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 샹탈은 왜 장마르크에게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말했나

그녀는 심각한 토론에서 벗어나려고 이 말을 끄집어냈다. 그녀는 가급적 가장 가볍게 말하려고 노력했으나 자신의 목소리가 쓸쓸하고 우울한 데에 그녀 자신도 놀랐다. (31쪽) 



질문 2. 장마르크는 왜 샹탈에게 비밀편지를 보냈나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어떤 미래도 겨냥하지 않았으며 그냥 그녀를 즐겁게 해 주고 남자들이 더 이상 그녀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의기소침해진 상태에서 그녀를 당장 벗어나게 해 주고 싶었다. 그녀의 반응이 어떠할지 미리 상상해 보려고 들지도 않았다. 굳이 상상을 했다면, 만약 그녀가 그에게 편지를 보여 주며 "이봐! 남자들이 나를 아직은 잊지 않았어!"라고 말하면 시치미 떼며 낯선 이의 찬사에 자기 찬사까지 덧붙이리라는 상상 정도였다. (107쪽) 

질문 3. 샹탈은 왜 편지를 장마르크에게 보여주지 않았나

해답은 간단해 보였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것은 훗날 그녀에게 접근하여 유혹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이 편지를 비밀로 간직한다면 그것은 오늘의 조심성이 내일의 모험을 보호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편지를 간직한다면 그것은 그녀가 이 미래의 모험을 사랑으로 이해하려는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109쪽)

질문 4. 그런 편지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서랍은 무슨, 세계 만방에 자랑하겠다. 

팀에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왔다. 둘은 형제라 했는데, 형은 드러머, 동생은 일렉기타리스트라 했다. 팀에서는 내가 막내 아닌 막내급이라 20대 초반 화사한 형제들의 출현이 내심 반가웠다. 연습 중에, 템포를 바꿀 때 서로 어떻게 사인을 주고 받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도자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오른쪽으로 45도 각도로 내가 보이고, 드럼이나 기타쪽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자는 나를 바라보는게 편하고, 나머지 세션들에게는 내가 정면이었다. 드럼 치는 형이 말했다. 

"저희는 누나 보고 맞출께요." 

어머나, 세상에. 나를, 나를 '누나'라고 했다. 그 때는 '얘야, 나는 '누나'가 아니라, '이모'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는 혼자 있을 때,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보고 누나래. 

그 다음 달이던가. 연습을 마치고, 잠깐 기도하러 모이는데, 이번에는 일렉 튕기는 동생이 말했다. 

"저희는 결혼 안 하신 줄 알았어요." 

엥? 이건 또 뭐야? 나는 초등 고학년 딸롱이랑 초등 저학년 아롱이가 있는데, 나보고, 결혼 안 한 줄 알았다니. 아... 나는 이 깜찍한 형제에게 밥을 다섯 번쯤이나 사 주고 싶었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일렉 동생은 지난달에 라식 수술을 했고, 드럼 형은 라식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는 걸 말해야겠다. 

나보고 아름답다고 한 것도 아니고, 이쁘다고 한 것도 아닌데, '누나' 정도로 어려보인다는 말이, 결혼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 그렇게도 기분 좋아, 나는 이 얘기를 100번 정도 했다. 엄마는 이 얘기를 3번 정도 들으셨고, 아빠는 2번 정도 들으셨다.  

만약 이런 편지를 받게 된다면, "나는 당신을 스파이처럼 따라다닙니다. 당신은 너무, 너무 아름답습니다."라고 쓰인 편지를 받게 된다면 어떨까. 물론, 샹탈처럼 편지 보낸 사람을 궁금해 할테고, 주위를 살펴 나를 살피는 사람이 누구인가 찾으려 할 테고, 빨간색 잠옷을 (아니다, 나는 분홍색) 구매할 테지만, 무엇보다도 난, 이 편지를 자랑할 것이다.  

난 이 편지를 남편에게 보여주지는 않더라도 남편에게 얘기를 할텐데, 그 이유는 오직 남편에게 이 사실을, 내가 아직 '젊고', '남자들의 시선을 받을만하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물론, 주위 사람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할테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바, 가장 가까이 있고, 가장 만나기 쉬운 그이에게 이 기쁜 사실을 자랑하련다. 

나, 편지 받았어. 
상상만으로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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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1-05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말 안할것 같아요. ㅎㅎ
말 안하고 들통나지 않아야 그런 편지를 계속 받고, 그와 만나고 하는 일들이 가능해질 듯.
저는 아마도 속에 음탕한 여자가 한 열일곱명쯤 들어있나봐요.

단발머리 2013-11-05 14:24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은 하고요.
설마 말하고 만나겠느냐할 때, 그 지점에서 딱 만나려고요.
상상만으로도 호호홍

다락방 2013-11-05 14:26   좋아요 0 | URL
새벽 세시의 레오같은 남자가 똭- 나와줘야 되는데 말예요. 홍홍홍

단발머리 2013-11-05 16:53   좋아요 0 | URL
이 레오란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레오 맞나요?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본 것 같은데, 책을 안 읽어 어떤 남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외모되고, 매너 좋은 남자주인공일테니,
나와주신다면 감사 땡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