들어 있는 베토벤의 '제10번 교향곡 제1악장' CD를 먼저 틀었다. 베토벤하면 9번 교향곡까지 작곡하고 죽은것으로, 9번 교향곡의 저주가 그를 피해가지 못하였다고 알고 있고 10번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작곡했던가 갸웃뚱 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니 그의 맛이 난다. 음악과 함께 이 책을 읽어가는 맛이 다르다. 좀더 CD에 다른 교향곡들도 함께 들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바람도 있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는듯한 의문의 교통사고 시작된다. 정말 아름다운 여인과 젊은 남자가 앞에서 오는 트렉터를 피하지 못하고 고갯길에서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지는 교통사고가 나고 남자는 간신히 빠져 나오지만 여자는 무척이나 많이 다쳤다. 그리고 2007년 봄,빈에서 스페인 승마학교에서 관광객으로 가장한 어떤 한 남자가 베르너 박사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지만 무엇때문이었는지 밝혀지지 않는다.그리고 2007년 9월 마드리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 다니엘은 두란으로 부터 자기대신 콘서트에 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헤수스 마나뇬의 집에서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이 연주된다는 것. 베토벤을 연구하는 그에게 무언가 캐내어 오라는 부탁을 받는다. 같은 날 애인인 알리시아가 오기에 공항에 마중을 가야하지만 친구인 움베르토와 크리스티나에게 대신 나가달라고 부탁해 놓고 다니엘은 마라뇬의 집으로 비공식 콘서트를 보러 간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을 연주하는 로널드 토마스, 그의 딸인 소피도 아빠의 연주를 보러 오고 비공식적으로 초청받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10번 교향곡' 은 베일을 벗듯 사람들을 잡아 끌듯 성공리에 연주된다. 다니엘은 그 곡을 듣고는 토마스가 편집한 곡이 아닌 '진짜베토벤' 것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만나러 대기실로 들어 가지만 그는 뭔가 불안하면서도 숨기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다.잠시 얼굴만 보고 나온 그가 콘서트 다음날 목이 잘려나간채로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몸은 먼저 발견이 되었지만 머리부분은 찾지 못하다가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머리부분을 찾아내는데 뒷통수 부분에 음악 한소절이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그 부분을 해석한 다니엘은 그곡이 베토벤의 황제라는 것을 알아낸다. 하지만 토마스의 죽음에 관하여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음악집단인 '프리메이슨'이라는 집단이 쓰는 방법이라고 하여 그 단체의 누군가가 이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 콘서트를 열게한 주인인 마라뇬도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던 것.
 
다니엘은 토마스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악보를 발견하고 어딘가에 숨겨 놓았기에 그가 죽음을 당했다고 보고는 그의 머리에 새겨져있던 음악문신을 보고는 숨겨진 숫자를 찾아낸다. 그 사건을 담당하던 마테오스 경위와 수사나 판사와 법의 학자인 펠리페 폰토네스와 함께 숨겨진 비밀을 찾던 중,그의 애인인 알리시아가 베토벤의 초상화가 발견된 사실을 보내주면서 토마스의 딸과 그녀의 친구인 보나파르트 황제도 이 사건과 얽히어 있음을 안다.
 
베토벤의 초상화에는 그가 불멸의 연인에게 준 악보가 있다는 것을 그림이 말해주고 있음을, 그 그림속에 나타난 악보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아내고 그녀는 스페인 승마학교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러면서 베토벤과 그의 불멸의 연인 베아트리스의 사랑이야기가 삽입이 되어 어떻게 <10번 교향곡>이 숨겨지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 나간다.
 
한편 마테오스 경위는 토마스의 동성연인 델로르메를 수사하다 토마스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인과 나누었던 12통의 편지를 전해받게 되는데 그 편지를 필적감정가에게 맡기어 편지의 필적이 낯익다는 감정가에게서 사건의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다니엘은 범인이라고 지목된 사람을 믿을 수가 없어 자신이 직접 찾아가 보았다가 범행에 사용된 <기요틴>을 마주하는 순간에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마테오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지만 우리의 희망인 <10번 교향곡>은 눈앞에서 재로 변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음악적인 지식이 잘 들어나 읽는 재미가 있다. '소나타 Op. 2 No.1.F 마이너. 베토벤이 빈에 도착했을때 선보인 작품 중 하나야. 모차르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밝은 곡이지.당시 음악 애호가들은 이 작품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심포니 G 마이너 KV 183 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즉시 깨달았지.' '내가 염원하는 세상을 보여 드리는 겁니다' 다니엘은 존 레논이 부른 <이매진>이 라는 떠올렸다. 그것은 안단테였다... 잔인함, 질투, 죽음, 파괴, 고립, 비극, 그 음악은 진짜 베토벤의 것이었다.'
'제10번 교향곡은 이전 작품에 비해 훨씬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것이 분명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의 가장 위대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과격한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풍전야아 같은 무조성음악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예술적인 관례를 모두 뒤집어엎는 야만적이면서도 절망적인 호소입니다.' -119p
'불가능한 것을 제외시키면 가능한 것만 남는다. 제아무리 황당한 일이라도 그것만이 올바른 해답이다.' -185p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는 다양한 모티브 때문에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다른데 있습니다. 베토벤은 자신이 좋아했던 두 가지 음악적 테크닉을 이 작품에서 완벽하게 조화시켰습니다. 바로 푸가와 소나타 형식입니다.'  -405p
 
어찌보면 이 소설은 '토마스' 라는 '10번 교향곡' 을 처음으로 연주?? 범인을 찾는데 많은 양을 할애하면서 클랙식 음악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듯 범인보다는 베토벤과 그의 음악과 클래식 음악에 빠져 들게 만든다. 작년에 보았던 <카핑 베토벤> 이라는 영화도 이 책에서 거론되면서 베토벤의 숨겨진 생애와 숨겨진 여인들과 그의 음악성을 작가는 좀더 적나라하게 파헤친듯 하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10번 교향곡>의 존재가치를 작가는 '말할 수 없는 가치' 로 상승시켜 놓고는 자신의 음악적 지식을 모두 활용해 한 편의 교향곡을 작곡하듯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범인을 향하여 다가간다.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그의 첫작품에 매력도 있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전개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 만의 묘미가 잘 나타난것 같다. 450여 페이지의 압박은 범인을 찾는데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흩어졌던 퍼즐이 들어맞듯 조각그림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들어나는 사람이 범인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보면 마지막 부분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교통사고가 왜 처음에 있어야 하는지, 그 교통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은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된다. 책을 다 읽고도 함께 온 CD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볼륨을 조금 크게 틀어 놓고 감상하니 정말 좋다.방금 손에서 놓은 책의 내용이 영화처럼 뇌리를 스치는것이 남다른 기분이다. 워낙에 클래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베토벤의 음악도 좋아해서인지 음악이며 책이며 다 맘에 들었던 것 같다.다빈치 코드처럼 미술에 관한 추리소설은 몇권 읽은듯 한데 클래식을 주제로 한 추리소설도 꽤 흥미있음을 작가는 보여주었다. 10번 교향곡을 읽는 순간, 가을과 클래식과 독서의 재미를 함께 만날 수 있다.
 
 
★ 제10번 교항곡 E flat장조 Bia,838
1983년 스코틀랜드의 음악 이론가인 배리 쿠퍼가 베를린의 국립 프러시아 문화재단 도서관에서 조그만 노트에 군데군데 빠져 있는 미완성 교향곡의 악보를 발견하게 된다. 악보는 약 8,000페이지 정도의 파일로 순서도 엉망으로 보관되어 있었고 베토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기호라든가 글로 표시되어 있어 음악화하기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하지만 5년간의 피나는 재구성 작업 끝에 완성하였다.
 
이 작품은 1988년 10월 18일 런던 로양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런던에서 초연되었으며 초연의 지휘를 맡은 발터 벨러는 "베토벤 후기의 조용함과 아름다움이 풍기는 전형적인 베토벤곡'이라고 평하고 특히 이 곡이 베토벤의 교향곡에 흔치 않은 6/8박자를 사용한 점은 음악사적으로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곡으 제시부는 E flat장조 안단테로 2/4박자로 되어 아름답고 유연하며 중반은 강렬하나 웅장함에 있어서는 교향곡 제9번보다는 덜하다. 한국에서는 1989년에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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