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지 않습니다.”

라는 보테로의 말은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혼란을 준다. 살찐 남자나 뚱뚱한 여자같이 특정한 무엇을 그리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리얼리티를 미술로 변환하는 수단의 하나로 변형과 변신을 이용하는 데 관심을 쏟을 뿐이라 한다. (예술의 전당, 전시회 설명) 보통 체격보다 더 통통한 모습의 인물들은 건강 상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0815 풀밭 위의 콘서트 0816’은 저녁 7시 30분이 공연 시작이었는데, 4시까지 가야한다는 나를 남편이 간신히 진정시켜 공연장소에 도착해보니 5시 15분. 무대 위에서는 리허설이 한참이었고, 그 이름도 머나먼 정명훈씨가 무대 위를 왔다갔다 하며 리허설을 점검하고 있었다. 손열음은 리허설에 하얀색 미니원피스를 입고 나타났는데, 이전의 인터뷰에서 느꼈던 시원시원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나까지 시원해진 느낌이었다.

 

 

 

 

 

 

 

정명훈씨라면, 세계적인 지휘자로서 우리의 자랑이지만, 사람이 너무 틈이 없어, 들어오자마자, 제 자리에 서자마자 “빠바바바아~~”가 시작돼, 깜짝 놀랐다. 그 곳의 청중들이 모두 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헉, 왜 이렇게 빨리 시작해?...’ 

 

 

 

손열음은, 아, 손열음은 오프 숄더의 역시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는데, 혼신의 연주에 1악장이 끝나자마자 물개박수를 쳐댔다. 공연까지 두 시간 이상을, Wifi도 안 터지는 불모지에서 벌레들과 씨름하느라 입이 댓발이나 나왔던 딸아이도 손열음의 연주에 말 그대로 ‘하아~’를 연발했다.

 

 

야외 풀밭에서, 매미 소리와 함께 베토벤의 ‘운명’과 손열음의 ‘차이코프스키’를 들을 수 있었던 어제 밤이, 올 여름 최고의 순간이다. 2등, 3등은 경합중이니 나중에 가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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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8-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데요~~♡
이런공연을 볼 수 있단 것은~~
서울에서 살고프단 생각도 들게끔 합니다^^
보테르전도 멋지구리하구요!!

단발머리 2015-08-17 11:03   좋아요 0 | URL
아... 그러네요. 멀리 계신 분들은 오시기 어렵죠. 근데 서울은 공기가 많이 안 좋으니까요, 특히 2~3월에는요.
쎔쎔이 or 쎔쎄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