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라고 해서 추리소설로 잘못 생각을 했다. 첫페이지부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과학수사,법의학 그리고 범죄생물학에 대하여 작가는 이야기 한다. 워낙에 CSI라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또 그런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읽는데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시체에 달라붙은 곤충들과 생겨나는 벌레들의 사진이 나오니 차마 사진을 보며 책을 읽지는 못할것 같아 작은 종이로 가리며 읽었다. 살인에서 곤충으로 범인을 찾는 영화중에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연기자들 연기가 제일 좋았던 영화가 '양들의 침묵' 이었는데 작가도 그 영화를 꼽았다. 스무살적에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는데도 섬짓하여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로 끔찍했는데 이 책에서 다시 거론되고 요즘 등장하는 소설에서도 살인사건의 열쇠로 곤충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어 더 관심이 가 재미있게 읽었다.얼마전에 티비에서 보았던 '묻지마살인'에서 미국의 양부와 아들의 살인사건의 범인인 '무하마드와 말보' 의 이야기도 있어 더 흥미롭고 관심을 기울이며 읽었다.
 
'다른 모든 가능성들이 부정되고 나서 남는 설명이 옳은 것이다. 도저히 그럴 수 없을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진실이다' -402p
드라마에서는 정말 괜찮은 직업이며 재밌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무척 힘든 작업인 듯 하다. 작은 곤충 한마리,버려진 휴지, 담배꽁초,동물의 털 하나등 무엇하나 그들의 눈을 벗어날 수는 없기에 사건현장에서 사건을 읽듯 흔적을 수집하고 그 흔적으로부터 '흔적을 남긴 사람' 을 역추적하듯 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들이 어쩌면 놓친 '진실찾기' 처럼 그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찾기위한 노력과 방법등을 세세히 적어 놓고 사진과 그래프까지 곁들여 놓아 이야기보다는 법의곤충학을 다룬 참고서쯤 될 것 같다.
 
섬짓한 사진들이 눈에 익어갈즈음 이제 서서히 책에 빠져 들기 시작이다. 두껍게만 느껴졌던 부피감이 번데기가 고치를 벗어나듯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속에서 나도 따라 법의곤충학자가 된것처럼 빠져 들게 만든다.  '단테클럽'에서도 곤충을 보고는 범죄를 읽었고 양들의 침묵도 그렇듯이 더이상 범죄를 다룬 소설에서도 곤충은 낯선 소재가 아니기에 더 흥미롭다. 세세함을 이해할 수 있게 독자를 끌어 들이고 있어 읽을 만 하다. 거기에 끝부분에는 유전학까지 거론하고 있어 폭넓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눈길을 끈 것은 '심슨사건' 이슈가 많이 되었지만 자세하게 다루어주니 이해가 쉽다. 요즘은 아내 몰래 정말 '친자확인'도 많다는데 유전자 감식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것 같다. 이 책은 1부는 시신이 보여주는 현상과 체절동물,  2부는 유전자 감식 그리고 3부는 낡은 범죄생물학으로 나뉘어 좀더 이해의 폭을 넓힌 듯 하다. 그러면서 3부에 나온 히틀러의 이야기처럼 잘못 판단하여 역사에 오류를 남긴 이야기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흥미있는 내용이다. 책이 좀 두껍고 내용이 무거운듯 하여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읽어두면 앞으로 내가 읽는 책에서 범죄와 곤충을 만날때나 유전자 감식등이 나온다면 당황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후에 사진들을 보니 그냥 볼 만 하다. 처음에 가졌던 거부감은 사라지고 그가 설명하려 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워낙에 난 미이라를 다룬 다큐등을 많이 보았기에 별 무리는 없었지만 사진으로 눈앞에서 봐야 하는 것은 좀 꺼려졌는데 책을 다 읽고 난후의 느낌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을 하니 별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진실을 찾아 발로 뛰는 사람들은 정말 고생이 많을 듯 하다. 언젠가 큰딸이 과학수사대가 멋져보여 생물학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한분야만 전공해서는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어찌 보면 정말로 감추어진 '진실' 을 찾는 사람들이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안재환자살'이란 뉴스를 접하게 되니 더 남다르게 책이 다가온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이 남기고간 진실은 남겨진 자의 몫인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전한 진실일 따름이다. 그런 진실은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판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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