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 복수의 여신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4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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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복수심을 불태우는 것은 어디에서일까? 자신에게 무언가 앗아 간 이에게 혹은 해를 입힌 사람에게 복수를 하지 않을까. 요 네스뵈의 책으로는 <스노우맨>을 잃고 그의 다른 소설을 구매해 놓았지만 <레드브레스트>는 아직 읽지를 못했다.그러다 <네메시스>를 만났는데 이 책 전에 <레드브레스트>를 읽고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해리 홀레가 느꼈던 감정을 좀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을까? 하지만 요 네스뵈의 '오슬로 3부작'은 순서를 따지지 않고 읽어도 재밌게 빠져 들어 읽을 수 있다는 것. 또 한가지 그의 소설들은 모두 두께가 만만하지 않다.그래도 상관없다.읽다보면 금방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그만큼 빠져 들어 읽을 수 있다는 것.

 

장르소설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시리즈로 이어지는 책도 재밌고 요즘은 북유럽 추리소설이 다른 추리소설보다 더 빠져들게 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도 그렇고 잠시도 멈출 수 없으면서도 인간의 내면 그 깊숙히 들어가 그 밑바닥을 들여다보듯 좀더 깊은 심연을 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살인은 정당하지 못하고 살인자 또한 정당하지 못하기에 마땅하게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이 살인자로 혹은 복수를 위한 자살이라 해도 어떻게 보면 안쓰러움에 약간의 동정이라도 보내게 되는 것을 보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인지도 모르겠다.

 

'네메시스'에는 두가지 살인사건이 전개된다. 은행강도가 직원이 '6초'를 어겼다는 이유로 여직원에게 총구를 겨누어 그녀를 죽게 만든다.그런데 둘이 너무도 가까운 근접거리에 있다는 것,가까운 사이가 아니고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마련인데 복면을 하기도 했지만 완전범죄처럼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던 은행강도사건이 '살인사건'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미친 방추상회' 라는 한번 보면 영원토록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베아테가 있었기에도 가능했던 사건이다. 그런가 하면 해리 홀레반장이 7년전 단 '6주' 사랑했던 여인 '짚시 안나' 그녀가 갑자기 저녁을 먹자고 연락이 오고 라켈이 그의 곁에 없어 저녁약속을 수락한 이후에 그의 기억은 사라지고 옛 여인은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그야말로 살인 용의자가 된 해리 홀레, 자신의 사라진 기억도 찾아야 하지만 살인사건의 진범도 잡아야 한다.아니 왜 이런 살인사건이 발생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 그의 곁엔 방추상회 능력을 가진 베아테가 있어 좀더 사건에 단독적이면서도 남과 다른 방향에서 사건의 진실을 캐낼 수 있었는데 정말 그가 안나를 죽였을까? 그가 진범이 아니라면 누구 무슨 이유로 그녀를 죽여야만 했을까?

 

"우리의 망막이 사물을 좌우로 역전시킨다는 거 알아? 그래서 뇌는 먼저 거울에 비친 이미지로 사물을 인식하지. 그러니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으면 거울에 비춰 봐야 해.그럼 이 그림 속의 인물이 꽤 다르게 보일거야."

 

은행강도사건과 안나라는 짚시여인의 자살사건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해리'라는 인물과 교도소에 복역중인 인물과 교묘하게 엮이며 또한 베아테까지 교묘하게 얽혀 들어간다. 은행강도사건은 해리와 베아테가 해결해야 하는 사건이라면 짚시여인 안나의 자살 사건은 해리가 자신이 빠져 나와야 하는 늪처럼 그가 벗어나지 못한 엘렌의 사건까지 교묘하게 짜집기가 된다. 왜 그들은 살인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해야했을까? 자신들의 사랑이 받아 들여지지 않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두 인물,그들은 자신의 버린 인물을 죽이던가 아니면 자신의 목숨을 해한다. 복수의 끝이 죽음이라면 사랑의 끝은 무엇일지 의문이 드는,사랑의 잘못된 선택들이 빚어내는 문제들이 참 가슴 아프게 드러난다.

 

"이 스탠드의 우아한 조각상에 집중하는 게 나을 걸세. 네메시스 여신이야. 전쟁이 끝난 후에 베르톨 그리머가 가장 좋아했던 모티프였지. 복수의 여신.그러고 보니 복수도 자살의 흔한 동기라네.자신의 삶이 이렇게 비참해진 것은 누군가의 탓이고,그러니 자살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거지.

 

사랑의 배신이나 버림을 받았다고 모두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너무 가까운 이를 해하였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런가하면 짚시여인인 안나의 삶 또한 그 마지막까지 너무고 슬프다.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짚시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로 부터 선택받지 못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복수' 그것도 남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해함으로 해서 타인에게 아픔을 주는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 아닌데도 짚시라는 낙인으로 인해 죽음이라는 마지막까지 내몰려야 했던 짚시의 고달픈 삶이 서럽고 슬프다.운명처럼 자신이 혼자서 매고 가야 할 멍에를 그녀는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복수는 사고하는 인간의 반사작용이야. 행동과 일관성의 복잡한 혼합물로,지금까지 인간 외의 다른 종은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라고.진화론적으로 말하자면, 복수의 실행은 그 자체로 너무 효과적이라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가장 복수심이 넘치는 사람만이 살아남았지.

 

살인사건이라는 그 깊은 속을 파헤치고 들어가다 보면 어린시절 혹은 민족의 뿌리까지 깊숙히 들어가 그 깊은 속을 봐야만 진범을 혹은 진실을 밝혀 낼 수 있다. 트론이 복수심을 키운 것도 어쩌면 어린시절부터 가슴에 품어 온 형에 대한 형제애가 깨지던 그 순간부터였는지 모른다. 복수심은 먼 타인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너무도 가까운 이들에게서 받는 배신감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같은 동료끼리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경쟁심에서도 복수심은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산다는 것이 타인에게 혹은 내가 타인으로부터 이런 마음을 한번도 가져보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생이거늘 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그들을 복수의 여신이 되게 만든 그 원초적인 사랑이 무엇이라고.사랑 때문에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는 것이 무섭기도 하면서 그런 피해는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런가하면 '오슬로 3부작' 을 순서 막론하고 읽어봐야겠다. 가끔 독서가 안될 때 이런 부피의 속도감이 있는 소설을 읽고 나면 독서에 가속도가 붙어 좋다.요 네스뵈의 소설은 읽으면 후회하지 않을 소설이라 더 좋다. 해리가 엘렌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게 될지 그 시작과 끝을 읽어봐야할 듯 하다.'살아가야 할 이유'를 잃은 이들이 선택한 것은 복수,죽음이라 볼 수 있다. 그대,지금 살아갈 이유,나침판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고 그들이 말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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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100배 즐기기 100배 즐기기
알에이치코리아(RHK) 편집부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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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딸이 일본여행을 다녀 온 후에는 늘 일본여행을 가고 싶어해서 <오사카 100배 즐기기> 제목만으로 딸의 마음을 조금 달래줄 수 있을까,아니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되면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볼수도 있지만 나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서 보는 것을 즐겨하기 때문에 더 설레이면서 읽게 되었다. 일본은 다양한 축제에 다양한 먹거리 쇼핑 그리고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더없이 즐길 거리가 많으니 언제 한번 딸들과 여행을 한번 다녀와야겠다. 그러러면 미리 책으로 익혀 두는 것은 어떨까.

 

 

'오사카 100배 즐기기' 외 유럽,싱가포르,뉴욕,규슈, 도쿄,태국,홍콩,방콕,터키,파리,말레시아,괌 사이판, 푸껫..그리고 국내편으로 제주,서울,대한민국 100배 즐기기가 있는 중에 오사카는 일본의 제2도시로 천 년 동안 수도역할을 했으니 볼거리인 문화유산도 많고 다양한 축제와 교토, 고베, 나라,와카야마에 대하여 그곳에 가는 방법과 교통 여행 코스 그리고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담아 놓았다. 일본은 먹거리도 풍부해서 '일본에 먹으러 가자'라는 책을 보고는 먹거리 여행을 해도 참 풍부하게 볼거리 이야기가 많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는 꼼꼼하면서도 세세하게 잘 담아 놓았다.

 

 

2박3일로 일본여행을 간다면, 2박3일로 한국에서 오사카를 다녀오는 방법으로 알토란 같은 여행이 될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쇼핑등을 담아 놓아 사진만 보아도 금방이라도 여행 계획을 잡아 떠나야 할 것만 같은 설렘을 준다. 2박3일 3박4일 4박5일 여행에서 놓치지 않고 아니 오사카 오행을 다녀왔다면 꼭 가봐야 할 곳 영양가 있는 곳들만 간추려 묶어 놓아 참고할 수 있게 먼저 배치해 놓았고 간사이의 주요 축제를 담아 놓아 여행에서 좀더 세세하게 여행의 맛을 즐기려면 축제 기간에 찾아도 좋을 것만 같은 참고사항의 축제가 나열되어 있어 만약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축제 하나쯤 구경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그리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에 '간사이 먹거리 가이드'에서 우동 소바 라멘 돈까스 스시 다코야키 오코노모야키 등을 다뤄 놓았다.요즘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코노모야키나 다코야키는 거리에서 흔하게 먹거리로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 오코노모야키를 듣고는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코야키는 무슨 맛일까 했는데 다코야키는 가끔 길을 가다가도 즐길 수 있어 맛 보고 있으니 낯선 음식이 아니니 다른 여행보다 먹거리에 흥미를 두고 여행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행을 가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교통' 편이다. 직접 운전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니 어떤 교통카드를 써야 하고 무엇을 이용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설명해 놓아서 요거 한 권이라면 헤맬 이유가 없을 듯 하다. 먼저 오사카는 어떤 곳인지 그리고 오사카에서 꼭 가봐야할 베스트 여행지로 오사카성,기타 오사카,덴노지 미나미 오사카를 추천해 놓았다. 여행지로 가는 교통편및 무엇을 봐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즐겨야 하는지 세세한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오사카 여행을 마친 기분이 든다. 여행서는 여행지를 색색별로 나누어 놓아서 찾기도 좋고 보기도 좋게 해 놓았다. 여행지에서 빨리 찾아야 하는데 어디에 지도가 있고 어디에서 교통편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쉽고 간편하게 찾아서 교통편,먹거리편 추천 여행지등을 한번 눈여겨 보며 이동하면 돈 낭비 시간낭비 하지 않는 알찬 오사카 여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가야 할 곳을 미리 둘러 보고 계획을 짰다면 이젠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책 말미에는 여행준비에 필요한 것들이 부록처럼 세세하게 챙겨 놓았다. 일본에 대하여 알아보기와 여행 계획 세우기,여권 만들기,예산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항공권은 어떻게,숙소 예약및 환전하기 등 가방 싸기등에 대하여 그리고 간단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본어 회화를 다루어 놓았다. 꼭 필요한 알짜배기들만 담아 놓은 알토란 같은 여행서다. 책을 한 권 다 마치고 나면 항공권 예약이라도 해야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여행을 가기 전에도 그렇지만 여행지에 가서도 교통이나 먹거리 숙소등으로 헤매이는 경우가 많다.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간다고 해도 여행지에서는 낯선 이방인이기에 늘 문제는 발생하는데 이 책 한 권 들고 오사카 여행을 간다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오사카,교코,고베,나라,오카이먀의 핵심 정보들이 가득 들어 있으니 봄바람 불고 벚꽃이 하얗게 필 때 일본 오사카 여행 한번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방안에 유익한 정보가 가득 든 책 한 권 챙겨 들고 떠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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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호텔 - 영혼과 심장이 있는 병원, 라구나 혼다 이야기
빅토리아 스위트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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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연화로 한참 몸살을 앓는 가운데 '느린 의학' 이라는 진료환경및 인간 중심적인 분위기로 상업적이기 보다는 인간과 영혼이 살아 숨쉬는 미국 최후의 빈민구호소 '라구다 혼다' 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 준다. 의료민영화 뿐만이 아니라 한번이라도 병원을 간 사람이라면 느끼는 감정은 환자에 대한 대우 보다는 상업적으로 대하는 모든 것에 한번쯤 분개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빈민구호소인 라구나 혼다에서는 사회나 그외 병원등에서 포기를 했거나 그곳까지 떠밀려 오듯 한 노숙자나 암환자 치매환자 알콜중독자등 사회 극빈층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떻게 그들이 라구나 혼다에서 재생 혹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라구나 혼다에서 일을 하려던 것은 기껏해야 두서달로 생각을 하고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른 건물이 주는 느낌,12세기 경에 지어진 수도원과 같은 외형에 바닷가를 배경으로 제비가 한가롭게 날고 있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분위기였기도 하지만 자신이 죽음에 이른 시체를 놓고 실습을 하던,영혼이 없는 그 속에서 느끼던 환멸감이 아니라 이곳은 의료진도 자원봉사자들도 그야말로 인간 중심적 분위기라는 것이다. 라구나 혼다에 오는 환자들은 대부분이 사회와 병원이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이들이 많이 오는데 저자와 그외 의료진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보면 다른 곳에서도 의사가 조금만 더 간호사와 긴밀했거나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였다면 발견할 수 있는 병을 보게 되고 치료를 해 나가는 과정이 그들에게 사회보장제도에서 들어갈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에서 인간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HMO(건강관리기구,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제도. -역주)의 의료 재정 정책에 찾아온 변화 때문에, 그리고 포괄수가제(DRG) 때문에 의사와 병원은 이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는 데 따르는 돈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의료 효율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환자의 아픈 정도와는 상관없이 의사에게는 환자 한 명당 한 달에 얼마씩 고정비용이 지급되고, 병원에는 질병당 고정된 액수가 지급되는 경우도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사들은 건강한 환자만 붙잡아두려 하고, 병원에서는 입원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정밀검사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려 한다. 하지만 타른 씨, 데블린 양, 데밍스 씨 같은 환자들은 유지해야 할 건강이란 것 자체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병세가 대단히 심각하기 때문에 효율성을 추구하는 급성환자 전문병원에서 이들을 돌보느라 금전적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가급적 빨리 퇴원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환자들을 받아줄 용의가 있는 만성환자 전문병원만 있으면, 환자들을 당장 자기네 병원에서 내치기 바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런 환자들을 받아주는 병원이 바로 라구나 혼다였다.

 

 

영혼이 없는 사체를 놓고 실습을 하는 것에서 역겨움을 느꼈다면 아무리 죽어가는 사람들이라도 그들에게서 발견하는 인간됨을 그리고 다시금 그들이 밝은 모습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다른 병원들에는 기본적으로 있는 CT나 MRI가 없어도 엑스레이만으로도 분별해낼 수 있거나 그외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좀더 신속하게 병의 요점을 찾아내어 환자에게서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가 이곳에서 두달만 일하려 했던 것이 이십여년을 일했듯이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이들은 영리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영혼을 다루며 좀더 느리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온전한 한 영혼을 지켜내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일반적인 병원이나 사회였다면 어떠했을까? 시립병원에서도 포기하듯 했던 알콜중독증환자나 자판기처럼 동전을 삼켜 아연중독이 된 사람을 건장한 청년으로 살려내기까지 그런가하면 알콜중독에 남자친구에게까지 이용당하다 건강을 찾아 오빠를 찾아 평범한 삶을 누린 이의 이야기며 건강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고관절골절로 인해 자신이 돌보던 지체장애 딸과 떨어져 라구나 혼다에 와야 했던 78세의 할머니의 고통을 엑스레이 한 장으로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사회보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 준 이야기등은 다른 곳이 아닌 라구나 혼다에 온 환자들 이야기고 그들을 '느린 의학'으로 다시 인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게 해 준 이야기다.

 

중환자실,수혈,항생제 등 현대의학은 무척 중요하다. 그 '의료 모델'이 없었다면 랩맨 씨는 치명적인 간질환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랩맨 씨가 완전히 치유가 되기 위해서는 라구나 혼다의 길,힐데가르트의 길, 그리고 시간의 손길,사소한 것들,잘 먹기 선생, 잘 쉬기 선생, 잘 웃기 선생 같은 근대이전의학이 필요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다. 랩맨 씨의 삶을 영원히 구원하기 위해서는  돈 테일러 씨가 필요했다.그가 일깨워준 삶의 의미와 사랑이 필요했던 것이다.

 

환자에게는 '시간'이란 것이 필요하지만 병원에 있다보면 하루 한시간이 돈이다. 돈계산을 하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누워 있을수가 없는 곳이 또한 병원이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 또한 생계유지를 위해 고려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상업적으로 이용되다 병이 말끔하게 완치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하고 문제가 되기도 하는 일들이 가끔 있다. 그런 일들에 경종을 울려주기도 할 뿐 아니라 의료계나 의학계에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저자가 라구나 혼다에서 환자들과 함께 하며 그녀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독일 수녀가 임상기록을 기록해 놓은 것에 주목을 하게 된다. 현대 의학이나 의료가 해주지 못하는 환자의 마음을 살피고 치유해 주는,어디까지 해주어야 최고의 의사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찾듯 최고의 의사는 환자가 약을 먹는 것까지 지켜 본다는 어쩌면 진단서만 끈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약을 사서 복용하는 것까지 지켜보는 인간적인 면까지 챙겨다면 무언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세세한 면까지 다루고 있다.누구나 병원에서 돈으로 취급되기 보다는 자신의 영혼까지 치유해 줄 수 있는 의사나 그외 그런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인간 중심적인 분위기를 가졌던 라구나 혼다도 몸살을 앓듯 의료진과 경영진이 바뀌고 새로운 건물로 바뀌게 되는데 모든 것이 바뀌어도 그 정신은 건물이 주는 것도 아니고 의료진이 주는 것도 아니라 그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야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요즘은 죽음에 이르게 된 이들이 마지막을 잘 마무리 하게 위하여 좋은 곳에서 마음 편하게 죽음을 준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사는 것 만큼이나 죽음도 준비하는 세상에 보다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은 비단 의학 의료진 어느 한 부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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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 - 맨손의 기적, 20대에 부동산 성공신화를 일군 100% 리얼 스토리 땅투자 실무 시리즈 1
박규남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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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듯이 돈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 가는데는 주식투자도 있고 아파트 그리고 토지 투자가 있을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면서 한번씩 해보는 '주식투자'는 재미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주식투자자들 가운데 큰 재미를 봤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 또한 겨우 학원비정도만 벌면 되겠지 하면서 재미로 조금 주식투자를 하다가 가랑비에 옷 젖는 것 모른다고 조금 더 조금 더 욕심을 내다가 월급쟁이에겐 목돈과 같은 돈을 잃고 나서는 그곳엔 고개도 돌리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야 조금씩 벌어 들이는 수입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데 욕심이 모든 화를 자초하게 만들어 그야말로 좌초하게 만든다는 인생공부를 하고 나서야 손을 털 수 있었다.

 

세계를 대표하는 부자들의 습관 중에 '그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점진적인 노력을 계속해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이는 '불가능은 없다.' ,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같은 맥락의 말처럼 성공하는 사람의 의식구조를 잘 나타내는 지표다.

 

그리곤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원금을 그래도 보전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봐야 하는데 은행은 목돈을 모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큰 돈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는 않는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굴러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다른 것보다 내가 잘 알수 있는 '아파트' 에 투자라기 보다는 좀더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것으로 살림을 불렸다. 하지만 자식들 커나가고 슬슬 우리도 노후대비를 해야 하는 나이가 되면서 어떻게 어디에 투자를 해야하나 하는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요즘은 수명연장으로 인해 좀더 오랜시간동안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노후대비,안전하면서도 고정적인 수입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친구들과도 많이 나누게 되는데 '토지 투자'는 늘 망설여지는 부분이다.그만큼 토지 투자는 묵혀야 돈이 된다는 말이 지배적이란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게 돈이 될 수 있는 금싸리기를 발견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기도 할 것이다. 무어이든 그만큼의 승부수를 얻으려면 본인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믿고 저자인 박프로 또한 자신이 몸으로 뛰어 얻는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종자돈 5~6천만원이 만들어지면 어떻게 이 돈을 두 배로 만들지 생각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리스크 없이 말이다.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 방법들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이책에 들어 있다. 이렇게 3년 안에 5~6천만원 정도의 종자돈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돈으로 사업을 할 것인지, 투자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린시절부터 돈돈 거리며 부자가 되길 꿈꾸워 박프로의 어린시절부터의 이야기는 유별나다 싶었는데 대학에 일명 짝퉁장사로 대박을 떠트려 장만해 놓은 토지가 또한 대박으로 거듭나 밑바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종자돈'이라는 것을. 무엇이든 시작을 하려면 '종자돈'이 필요하다. 처음 어느 정도의 종잣돈을 만들어 놓고 투자를 하게 되면 그것이 나중에는 스스로 탄력을 받아 커져 나가는 것을 내가 집을 넓혀가면서도 익히 경험을 했고 늘 어느 정도 종잣돈을 만들어 놓으면 무엇엔가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목표물을 찾아 보게 된다. 그것이 박프로에겐 '토지'였다. 힘들게 건축학과에서 부동산으로 그리고 토지 투자의길을 걸으며 그가 일구어낸 경험담은 그저 거져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모두 자신의 발로 뛰어 얻어낸 '돌다리를 건너는 과정' 이었다는 것을 재밌게 그리고 가슴에 콕콕 박히게 밑줄 그어가며 읽었다. 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가 한다고 다 성공을 하는 것도 아니다.그것도 토지 투자는 좀더 승부수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을 한다.잘하면 대박을 떠트릴 수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에 다 운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그렇다고 정말 타이밍을 잘 맞추어 움직였다고 해도 후회하는 일도 있을 터인데 그런 모든 과정들을 과감없이 담아냈다.

 

한마디로 이슈화가 될 지역에 투자를 해야 한다. 기업이 유치되어 인구가 유입되거나 최근 혁신도시 기업도시처럼 관공서의 이전으로 인구가 유입되거나 도로나 전철이 뚫려 대도시에서 접근성이 좋아진다거나 대규모관광지 개발이 이뤄지는 등의 지역에는 투자기간을 최소 2~3년 단위로 그리고 평균 5년을 보고 회전하며 투자한다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토지 투자를 하며 조심해야 부분들이나 투자를 왜 하는지? 자신이 하려는 것이 먼저 '투자'인지 '투기'인지 묻는다. 나도 가만히 고개를 갸웃뚱 해보게 되었다.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투기'일까? 모든 사람이 투기라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고 할터인데 투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투자라고 정했다면 매수자의 자세부터 시작해서 좋은 땅을 고르는 방법부터 해서 속지 않는 방법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하지만 매도시에 또한 취해야 할 매도자의 자세에 대하여 짚고 넘어간다. 똑같은 토지라고 해도 어떻게 하면 이윤을 극대화할지 방법도 살짝 알려주면서 그냥 팔 때와 토지에 건물을 지을 때 또한 비교분석해 봐야 한다는 것.요즘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것이 임대수입일 것이다. 고정적인 수입원으로 근로자들이 제일 원하는 방향이라고 들었는데 요즘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너무 요동치게 만드는 부동산법은 가져도 좌불안석하게 만든다.많이 가진 자는 살려주고 겨우 살아갈만큼 가진 자의 목을 조르는 법은 그야말로 서민들을 두번 죽이는 것처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그렇게하여 토지 투자로 사람들이 눈을 돌린다고 하는데 토지 투자에도 피해야 할 사항들이 있고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것을 경험을 바탕으로 짚어 나간다.

 

부동산투자는 사람과의 인연이 제일 중요하다. 전문가나 고수들이야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서 잘 한다지만, 초보나 하수들은 사람과의 인연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남에게 맡기는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직접 발로 뛰어 투잡이 되어도 좋은 '부동산업자'가 되라는 말이 참 가슴에 와 닿았다.사촌이 땅을 사면 함께 그 방향으로 뛰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한때 기업형 부동산이 뜨면서 '묻지마 투자'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내가 투자할 토지는 꼭 내 발로 찾아가 하나부터 차근차근 모든 것을 되짚어 보다 보면 리스크를 좀더 줄이지 않을까. 나 또한 경험상 '묻지마 투자'라고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경매 투자를 한번 해본것이 있다. 하면 모든 것이 돈이 될 줄 알고 지인의 부탁으로 경매로 토지를 묻지마 투자를 했는데 그야말로 인삼이 될지 산삼이 될지 모르지만 암튼 묵혀두고 있는 그런 처치 곤란한 땅이 되어버린 경험이 있다.그 후로는 비싼 인생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찾아서 알아보고 투자를 하곤 한다. 그래야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남탓을 안하고 스스로 커나갈 수 있다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다. 자신이 스스로 발로 뛰어야 그 일에서 얻어지는 성취감도 더 크고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것이 부동산 투자인 듯 하다. 그렇다고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좀더 나은 살림으로 자리바꿈 하는 것이지만 노후대비를 위해 '토지 투자'를 해볼까 생각했는데 50대엔 토지 투자를 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것으로 투자를 하라는,그야말로 토지 투자를 해서 묵혀 두었다간 노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위험성을 감안하면서 투자하기엔 좀 늦었나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은 곳에 땅을 사라.땅은 매입 후 느긋하게 기다리다 느긋하게 배짱부리며 팔아야 큰돈을 만지게 되는 것이다.

 

투자는 시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우리가 살아가면서 계획하고 절약하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날 속에도 투자 습관이 있다고 본다. 너무 먼 훗날로 보기 보다는 미리부터 절약하고 적은 종자돈이라도 눈덩이처럼 굴릴 것을 찾아 본다면 '땅테크' 가 아니어도 많이 있겠지만 그가 처음부터 많은 것을 손에 쥐고 한것이 아니라 맨손으로 시작해서 부동산 성공신화를 일궈어냈기 때문에 더 이야기가 값지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늘 노력했고 자신이 했기 때문에 누구라도 노력한다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라 받아 들였다. 물론 모두가 하늘의 별을 딸 수는 없지만 그가 알려주는 부동산 투자 팁을 챙겨가며 자신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군가도 성공이라는 그물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그가 성공만 했을까?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맨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가 언급한 세계 부자들의 습관처럼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믿고 점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거두어들일 생각을 하나.그가 젊은 나이에 성공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인지 감나무 밑에서 기다린 것은 결코 아니란 것을 생생한 노하우 속에서 배운다.내가 해보기엔 늦었나 싶지만 그래도 투자란 말은 짜릿한 쾌감을 준다. 실행에 옮기지 전 설레임이,무언가 자신이 도전을 꿈꾼다는 것이 기분 좋은 현재를 만들어준다.토지 투자가 궁금하다면 박프로의 노하우를 살짝 엿보고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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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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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13년을 키운 반려견이 갑자기 발작에 호흡관란의 이상증세를 보여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심장비대로 인해 폐에도 문제가 생기고 위에서 공기가 차서 응급상황이 왔다.하지만 이번 일이 발생하기 몇 해 전에 벌써 심장비대로 인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경우를 겪었던 일이 있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는 않게 되었다. 몇 번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여서 조금 나아지는듯 했는데 갑자기 상황이 악화되었다. 심장병이라 것이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에게도 정말 치명적이라 언제 갑작스럽게 이상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집 반려견은 나이가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이 온 것이다. 옆지기도 그렇지만 주위사람들이 한결같이 할만큼 했으니 '안락사'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녀석이 몇 해 전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 때에도 물론 다들 안락사를 운운했지만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작고 보잘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내게 반려견이 너무도 많은 것을 채워주고 있었고 또 그렇게 내 일상은 반려견과 함께 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하물며 동물에게도 안락사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인데 사람에게는 어떨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아직 온전하다고 하면 선택하게 도와줘야할까? 그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산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더 내세우는 현시대에서 안락사는 살인죄다. 몇 번 이슈가 되면서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과연 살인죄일까? 논란이 되었지만 환자 본인이 선택했다면 어떨까?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살인죄에 해당이 될까? 살인죄를 떠나서 살아 남아야 하는 사람들은 죽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방법으로든 어떻게 해서든 살아서 함께 하길 바란다. 하지만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를 받아 들이고 인정하지 못함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한다.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을 선택하려 하지만 그들은 남아 있는 자들의 아픔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반려견을 안락사를 시켰다면 내게는 평생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픔이 있어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의 과정을 지켜 봤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시간들이 무척 힘들고 이별을 경험해도 늘 낯설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그렇게 지켜보게 될 것이다. <미 비포 유>는 내가 키우는 반련견이 이런 응급상황에 처한 상황에서 읽게 되서일까 더 마음이 아팠다. 윌 트레이너가 선택한 죽음은 남은 자들을 위한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다. 모두가 동조해서도 아니고 자신의 현재를 받아 들일 수 없었기에 그는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 이미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그것이 6개월 후 변하지 않고 이행이 되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의 마지막을 지킨 가족들은 살인죄가 적용될까?

 

이 소설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가 그녀를 만나기 전에 죽음을 선택했듯이 그녀는 그를 만남으로 인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삶은 그저 늘 고인 웅덩이 물처럼 그렇게 자신이 갇혔던 미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었을 것이다. 오래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미로'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난 것이 아니라 동생의 힘에 의해 그 미로를 벗어났듯이 늘 동생의 그늘에 가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회생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찾으려고는 하지 않았던 루이자,그녀가 카페 일을 그만두게 되고 닭고기 공장을 다니다 나와서 찾게 된 '간병인' 이라는 일은 그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지만 조카를 대하듯 중풍으로 쓰러진 할아버지를 대하듯 그렇게 가족처럼 대하면 일이 쉽게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윌이라는 이남자 C5/6 전신마비 환자가 되기 이전에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남자였고 자신이 누리고 싶은 것은 다 누리고 살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남자다.거기에 핸섬하기까지 하고 부유한 부모님에 잘나가는 어머니를 둔 남자다. 그런 남자가 어느 날 일어난 모터사이클 사고로 인해,그는 피해자였지만 전신마비가 되고 그날 이후로 그의 삶은 휠체어에 갇히게 된다.사고가 나고 2년이 흐른 후,그의 어머니는 간병인을 구한다. 왜? 그를 잠시도 그냥 두어서는 안되는 감시 대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감시하지 않으면 자살을 실행할지 모르는 윌 트레이너를 감시해줄 상대가 루이자였던 것이다.

 

루이자 그녀의 집은 그야말로 복잡하다. 아버지는 가구공장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보살펴 드리느라 돈을 벌지 못하고 여동생은 아이가 있으면서도 공부를 더 하길 원하고 그들과 함께 산다. 그녀는 동생에게 방을 양보하고 다락방에서 살면서도 그녀가 번 돈은 모두 가족을 먹여 살리는 생활비로 들어간다. 그녀의 희생이 있어야 그이 가족이 잘 굴러갈 수 있는 수레바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자신이 하던 간병인의 자리가 자신이 알고 있던 평범한 간병인의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일을 그만두겠다고 한다. 그럴수가 없는 현실이지만 그녀의 선택은 확고하다. 그러다 반대로 그의 의지를 움직여보자고 한다. 자살을 막고 삶의 의미를,전신마비로도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그녀의 계획은 잘 이루어지는 듯 했지만 윌은 의지를 굽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이행한다. 그녀와 함께 하던 6개월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은 변했고 무엇보다 행복했으며 그들은 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사랑보다 더 이전에 죽음을 선택한 남자,사랑으로 죽음을 막아 보려던 여자의 꿈은 그가 남긴 선물과 같은 시간들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윌은 자신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지만 루이자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그녀 자신도 변했지만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이 그리고 그녀의 삶까지 변하게 만들었다. 죽음이 선택할 수 있다고 쉽게 선택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윌의 삶을 고통을 알기에 그의 선택에 순순히 따라준다. 어찌보면 윌의 경우에는 행복한 것이다.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윌은 자신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모든 것을 가지고 누려 보았기 때문에 현실을 더 받아 들일 수 없는 입장이 된 것이다.그가 사고 이전에 평범한 삶을 누렸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자신의 현재를 뒷받침해줄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았다면? 루이자와 같은 좋은 간병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잘못되면 우린 그 일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간으로 시계를 되돌려 놓고 싶어한다. 이 소설은 2007년에 사고가 일어나고 2009년에 루이자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 그 연도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나 또한 그 두 해에 모두 사고를 크게 당해서 정말 고생했던 해인데 반려견 일도 그렇고 읽어야 할 운명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윌의 선택은 정당화가 되었지만 죽음도 분명 삶의 연장선상인데 그마져 살아 남은 자들에게 논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윌과 루가 주고자 했던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더 되새김질 해보며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다면 미래는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타인에 의해서 조정될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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