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2 속 토니 모리슨의 말이다.

 

모리슨             제 말씀은 남성들은 작가로서의 자격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겁니다. 저는 그럴 수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글쓰기가 인생의 핵심이고 마음을 몽땅 차지하고 있고, 기쁨을 주고 자극을 주는데도 저는 제가 작가라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직업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 저는 작가랍니다.”라고 대답하지 못했어요. 대신 편집자랍니다.” 아니면 교사예요.”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성공한 여성 작가가 전혀 없었어요. 작가가 되는 건 남성의 영역처럼 보였지요. 그래서 주변부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가라도 되기를 바랐습니다. 허가라도 얻어야 할 것처럼 느껴졌지요. (311

    

 

 

토니 모리슨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두 개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했다. 여자라는 것 그리고 흑인이라는 것. 흑인 여자. 여자, 남자가 아닌 자. 흑인, 백인이 아닌 자. 성공한 여성 작가를 보지 못 했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작가로 성공한 것을 확인하지 못 했기에, 작가가 되기 위해 토니 모리슨은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극복해야 한다. 소리 내어 말해서는 안 되는 여자라는 조건, 중요한 일을 할 수 없는 흑인이라는 조건. 그녀가 소리 내어 말하고, 자신의 말을 그대로 써내려갈 때, 그녀는 작가가 되었다. authority를 가진 author라는 존재가 되었다.

 

 

 

 

 

 

 

 

 

 

 

 

시녀 이야기는 아이를 빼앗기고, 남편의 생사를 알지 못 한다. 아기 낳는 그릇이 되어, 의례의 밤마다 아내의 손에 잡혀 사령관의 아이 만들기 작업의 대상이 된다.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령관 운전사의 방문을 두드리고, 사령관 아내의 멸시를 참아내야 한다. 무력하고 처참하다.

 

만에 하나 기회가 닿는다면, 미래에든 천국에서든 감옥에서든 지하에서든 다른 어떤 곳에서라도 당신을 만나거나, 당신이 탈출했을 때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테니까. 미래, 천국, 감옥, 지하, 거기가 어디든 여기가 아닐 것은 분명하다. 무슨 이야기라도 털어놓다 보면, 적어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거기 있어서 내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인 사실로 믿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당신한테 털어놓음으로써, 당신이 존재할 것을 의지로 명하는 바이다. 나는 이야기한다, 고로 당신은 존재한다. (458)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절망의 끝에서, 그녀는 이 이야기를 읽는 존재의 실재(實在)’을 명령한다. 그녀가 이야기 하고 있으므로 들으라고 말한다. 존재하라고 명령하므로 실재해야 한다. 그녀가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 그녀가 하므로.

 

Joy Luck Club

 

 

 

 

 

 

 

 

 

 

 

 

중국계 미국 여성들, 중국인인 어머니들과 미국인으로 자란 딸들에 대한 소설 조이럭클럽. 여덟 명의 화자 중 한 명인 는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맞이한다. 새어머니는 갖은 구박을 하며 전처 딸인 를 괴롭힌다. 당시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그 다음 해, 새해 셋째 날에 돌아온다고 믿었다. 새해 셋째 날, 죽은 엄마의 영혼이 돌아온다고 믿어지는 바로 그 날, ‘는 소리를 지른다. 그 날부터 는 소리 지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새해 셋째 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돌아온다는 미신을 믿느냐 혹은 믿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선택이다. 믿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믿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리고 무력한 는 그 확실하지 않은 믿음 가운데 서서, 미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버린다. 소리 지름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세계 밖으로 내보냄으로. 그녀는 자신의 지위를 변환시킨다. 소리 지르는 사람이 된다.

 

 

작년, 재작년에는 인문서였고, 올해는 소설이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시작으로, 정이현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가 작년에 출간됐고, 박민정의 『아내들의 학교와 강화길의 다른 사람이 뒤를 잇는다.


 

 

 

 

 

 

 

 

 

 

 

 

 

 

 

 

 

 

 

 

 

 

 

 

 

페미니즘 도서 풍년 시대라 국내외 유명 저자들의 책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의 성, 성의 변증법, 집안의 노동자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걷기의 인문학, 어둠 속의 희망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지극히 사적인 페미니즘

  

 

 

 

 

 

 

 

 

 

 

 

 

 

 

 

 

 

 

 

 

 

 

  

 

 

 

 

 

 

 

 

 

 

 

지극히 사적인 페미니즘카드 리뷰에 내가 하려던 말이 그대로 적혀 있어 옮겨본다.

 

  

  

 

그러니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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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9-0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단발머리님을 보고 힘을 얻어 10월부터는 [제2의 성]을 시작해볼까 해요. 그래서 올해 안에 완독하는 게 목표입니다. 불끈!
계속 지치지 않고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참 소중한 분이십니다. 흑흑 ㅜㅜ

단발머리 2017-09-08 10:41   좋아요 0 | URL
<제2의성> 10월에 시작하셔서 저보다 먼저 완독 고지 찍으시면,
제가 아주 좋아합니다^^
저도 올해 완독이 목표입니다. ㅎㅎㅎ
힘을 얻는 사람은 저예요. 다락방님과 함께라서 더 좋구요. 항상 응원해주셔서, 다정하고 따뜻한 격려 감사해요~~~
하트뿅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