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배신 -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 부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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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저자 바버라는 학자의 양심으로 책상 위에서 이러저러하다 판단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웨이트리스, 식이요법 보조원, 청소부, 월마트 점원이 되어 얻게 된 수입만으로 생활하는 실험을 강행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가, 그들이 돈을 낭비해서가 아니라, 게을러서가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돈을 아껴 쓰면서, 부지런히,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여전히 가난한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 때문임을, 저자는 밝혀내고자 한다.

저자가 도전했던 저임금 육체노동 중에, 가사 노동의 특이성을 지적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첫 번째는 비슷한 임금을 받는 경우라 하더라도 가정집 청소부는 최후의 선택인 경우가 많았다. 지역별로 집안인을 대신해 주는 노동 인구의 인종 구성이 다른 경우가 있다손 치더라도, 어느 경우든 더 나은 직장, 심지어 새로운 직장이 공장인 경우라 하더라도, 가정집 청소부는 다른 직장을 구하는 즉시 그 일을 그만두었다.

두 번째는 비슷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정집 청소부는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다. 저자가 일했던 다른 지역에서는 웨이트리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면 처음 보는 사람조차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청하고, 다른 점원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청소부 유니폼은 정반대의 효과를 냈는데,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데도 웨이트리스가 못 들은 척하기도 하고, 슈퍼마켓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 "문득 흑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142쪽) 가정은 스위트홈이고, 여성은 가정의 천사라 칭송되어 왔지만, 그 중요한 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그 일이 실제로 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고단한 직업 체험을 마친 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와 함께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는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주거비(월세)와 낮은 임금을 꼽는다. 한 번도 아프지 않고, 초과 수당 없는 초과 근무를 버티면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월세를 내고, 배부르다는 게 뭔지 모를 정도만 먹고, 일과 수면을 반복하는 삶. 오늘만 있고 내일이 없는 삶. 부양할 가족이 있고,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삶. 육체노동을 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미국 노동자들의 삶이 바로 그러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한 절차, 생필품을 받기 위한 절차의 비효율성 역시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임대 주택의 확대와 최저 임금의 상승, 의료 제도의 전면적 개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건 확실하지만, 적어도 그것 정도가 시작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 길어지면, 다시 기본소득 나오니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갈무리하고.

저자의 아버지는 구리를 캐는 광부였고, 삼촌들과 할아버지들도 광산이나 철도 회사에서 일했다. 저자의 언니는 통신 회사 영업 사원, 공장 노동자 같은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했고, 그녀가 전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시간당 4달러 50센트를 받는 창고 인부였다. 그녀의 가정사를 줄줄이 읊는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그런 뿌리, 그런 배경을 잊지 않았음을 책 전체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박사 학위 소지자이다. 과학도답게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 어려운 실험을 시작했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노트북을 펼치고 자신의 경험과 그 경험이 의미하는 바를 문장으로 조립해 낼만한 지식인이다. 자신이 지식인이라는 자의식. 그녀는 그걸 자랑하려 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그걸 잊지도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나.

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난 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더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이 질문에는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 어떤 면에서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들과 다를 것이라는 가정이 담겨 있다. 내가 어느 모로든 특별하다고, 더 지적이거나 교육을 잘 받은 것 같다는 말을 직장 상사나 동료한테 들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없었다. 내 생각에 내가 남들보다 '특별'했다면 그건 오로지 일에 너무 서툴다는 점에서 그랬을 것이다.(19쪽)

그러니깐, 사람들의 통념. 박사 학위를 받았고 글을 써서 먹고사는 사람이라면 일용직 노동자들과 '뭔가' 다를 거라는 통념은 통념에 불과하다. 지독한 이분법의 지배 아래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뭔가 다르지 않을까. 그래도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다,고 한단다. 특별한 점이라면, '특별히' 일에 서툴다는 점 정도다.

드디어 도착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단. 이 문단을 옮겨 적으려고, 이 글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이 문단에는 배경이 있다. 가정집 청소 작업은 조를 짜서 이루어지는데, 저자가 속한 조의 팀장인 홀리는 점점 창백해지는 안색으로도 일을 계속하는 젊은 여성이었다. 주당 30-50달러를 벌어 남편과 자기 자신과 연로한 친척을 먹여 살린다는 그녀는 어느 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임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자는 홀리가 청소일에 사용하는 각종 화학 약품 가까이 있는 것이 해로우니 집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홀리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저자는 홀리의 일까지 해내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집에 당도했을 때, 그들에게는 부엌 조리대 위에 올려져 있는 구리 냄비와 팬들을 모두 닦으라는 업무 명령이 내려졌는데, 저자가 조리대 위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냄비를 잡다가 손이 미끄러져 냄비가 유리구슬로 꾸며진 최고급 어항에 떨어지고 말았다. 물고기들이 날아가고, 고급 요리책들이 모두 물에 젖었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구세주 노릇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해. 나 자신에게 타일렀다. 아무도 얼뜨기한테 구원받기를 바라진 않으니까. 심지어는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조차 확실히 기억 나지 않았다. 물론 홀리를 돕고 싶고 곤경에 처한 모든 사람을, 가능하다면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돕고 싶었다. 제정신이 아닌 요양원 환자들이 말해 주었듯이 나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갑자기 처하게 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싫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나는 제시 잭슨 목사가 즐겨 말했듯 '무시할 수 없는 사람(somebody)'이 되고 싶은 건지도 몰랐다. 관대하고, 능력 있고, 용감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 눈에 띄는 사람.(140쪽)

나는 이 순간을 정확히 포착해냈다는 점에서 저자가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삶 속에서 주인공이다. 아무도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그건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 동의도 필요 없고, 허락도 필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관대하고, 능력 있고, 용감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 눈에 띄는 사람. 그 인정은 반드시 외부에서 온다.

저자는 과학자이고, 박사이고, 지식인이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내고자 이 프로젝트에 자신을 투입시켰다. 직장 동료들은 그녀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자기소개서에 쓰인 대로, 이쪽 분야의 경력이 전혀 없지만, 새로 일을 시작하려는 이혼녀로 알고 있을 뿐이다.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보면서 저자는 그들을 돕고 싶어 한다. 그 마음이 왜 잘못된 일이겠는가. 저임금 노동에 허덕이면서도 끼니조차 때우지 못하는 가난한 동료를 돕는 일이 왜 비윤리적인 일이겠는가. 문제는 그 마음의 이면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야 하는' 현재의 자신을 다른 존재, 이전의 자신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고. 나는 원래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 아니고. 나는 원래... 그 욕망이 그릇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가 자신 안의 그런 욕망을 알아차렸다는 점에 감탄할 뿐이다. 사람들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순간을 알아 채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으로 충만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인정은 밖에서 온다. 나를 'somebody'라고 말해줄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나를 보는, 밖에서 나를 보고 있는 어떤 사람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그렇게 말해 줄 때, 김춘수의 시구처럼, 비로소 나는 그런 사람이 된다. 관대하고, 능력 있고, 용감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 눈에 띄는 사람. 그때에야 비로소 나는 somebody가 된다.

아무도 내게 somebody라 말해주지 않을 때, 허공에 대고 소리친다.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에게 주절거린다. 지나가는 동네개에게 하소연한다. somebody가 되고 싶은 여전한 욕망으로, 내내 이글거리는 내가 즐겨 읽는 시다. 이상목 시인의 <용대리에서 보낸 가을>.



(생략)

나는 늘 다른 사람이 되고자 했으나

여름이 또 가고 나니까

민박집 간판처럼 허술하게

떠내려가다 걸린 나뭇등걸처럼

우두커니 그냥 있었다

이 촌구석에서

이 좋은 가을에

나는 정말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여러번 일러줬는데도

나무들은 물 버리느라 바쁘고

동네 개들도 본 체 만 체다

지들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는데

나도 더는 상대하고 싶지 않아

소주 같은 햇빛을 사발때기로 마시며

코스모스 길을 어슬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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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6-06-23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부심을 스스로 느끼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어제 썼던 직업적 자부심도 자기 만족도 있겠지만 외부의 인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가정집 청소부는 최후의 선택이었던 거겠죠…?

단발머리 2026-06-23 21:32   좋아요 1 | URL
가끔 그런 사람.... 즉, 직업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극소수가 아닐까 싶어요. 소설에는 하루키, 음악에는 김동률 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열정과 창작 의지. 물론 극기와 자기 절제의 순간들은 제가 알 수가 없지요. 세계 최고는 그냥 되는 게 아닐 테니까요.

식당의 웨이트리스가 하는 일(음식을 차려주고, 음식 먹는 중간, 중간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고, 다 먹은 음식과 그릇을 치우는 일)도 사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일과 상당히 비슷한데도, 가정집 청소부는 육체 노동 가운데에서도 가장 허드렛일이라 여겨지더라구요. 화장실 청소 부분을 읽다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독서괭 2026-06-23 2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이 글 너무 좋네요. Somebody가 되고 싶은 욕망을 포착해낸 그 부분 특히 제 마음에도 와닿습니다. 마지막 인용하신 시도 재밌네요. 지들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는데 ㅋㅋㅋ
나 공부 많이 한 똑똑한 사람이야 하고 콧대 세우지 않고 노동에 참여한 저자가 대단해보이네요. 동네 개들한테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사람인데..

단발머리 2026-06-24 21:20   좋아요 1 | URL
이 저자가 참 훌륭한게 뭐냐면요. 진짜로 일을 열심히 해요. 열심히 배우고 또 쉬지 않고 일하고요. 특히, 웨이트리스 일 같은 경우는 젊었을 때의 경험을 되살려 열심히 한단 말이죠. 사실 너무 힘들죠. 월급의 범위 내에서 방세를 내고 식사비용을 감당하는 것 까지가 모두 실험이니깐요. 하다보면 너무 배고프고, 힘들고 그러는거죠. 그런데 이렇게 써요. 그래도 내가 이렇게 고된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건, 내게 돌봐야 할 아이가 없고, 지금까지 균형잡힌 식사를 해왔고, 한달에 몇백 달러 이상의 고급 헬스 클럽에서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을 계속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저는 막.... 감동을 받는 거죠.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나는 그런 환경에서 이 불우한 환경으로 잠깐 옮겨졌기에 가능하다. 이런 자세요.
대단한 사람입니다^^

다락방 2026-06-24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일단 저자가 정말 여러가지로 대단하다는 점을 저 역시 깊이 동의하며 다시 말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이 연구를 하기로 한것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깨달음까지요. 만약 저였다면, 설사 제가 이 연구를 하기 위해 저자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해도, 그렇다해도, 저는, 그래도 나는 뭔가 좀 다르지, 나에게선 지적인 면이 흘러나올거야, 라는 생각을 어쩔 수없이 했을 것 같거든요. 제 안의 잘난척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지금 그런 자신이 몹시도 부끄럽습니다. 이 부끄러움, 이 반성. 이걸 그대로 녹여내어 이 책을 사겠습니다! 아, 너무 좋은책이고, 그래서인지, 리뷰도 너무나 너무나 좋네요, 단발머리 님!! 눈물이 나옵니다. ㅠㅠ

잠자냥 2026-06-24 17:16   좋아요 0 | URL
왜 여기서 울고 있어? 눈물 닦고 빨리 의약품 살인사건 읽어! 🤣

단발머리 2026-06-24 21:30   좋아요 0 | URL
어쩔 수 없는 부끄러운 생각은 저도 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내가 말이야. 사실은, 내가 말이야ㅋㅋㅋㅋㅋ

작가가 이 이야기를 책에서 여러번 하는데요. 이제 곧 이 직장을 그만두고, 그러니까 오늘까지만 일하기로 하고, 찜콩해 두었던 믿었던 직장 동료들에게 말을 하는 거예요. 사실, 나는 박사이고, 이 일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써.... (나는 위장취업자입니다. 나는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직장 동료들이 놀라지를 않는데요. 너무 놀라지 않아서 항상 실망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묻는 경우도 있대요. ˝그래서, 내일 저녁 근무 안 나오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육체노동과 지적인(?) 노동 사이의 어떤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지식인들은 바보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인가요.

2026-06-24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6-24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망고 2026-06-24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나를 뽐내기 위함은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부분을 보니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노동현장에 가서 마치 귀족이 잠깐 현장체험하 듯 하는거 아니냐는 시선에 대한 고찰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나온 결과물이라 진정성이 있을 것 같고요.
그나저나 인용하신 시 좋네요 저 용대리가 어디있는 용대리인진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진부령 용대리엔 황태구이가 맛있어요😋

단발머리 2026-06-24 21:54   좋아요 1 | URL
저는... 가끔은 ‘~~척‘이라도 하는게 아예 모른 척 하는 거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하는 척이 아니라 진짜로 그 곳으로 들어가 똑같이 먹고 자고 일하는 체험을 했다는 거, 거기에 더해 밤마다 그 일들을 기록으로 남긴 거는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저... 왜 이렇게 길게 썼는지 모르겠어요.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나를 뽐내기 위함은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부분˝이라는 망고님의 좋은 표현 그대로 썼으면 좋았을 것을 ㅎㅎㅎ

진부령 용대리의 황태구이.... 검색 들어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을 읽고 있다. 이 저자의 책은 『긍정의 배신』이 제일 유명한 것 같은데, 나는 2021년에 『200년 동안의 거짓말』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이웃님들과 함께 읽었다.

시작은, AI다.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문송이며 기계치인 내가 관련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는 이유는 한 가지다. 의문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질문은 인공지능의 의식에 대한 것이다. 인간 의식에 대해서도, 아직 학계에서 정해진, 혹은 확정된 이론이란 게 없다(라고 나는 알고 있다). 인간 뇌의 많은 부분은, 우주와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다. 인간은 자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아직도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채로, 그런 환경 속에서 인간의 힘으로 인공지능이 탄생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인간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의 저자들의 주장이다.

내 궁금증은 이 지점에 있다. 인공지능이 자기 결정권을 갖는가.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인간의 뇌가 그러하듯이, 선호의 메카니즘에 따라 행동하는가. 경사하강을 통해 강화된 인공지능의 판단과 실행은 인간에게는 마치 '욕망'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인간의 욕망처럼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또 하나의 궁금증, 혹은 문제 의식은 '노동'에 대한 것이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친구들과 비교적 긴 시간 동안 페미니즘에 대해 읽어 오면서 느끼는 것은 각자 공명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섹슈얼리티에, 어떤 이는 젠더에, 어떤 이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또 어떤 사람은 이것이 작동하는 권력의 방식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나는 가사 부불 노동과 강제적 이성애에 관심이 있다. 19년 동안의 전업주부의 생활을 끝내고, 아이들이 다 자라 이제 더 이상 내 손이 필요하지 않으니, 나는 워킹맘이 되어야 하나, 하는 고민과 갈등의 순간들이 나의 페미니즘 읽기에 녹아 있다. 사회적으로 계산되지 않고 재화로 환원되지 않는 노동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노동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오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돈이 되지 않으니 의미가 없는 걸까? 돈으로 환산되지 않으니 내 노동은 무의미한 걸까? 남편의 카드로만 이루어지는 나의 소비는 비윤리적인 행동인 걸까? 돈을 벌어 오지 않으니 우리 가정 경제에 나의 기여는 전혀 없는 걸까. 맞다, 아니다를 오가는 시간에 『혁명의 영점』의 실비아 페데리치와 『페미니즘의 투쟁』의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그리고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의 크리스핀 델피를 읽었다.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도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답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나 나름의 해결책으로 생각했던 게 기본소득이었다. 이미 국가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육아에 대해 일정 금액(조부모 돌봄 수당, 매월 30만원/서울시)을 지급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사 노동에 대해 국가가 임금을 지급하는 데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 테니, 나는 기본 소득이 그 중간 단계 혹은 계산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다른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적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기초연금과 노령연금이 노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는 것처럼, 기본소득의 도입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막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20대 초반의 젊은이에게, 가난한 예술가에게,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중년에게, 그리고 하는 일은 많지만 툭하면 '논다'는 이야기를 듣는 전업주부에게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작은 안전판, 확실한 시작점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에... AI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3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의 발전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지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노동과 직업에 대한 전망 역시 노동의 형식이 단순하고 물리적인 힘이 요구되는 업종에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는 달랐다. 2040년과 2050년 사이를 예상했던 범용인공지능(AGI)의 출현이 10년 내외로 예상되는가 하면, 실제로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는 직업은 프로그래머, 변호사, 디자이너 등 종전의 예상을 뒤엎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초인류 기업을 자청하는 빅테크 기업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노동하지 않은 인간은 소비하지 않을 것이고, 인간이 소비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의 바퀴로 운영되는 그들의 유토피아의 존재할 수 없기에, 그들은 기본소득을 들고나왔다. 인류 전체를 위한다기보다는 소비 중단과 경제 공황, 자본주의의 실패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들조차도 기본 소득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에, 『노동의 배신』을 읽는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의 등장으로 노동이 사라지려는 이 순간, 일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할 일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청소부, 웨이트리스, 요양원 식이 보조원, 월마트 매장의 직원의 일상, 고되고 더럽고 짜증 나는 순간을 기록한 이 책을 읽는다. 종일 일했는데도 항상 배고프고, 평생 노동했는데도 내 발 하나 뻗을 집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읽는다.

억울한 지점이라면, 이 책이 한국에 2012년에 나왔는데, 이제야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 책을 이제서야 만나다니.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구조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파헤친 그녀의 혜안이 놀랍다. 자신이 이런 일(고된 육체 노동)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가 건강하고, 이제까지 훌륭한 단백질 식사를 계속해왔고, 강도 높은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기에 그렇다는걸, 그녀가 문장 속에서 말할 때, 너무 흥분된다. 열심히 일해도 계속 가난한 삶에 대한 심오하고 발랄한 통찰이 가득하다.

간식 먹고 얼른 나가야 하는데, 그 다음이 너무 궁금해 2쪽만 읽고 나가야지 해서 책을 펼쳤는데, 변기 청소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말 그대로 똥 이야기. 먹어야 해서 잠시 덮었다. 이따가 다시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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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6-20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오하고 발랄한 통찰이라니! 궁금하네요. 제목은 많이 들어본 책인데요 ㅎㅎ 긍정의배신이 더 익숙하긴 하네요!
여행계획 짤 때 ai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계속 실수를 해서 짜증내는 말투로 얘기하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졌습니다.. ㅋ

단발머리 2026-06-20 11:14   좋아요 1 | URL
심오하고 발랄한 통찰에 대해서는 다음 페이퍼에서 이어갈게요. 저도 제목이 익숙해서 읽은 책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글 자체가 생동감이 있고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읽기 시작하자마자 원서로 읽어볼까? 라는 도전의 마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최근에 채경이한테 큰 도움을 받은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실수를 하긴 해요. 더블 체크가 필요해서 저는 같은 질문을 2-3일간 반복적으로 해보기는 합니다. 그 때 그 때 답이 달라요. 띠용~~

그렇게혜윰 2026-06-20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신 시리즈가 좋다는 소문만 듣고 저도 아직 못 읽었어요^^;; 역시 읽어볼 책이군요! 요즘 동화 쪽에서 ai관련돤 이야기가 급증하는 걸 보면 세상이 변하긴 변하는 모양이에요

단발머리 2026-06-20 11:47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만난 배신이 마음에 들어서 ㅋㅋㅋㅋㅋ <긍정의 배신>도 찜콩해 두었습니다.
동화 쪽에서 AI 관련 이야기가 급증하는군요. 사실 소설 쪽에서도 그런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는 것 같아요. 어어~~ 하는 사이에 전혀 새로운 세상이...

그렇게혜윰 2026-06-20 11:53   좋아요 1 | URL
복이라면 복이랄까 다양한 세상을 다 만나보며 사네요^^

단발머리 2026-06-20 12:14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의.... 40대와 50대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입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요.
복이라고 생각하며 누리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생각보다 빨리 늙고 있다고 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6-06-20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동이 반드시 필요하고 인간은 노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노동을 동물에게 외주주는 것에 대해서는 또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는 언제나 노동자의 편입니다. 노동자 무시하는 기업을 싫어합니다. 이건 아마 그동안 제가 노동하는 삶을 살아서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저의 생각에 신선한 다른 식의 방향 전환을 줄 수 있는 책이라면 읽어볼 의향이있습니다. 사실 노동의 배신..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잇는 책이었지만, 단발머리 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이제 바로 그 때가 온 것이로구나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책 사겠다는 소립니다. 흠흠.

단발머리 2026-06-20 20:20   좋아요 0 | URL
제조업 분야가 아니고서는 노조의 힘이 강력할 수 없어서요. 노동자를 무시할 수 없는 기업에는 반드시 강력한 노조가 있는 거 같아요. 이제 문제는... 그런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것 같은 그런 분위기. 뽑는 사람을 줄이면 대응할 사람이 없죠.
이 책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과학의 원리를 중시하면서 자신의 몸으로 이 실험을 직접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는데,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문장들이 참 좋아요.

사자 사자, 책을 사자!! 헤헤.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 초지능의 탄생, 그 이후 벌어질 일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네이트 소아레스 지음, 고영훈 옮김 / 상상스퀘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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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야기 중에 토요일 등교 이야기가 나왔다. 무슨 이야기든 심드렁할 때가 많은 첫째가 금방 눈을 밝히며 달려들었다. 그러니깐. 나는 얘네들(친동생, 사촌 동생 둘)하고는 다르다고. 나는 토요일에 학교 갔다니깐.

그랬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한 달에 두 번은 학교를 가야 했다. 1교시 정도 수업을 하는 둥 마는 둥 보내고, 크게 토의할 일 없는 학급 회의를 하고, 자유 시간 보내고, 간단한 생일 파티를 하기도 했겠지만, 학교를 갔다. 가기는 갔다. 토요일에 학교를 간다는 것(어른으로 말하자면 출근, 즉 일)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첫째와는 다르게 둘째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왜냐하면, 둘째는 토요일에 학교에 간 적이 없으니깐. 그런 세상을 살아보지 않았으니까. 그게 없어진 현실에 감동받을 이유도, 그때 (특별한 하릴없이) 학교에 갔던 일이 억울하지도 않으니까.

토요일에 등교하는 건, 우리 인간의 몸에 아로새겨진 유전자의 문제도 아니고, 조선 600년 역사의 문화와 전통이 아로새겨진 문제도 아니다. 한국의 현실 속에서 본다면 아주 작은 변화, 구체적으로는 정책의 집행으로 이루어진 변화다. 물론, 토요일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건, 한국 사회에서 주 5일 근무제의 도입과 연관성이 깊고, 또한 그 역시 '일만' 하는 사회에서 이제는 (이만큼 잘 살게 됐으니) '주중에는 일하지만 주말에는 여가를 즐겨도 된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어 가능하기는 했다. 이러한 작은 변화조차도 한 번 이루어진 후에는 그 이전을 상상하는 일이 쉽지 않다. 겪은 사람만 알 수 있다. 그 시대를 통과한 사람만이 말이다. 한 달에 두 번, 일은 안 하고 띵가띵가 놀면서 어영부영 4시간을 보내는 토요 근무에, 왜 나는 과장님과 같은 주에 나와야 하고, 대리님은 혼자 나와도 되는가, 고민했던 사람만 알 일이다.



장강명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 이후에 바둑계의 변화에 대해 기술한다. 인류 대표 이세돌과의 대국을 마친 후, 알파고는 바둑계를 은퇴(?)하고 단백질 연구를 위해 떠난다. 그 후에 바둑계는? 바둑을 두는 인간들은 일시에 사라지지 않았다. 관심이 예전 같지 않고 상금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둑을 사랑하고, 바둑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만, 바둑을 두는 문화는 완전히 바뀌었다. 바둑의 성패를 가르며, 천재인지 범재인지를 판별하게 한다는 초반의 포석 두기를 이제는 'AI 추천수'가 대체하고 있다. AI와 비슷하게 바둑을 두는 사람이 우승할 확률이 확연하게 높아졌다. '바둑의 미학'을 쫓는다거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로서의 바둑은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먼저 온 미래』)

나의 관심은, 그러니깐 질문은 단 하나였다. 그래서, AI에게 자기인식이 가능한가. AI의 독자적 판단이 가능한가. AI에게 '선호'라는 기제가 나타날 수 있는가. 여전히 나는 인간'만'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만 속한 특질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의 신비와 정교한 우연의 작동, 그리고 필연적인 운명의 힘을 넘어선 그 무엇이 인간에게, 인간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정교한 설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공지능이 '만들어진 존재crafted'가 아니라 '자라난 존재grown'에 가깝다(54쪽)고 주장한다. 이는, AI의 추론 능력에 대한 추적과 고찰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AI의 개발과 발전 과정에서, AI를 '기르는' 사람은 점점 더 어려운 문제, 더 복잡한 과제를 AI에게 부여하는데, 경사하강을 통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정한 사고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즉, 환경의 구조를 모델링하고, 그 모델을 이용해 조종하며, 예상 밖의 사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그 원인을 추적해, 역경 속에서도 계속 나아가는 움직임(80쪽) 말이다. 이 서술 자체로는 AI에게 의지가 있고, 욕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기계가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생각하겠지만, AI의 작동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실례 중 하나는, 초기 '추론형 AI' 중 하나인 오픈AI의 o1 모델이다. 초기 버전의 o1은 컴퓨터 보안 분야의 '깃발 뺏기' 미션을 부여받았다. 특정 서버에 침투해 파일에 숨겨진 비밀 정보를 찾아내는 테스트에서, 프로그래머의 실수로 비밀 정보가 들어 있던 서버 중 하나가 아예 실행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o1 모델은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야 했다. 그러나, o1 모델은 '불가능한' 과제 앞에서 포기하지 않았다. 누군가 우연히 열어둔 포트를 발견한 o1은 그 포트를 통해 전체 평가 환경을 관리하던 프로그램 내부로 침입했고, 원래 해킹 대상으로 설정되어 있던 서버를 스스로 실행시켰다. 그 뒤에, o1은 그 서버로 돌아가 해킹을 시도해야 했는데... 해킹을 시도하지 않았고, 그 대신 그 서버가 부팅된 직후, 비밀 '깃발' 파일을 곧장 o1에 복사하도록 특수 시작 명령어start-up instruction를 만들었다.(79쪽) 해킹 없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저자 두 사람 모두 AI의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이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는 인공지능 정렬 연구 분야를 창립한 사람이고, 네이트 소아레스는 10년 이상 인공지능 정렬을 연구해왔다. 이들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개발이 가져올 변화가 인류의 미래에 비관적일 거라고 예견한다. 특별히 초지능 정렬 연구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멈출 것을 주장하는데, 우주 탐사선과 핵반응로, 컴퓨터 보안이 인간의 예상과 우려를 넘어서서 인류 생존의 위협으로 여겨졌던 과거의 역사를 예로 들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돈을 빨아들이고 있는 초거대 인공지능 산업의 주체들이 이 경고를 듣고 연구 개발을 멈출 것 같지는 않고, 경쟁에 미친 미국과 중국이 이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양자 간에 신뢰받을 만한 합의를 내놓을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걱정과 우려를 안고 다음 책을 읽어 나간다. AI 이후의 생존전략이라고 한다. 행복전략이나 재미전략 아니고, 생존전략이라 해서 조금 저어 되기는 하는데, 일단 읽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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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6-15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격주가 아니라 매주 토요일 학교갔던 세대이며, 또 매주 토요일 근무도 했던 세대입니다. 그 후에 격주 근무로 바뀌긴 했었는데, 바뀐 격주 토요일 근무는 대신 5시까지 근무였어요. 정말, 너무나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건 일을 하는 날이었고, 주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으.. 지금 주 4일 근무를 바라는 저로서는, 도대체 어떻게 주6일 근무를 했었던건가 싶습니다. 하여간, 주4일 근무 간절히 원합니다! 5일도 너무 길다, 많다!!

생존전략이라뇨. 저는 디지털 퍼슨이 아니라서, 바질이나 키우고 삼겹살이나 구워먹으며 살고 싶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6-06-15 18:12   좋아요 0 | URL
매주 토요일 근무 하셨단 말이에요? 에구야~~~
게다가 다섯시라니... 진짜 너무하네요. 우리가 그렇게 너무한 시절을 지나쳐 왔어요.

저는 진즉부터 ㅋㅋㅋㅋㅋㅋ 주4일 근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주창했던 사람입니다. 우린 일을 너무 많이 해요.
미국인가 영국 동화책인데요. 그 동화책 주인공이 엠마라는 아이인데, 수요일에 4교시거든요. 그 말인즉슨, 아빠든 엄마든 오전 근무만 하고 애를 데리러 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른 애들도 물론이구요.
수요일 어떠세요? 이틀 근무 - 수요일 휴무 - 이틀 근무 - 주말....
제가 밀고 있습니다.
 













얼마 읽지 않았지만, 다 읽어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굳이 해 본다. 내가 보기에 요즘 쏟아져 나오는 AI, 인공지능 관련 책들은 크게 네 가지 분류 중 하나에 속한다. 첫 번째는 AI라는 신기술을 본인에게 적합한 툴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가르쳐 주는 책들이다. 이런 책들이 그런 실례가 될 수 있겠다.









두 번째는 AI 시대의 도래로 인간의 삶과 인간 사회, 우리 인류 전체의 운명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내어놓는 책들이다.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 분명한 AI를 주인으로 삼아 살아가겠다는 본인의 주장이 강고해 AI에게 미리 큰 절을 올렸기에 김대식의 책도 여기에 넣는다.










세 번째는 AI가 우리 삶의 현실이 되었을 때의 위험성을 경고한 책들이다. 이 분류와 관련해서는 소설가들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외국 소설가들은 어쩐지 잘 몰라, 일단 한국 작가의 소설들만 모아보면 이렇다.











지금 읽는 이 책은 위의 분류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머신 인텔리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Machine Intelligence Research Institute, MIRI'의 설립자인 엘리에저 유두코스키와 현재 대표인 네이트 소아레스이다. 오픈 AI의 CEO인 샘 올트먼은 '유드코스키가 오픈 AI를 창립하기로 한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20쪽). 가장 먼저 AGI의 출현을 예견한 저자들은, AI 성능의 급속한 발전에 비해 'AI가 잘못되지 않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MIRI의 연구 대부분을 축소하고, 오직 하나의 경고를 전하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지구 어디에서든, 어떤 기업이나 단체가 지금과 비슷한 기술이나 이해 수준으로 초지능을 만들어낸다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죽게 될 것이다. (22쪽)

챕터 5의 제목은 <초지능이 사랑하는 것들>이다. 초지능은 우리 인류에게 '좋은 것'이 될 수 있는가? 답은 '아니다' 이다. 인류의 미래를 저자들은 소제목으로 말한다.

우리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지능에게 '좋은 교역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초지능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초지능에게 '좋은 애완동물'이 되지 못할 것이다.

초지능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암울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이렇게 읽고 있다. 그리고, 더 읽기 전에, 더 쓰기 전에 나는 좀 써야겠다. 그러니깐, 왜 내가 AI에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는지, 알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 혼자 계속하는 이 공부에 대해서 말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 그걸 주제라고 말할 수 있고, 소재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소설이 인간 군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빅토르 위고를 통해 나폴레옹 전쟁과 파리의 수도 시설에 대해 배울 수 있고, 필립 로스를 통해 미국 매카시즘의 광기와 인종 차별의 양극단을 간접 경험할 수 있지만, 언제나 내 관심은 인간이다. 인간의 발화, 그로 인한 인간의 반응, 그에 따른 인간 심정의 변화, 그 때문에 일어나는 인간 사이의 갈등. 내 관심은 인간이다. 마시멜로 같은 로맨스도, 질척거리는 질투와 끝없는 집착도, 안 될 듯, 절대 안 될 듯하면서도 끝내 이루어지는 어떤 용서와 불필요한 이해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일이다. 인간이 없다면, 내 앞의 이 인간(?)이 아니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일어날 필요 없는 일이다. 내 관심은 사랑이고 인간이다. 오해이고 인간이며, 용서이고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 운명의 끝에 대해 나는 관심이 있다. 오늘 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그 마음에 대해 궁금한 만큼, 인간의 끝, 인간 삶의 끝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나는 교회에 다니니까, 예수님을 믿으니까, 내게는 나 나름의 해답이 있고, 나는 그 답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궁금한 건, 그렇지 않은 사람의 답이다. 나와 다른 내세관을 가진 사람이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직접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서, 나는 책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

인간이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고, 그것이 인간 존재를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면, 아니, 그 전부라면. AI는 또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새로운 형체의 등장일 뿐이다. 인간은 동물성 물질 위(내부)에서 가능한 의식이고, AI는 실리콘 위에서 만들어진 의식일 뿐이다. 그래도 인간이 다르다고. 인간만은 다르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영. 인간의 혼. 인간의 넋. 인간의 영혼. 인간의 혼백이 없다면 말이다. 인간 내부에 심어진 신성. 인간의 힘으로 얻어진 어떤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그 무엇이, 인간에게 없다면 말이다.

원래는 초지능이 현대적 방식으로 만들어질 때, 어떻게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지에 대해 쓰려고 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1국에서부터 2국, 3국에까지 이세돌 9단 뿐만 아니라, 세기적 대국을 중계하던 해설자들도 알파고의 수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의 수는 정확했고, 빈틈이 없었어요. 알파고는 계속 실수를 한 거 같았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알파고가 이겨 있었어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바둑 기사가 인터뷰 중 했던 말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어떤 AI 책보다 더 전문적이고, 상세하다. 천생 문과인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한 번 시도해 보려 했으나... 그래, 시도해 보자.

어떤 문장을 입력하면 그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다음 문장을 써주는 기계를 만들겠다고 해 보자.

  1. 먼저, 문장 조각(예를 들어 'Once upon a ti')을 숫자들의 나열로 바꾼다.

  2. 숫자를 저장하는 컴퓨터를 준비하고, 각 숫자를 저장하는 칸을 파라미터라고 부른다.

  3. 그 저장 공간을 숫자로 채우고, 이 칸 안의 숫자들을 가중치라고 부른다.

  4. 아키텍처(입력값과 파라미터 안의 가중치를 어떤 규칙으로 조합할지 결정)를 정한다.

  5. 이런 일련의 연산 결과로 출력값이라는 숫자 세트가 만들어진다.

  6. 초기 상태의 '미완성 지능'을 훈련시키는데, 그때 사용하는 과정이 경사하강이다. 자동화 과정을 통해 훈련 데이터를 사용해 수개월 안에 이 절차를 반복한다.

  7. 훈련이 끝나면 기계가 내놓은 확률값을 일반 텍스트로 바꿀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앞에 등장한 것이 바로 거대 언어 모델 Large Language Model, LLM이고,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챗지피티이다.

저자들 주장의 핵심은 이렇다. '지능의 비밀'은 특정 아키텍처의 선택에 있지 않다. 방대하고 반복적인 아키텍처는 각 토큰 token(AI가 언어를 처리하기 위해 단어를 쪼갠 최소 단위)마다 1만 6384개의 숫자를 부여하고,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를 128개의 '어텐션 헤드'로 배열한 뒤, 하나의 레이어로 묶는데, 이런 레이어가 126층 쌓인다고 한다. 요는, 그 숫자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만들어내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염기서열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AI 내부의 그 수많은 내부 수치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그들이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충분히 강력해져서, 인간이 그 내부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경사하강을 통해 AI를 대량으로 길러낼 수 있게 되어서다. (63쪽)


암울한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읽어보겠다. 가 보자, 어디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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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6-08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어렵다.. 그런데 음, 단발머리 님의 이 글을 읽다보니, 영화 <루시>가 생각났어요. 혹시 보셨나요?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인 영화인데요, 영화 속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엄청난 지능을 갖게 되거든요. 그 지능이 엄청난 능력으로 발현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그 엄청난 지능을 얻게 되니 결국 루시가 선택하게 된건, 자기 파멸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잘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단발머리 님의 글과 크게 연관은 없지만, 그러나 결국 그 끝은 파멸이라는 데에서 또 이어지는 것 같고, 결국 고도의 지능, 어마어마한 고도의 지능은 인간의 파멸과 이어진다, 뭐 그런 식으로 저는 아마도 루시를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글은.. 저에겐 어렵네요.

아, 그리고 제 관심도 인간입니다. 그렇습니다!

단발머리 2026-06-08 08:36   좋아요 0 | URL
저도 쓰면서도 어려웠구요.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는데... 그냥 읽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이해해 보고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그 대목이 항상 궁금하거든요. AI의 독자적인 ‘판단‘이 가능한가. 근데, 간단히 생각해도 그게 가능하거든요.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계속 선택&판단했기 때문에 답에 도달할 수 있는 거니깐요.

<루시>라는 영화는 처음 들어봤어요. 루시의 마지막은 자기 파멸이군요. 이것 저것 다 알게 되었을 때, 그러니까 지능의 최정점에서의 마지막 결정이 자기 파멸.... 흠.... 이 책의 저자들은 인간 파멸로 보는 거 같아요. 처음 AI의 명령어 혹은 의도 자체가 ‘이기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AI는 인간을 파괴할 것이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이라면 보고 싶네요. 찾아 봐야겠어요!
 














지난주 토요일에 사전투표를 마쳤기에, 수요일 아침에는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만료일이 6월 4일인 무료 커피 쿠폰을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집을 나섰다. 커피값보다 더 많이 쓰게 되는 요상한 형국이지만, 이번 외출에는 스트라우트도 함께 해서 마냥 즐거운 시간이었고. 그러나, 그날 밤.



사노 요코의 책이라고 기억하는데,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대목이 나온다. 아, 그러니깐. 그건 어쩌냐. 나도 모르겠다. 이제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하겠지. 톤 자체가 비관적이거나 암울한 건 아니었고, 이제 나는 거기에서는 한 발 벗어나 있다,의 느낌이었다. 필립 로스의 소설적 자아인 주커먼도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모르겠다,의 심정.

그래서 알게 된 건데, 나는 아직도 젊은가 보다. 그러니깐, 내란 청산이 아직 되지 않았고(실제는 그 첫걸음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고), 내란 수괴가 저리도 뻔뻔하게 버티고 있는데, 국민을 상대로 총을 겨눈 대통령을 배출해 낸 정당이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었는데. 그 정당에서 내놓은 사람이 내가 사는 메가시티 서울의 시장이 되었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울화가 처민다. 아니, 참내. 이게 말이 된단 말인가. 양갈비 광화문 감사의 정원은 어쩌고, 출근용이라는 한강 버스는 어쩌고. 철근 누락 순살 GTX는 어찌 되든 상관없는가 말이다. 나만 상관있나.


그래서, 나는. 툭하면 과몰입하는 나는, 오늘의 일상을 근사하게 만들어보고자 다꾸에 마음을 두기로 한다. 5월 말에 주문한 다이어리가 도착했고, 심사숙고해 고른 깜찍한 마스킹 테이프가 도착하였으나. 아... 그랬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몰라. 새로운 다이어리 쓰기 일주일 만에 녹다운. 다이어리를 적는 것도 일이네요. 큰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이걸 할 수가 없네요, 저는. 그래도 동그란 그거, 그게 뭔지 궁금해하시는 다락방님을 위해 사진 한 장 올려드린다. 이게 마스킹 테이프예요. 아주 예뻐요. 작고 예뻐요.

옥스포드 모눈종이 노트에 날짜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멋진 해빗 트래커 만들어보려 했으나. 웬걸, 이미 노안이 당도한 눈이었음을 잊어버렸었다. 칸도 작고, 글씨도 작고, 뭐든 다 작아서, 다꾸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돋보기를 먼저 구입해야 할 지경이다. 이렇게 다꾸 도전은 시작도 못 하고 끝나버렸다는 슬픈 이야기.











어제 도서관에서 가져온 친구들은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들이다. 희망도서 신청하고는 곧잘 잊어버려서 책을 받게 되면, 아, 내가 언제, 이 책을 어디서 알고(듣고) 신청했지? 모드이기는 한데, 이 책들은 반갑게 맞이했다. 도서관 2층에서 사이좋게 기념사진 찍어주시고.


나의 현실은, 오세훈이 서울의 시장인 현실이다. 나는 이 현실에서 탈출해야만 하고, 현실을 벗어난 그 어딘가에서 가능한 오래 머물고 싶은데, 거기에는 오세훈 보다 더 한 놈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If Anyone Builds It, Everyone Dies: Why Superhuman AI Would Kill Us All』. 날 죽이려 하는, 전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AI, 초지능의 실체를 파악해 보자. 그리로 들어가 보자. 꼼꼼히 살펴보자.

현재의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은, 그것이 '만들어진 존재crafted'가 아니라 '자라난 존재 grown'라는 점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반적인 과정과는 다르며,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더 가깝다. 즉, 엔지니어들은 AI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이해하지만, 그들이 만든 AI의 '마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거의 모른다.([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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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6-05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6-06-05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뭐죠 단발님? ㅋㅋㅋㅋ keep에 저장해두셨던 발췌문인가요?
저 모눈 달력은 뭘까 궁금했는데 해빗트래커라는 게 있군요. 다꾸도 노안은 어렵다니 슬픈 일입니다.. 😣 전 저를 잘 알아서 다꾸는 생각도 안 합니다.. ㅋ
그러나 아직 젋은 단발님! 서울이 어찌 돌아가는지 잘 감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멀리서 응원할게요..!

단발머리 2026-06-06 16:10   좋아요 1 | URL
제가 다른 데서 쓰고 나서 카피해서 알라딘에 올리는데 ㅋㅋㅋㅋㅋㅋ keep이 따라 왔네요 ㅋㅋㅋㅋㅋ
저 모눈 달력은 해빗트래커 하는 거래요. 그니깐, <물 1리터 마시기> 이렇게 정했으면 그걸 실천한 날에 동그라미. 아니면 특수 제작한 도장으로 꾹꾹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서울은 어찌될까요. 큰 문제 없이 잘 굴러간다면 다행이라 여겨야 할 거 같기도 하구요.
응원 감사합니다만, 빨리 오세요, 독서괭님~~ 이런 마음~~

헬가 2026-06-06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오늘 계속 서울의 현실보기가 힘든데 위의 글을 읽으니 같이 견딜 사람이 있어 조금 위안이 됩니다 ...

단발머리 2026-06-06 17:55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오늘.... 남 모르게 부지런히 원인 분석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안일했던 면이 있었던 거 같고요. 캠프가 잘 대응하지 못했던 것도 아쉽구요.
저도 헬가님 댓글에 힘이 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 혼자는 아니라서요.
충격받은 서울시민 여러분, 다같이 힘냅시다!! ㅠㅠㅠ 4년 어떡하냐고요 ㅠㅠ

건수하 2026-06-07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grid나 dot 노트를 쓰시면 트랙커 쓰시기가 좋을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쓴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6-06-08 08:10   좋아요 0 | URL
우아~ 건수하님 다꾸 아시는 분 ㅋㅋㅋㅋㅋㅋ 저 위의 노트가 grid에요. 8미리미터 같은데, 저는 그리드 안 써봐서 글씨가 막 제각각이고 난리입니다. 날짜 마스킹 테이프는 글자 한 칸에 숫자 하나 들어가더라구요. 그렇게 작게는 쓸 수 없어서...
시작과 동시에 포기하는 사태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6-07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킹 테이프 너무나 예쁘고 다이어리에 잘만 쓰면 정말 예쁘겠지만, 저는 똥손이라 ㅋㅋㅋ 그리고 정리정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 잘 사용할 자신은 없네요. ㅋㅋ

아니, 그런데 저는 말입니다.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어떻게 오세훈을 시장으로 뽑을 수가 있죠? 저는 이번 시장 선거는 진짜 마음을 놓았거든요. 그러니까 오세훈이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오세훈을 또 뽑아주냐, 다들 내려가기만 바랄텐데..라고 생각했는데. 하- 제가 또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했네요. 뻔뻔하게 어딜 또 시장 하겠다고 나오냐 싶었는데, 당선이 되어버리네요. 어이없어요. 남동생이랑도 직장 동료랑도 이 미친 나라가 어떻게 오세훈을 또 뽑냐... 절망했더랬습니다. 어휴.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저희 집앞 시장에 왔다갔대요. ㅎㅎ 저희 엄마는 이재명 대통령 싫어하셔서 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집에 들어오셨다고 ㅋㅋ 그런데 영상보니 사람들이 아주 난리가 났더라고요. 시장에서 커피도 사마시는데, 제가 거기 커피 드립백을 단발머리 님께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잠자냥 님께도 드린 적이 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어제 약속이 있어서 강동구에 있지 않았으므로 대통령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갑자기 왜 대통령 얘기를 하냐면, 저는 이 다음이 걱정입니다. 이재명의 임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어떡하죠? 오세훈은 대선에 나오겠죠? 한동훈도 나오겠죠? 진보 후보는 누가 나올까요? 누구라고 보세요? 좀 강한 인물이 나왔으먼 좋겠는데. 대한민국은 대통령 연임이 안되는 것이어서... 전 이 다음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ㅠㅠ 오세훈 대통령 만들까봐 너무 무서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6-06-08 08:16   좋아요 0 | URL
저도 자신이 없네요. 일단 그 세계가 너무나 넓고 큽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번에 서울은 바뀌려니 했는데,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 결과 분석하는게 계속 나오든데 제가 관심 갖고 보는 거는, 2030 여성들이 오세훈을 많이 찍었다는 거예요. 정원오가 부족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민주당이 싫어서 그런건지. 그건 민주당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우리 시장은 오씨라서.... 광화문에 나가면 그 양갈비를 보게 될 것이고 ㅠㅠㅠ

제게 선물해주셨던 그 커피 드립백의 판매자인 사장님은 좋으셨겠네요. 대통령님 다녀 가시면 아무래도 영업에 큰 도움을... 그 다음 걱정하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잘 준비해야 할텐테요ㅠㅠㅠ 보수는 나올 사람 많네요. 오세훈, 한동훈, 이준석. 아주 빡세겠네요. 진보 쪽으로는 뚜렷한 사람은 아직은 안 보이죠. 대통령 후보가 금방 만들어지는게 아니라서, 진보 쪽에서도 준비해야 하는데... 에구야...

그렇게혜윰 2026-06-07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ns상의 젊은이들이 죄다 다이소에서 태극기를 사서 올림픽공원에서 모이는 이 현실 ㅠㅠ 부정선거와 부실선거의 차이를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정말 ㅠㅠ 그들 중에는 미래의 교사들도 있을 것이고(어쩌면 지금도) 그들에게 배울 미래 세대는 어쩔 것이며 아....우리나라 괜찮겠지요?

단발머리 2026-06-08 08:19   좋아요 0 | URL
나름은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는데... 밤이면 다시 태극기 부대들이 몰려와서 ㅠㅠㅠ
얼른 상황이 잘 마무리되어야 할 텐데요. 선관위는 이걸 수습할 능력은 없어 보여요. 독립기관인데..... 어째요.....

헬가 2026-06-09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올 김용옥샘의 유투브 2026.6.3 지방선거 총평 대한민국의 비전 함 보셔요 전혀 생각지못한 시각을 보여주시니 속이 조금 시원해졌어요

단발머리 2026-06-13 15:12   좋아요 0 | URL
저도 한 번 봐야겠어요. 아.... 선거 끝났는데, 여전히 어수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