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든 태조산 산행






토요일 날 지리산 둘레길을 갔더라면 좋았을텐데 큰놈 때문에 아니 내가 자신이 없어 안갔다.
날씨도 그리 좋지 않고 안가길 잘했다며 아산 현충사에 가서 덕분에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는데
산행을 가고 싶어졌다. 산사도 가고 산행도 가고...가까운 곳으로 갈까 했는데 아침에 조금 늦었다.
안성 서운산에 갈까 하다가 그가 태조산에 가자고 한다.가본지 오래 되었다. '그래 가자..'
하며 간단하게 찹쌀떡과 물만 챙겨 갔다.

이곳을 처음 오를 때는 무척 힘들었다. 산은 아무리 낮은 산이라고 해도 힘들다. 내겐...
옆지기와 함께 오르고 친구와 두번 오르고 딸들과 함께 하고 그렇게 몇 번 올랐는데 힘들면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는 곳이라 잠깐 여유롭게 오르자며 택한 곳이다. 토요일에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오늘은 정말 날이 좋다. 그래도 습도가 높은지 안개... 파란 하늘이면 더욱 좋을텐데.

점심녁에 가게 되어 이른 아침에 올랐던 산행객들이 빠져 나가면 어느 정도 주차할 곳이 있을 줄
알았는데 주변에 아파트들이 많고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주차할 곳도 마땅하지 않고
사람도 많다. 옆지기는 가지고 올라왔다가 다시 차를 주차하기 위하여 내려가고 나 혼자 산행로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려 하니 오란다.
산행하려고 왔기에 산행하고 가겠다고 하고는 옆지기와 함께 산행 시작... 입구에서 물을 주는 분들이
있어 물을 받아 들고 가을 들국화 향기로 먼저 가슴을 싱그럽게 하면서 올라갔다.

이곳은 소나무가 많다. 소나무향이 진하게 나면서 가을냄새가 참 좋다. 요즘은 여기저기 둘레길이
생기고 산행길이 잘 정비된 곳이 많아서인지 이곳 또한 둘레길 주변정리를 했는가보다. 이정표도
새로 생기고 발맛사지하는 자갈길도 생기고 암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곳을 알리는 이런저런 푯말도 많고 그동안 와보지 않은 사이 많이 변했다.
그래도 처음 이 산에 왔을 때보다는 많이 진전된 상태인데 힘들다.그래도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가을산에 오면 정말 기분이 좋다. 나무냄새도 좋고 나뭇잎냄새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바람에서 온갓 것들이 다 뭍어나는 것처럼 향기롭고 냄새가 참 좋다. 산새소리를 들어가며
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가며 낙엽을 밟으며 소나무의 향내를 맡아가며 오르는데 조금 힘들면
쉬어가고 시원한 곳에서는 바람을 맞아 크게 숨도 쉬어 보고...그렇게 오르고 오르다보니 구름다리,
그곳에서 내가 그에게 얼마전 읽은 책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게 무섭다.그래서인지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섬짓섬짓...괜히 오늘따라 구름다리가 무섭다. 꼭 아래로 빠질것만 같다.
그의 손을 꼭 잡고 건넜다. 구름다리까지가 제1솔바람길이고 이곳부터 각원사까지가 제2솔바람길인듯
한데 그곳까지는 아직 가보지 않아서 힘들 듯...그도 무릎이 아프고 나도 아프니 이것으로 족하며
뒤돌아 다시 구름다리를 벗어났다.

구름다리를 벗어나 노점상이 있길래 번데기를 사서 먹었다.한 컵에 삼천원..비싼 듯 하지만 그래도
번데기를 오래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맛있게 영양보충하고는 시원한 물도 마시고 다시 재충전을 하고는
온 길을 다시 걸어 내려오는 길은 정말 쉽다. 아니 힘이 덜 든다. 산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인생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데 가는 길은,오르는 길은 힘든데 내리막길은 힘이 덜 들고 쉽다.
오를 때는 갖은 생각을 다 하게 되는데 내리막길을 향할 때는 마음도 몸도 가볍다.
잠깐 정자에 들러 찹쌀떡을 먹고는 앉아서 경치도 구경하고 다시 에너지 보충하여 하산,
힘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보람이 있는 그런 산행길이었다. 집에 있는 것보다 뒷산이라도
아니 낮은 산이라도 산행하다보면 가을이 더욱 가깝고 깊게 느껴지면 건강 또한 다져지리라.

2011.10.30











 



지압길도 있다..산행 후 나오면서 신발을 벗고 지압을 했다..발이 너무 시원하다





 


 
안개가 뿌여서 시내 전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흑성산 위로 패러글라이딩 하는 풍경이 보인다


 
오늘은 여기까지만...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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