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을 보통 ‘작가’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작가’는 일반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즉, 표지에 자기 이름을 새긴 ‘종이책’을 출간한 사람이거나, 신춘문예와 같은 ‘등단’ 제도를 거친 사람을 말하는게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작가’란 ‘어딘가에 있는 친구에게 나름대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글을 쓸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졌고,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글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시대이니 ‘작가’의 의미가 확대되는 것도 당연하다. ‘어딘가에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작가’는 받아들이기 편안하다. 나도 작가다.

예전에 인터뷰 기자들에게 나는 크리스마스와 독립기념일과 내 생일만 빼고 날마다 글을 쓴다고 말하곤 했다. 거짓말이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일단 인터뷰에 동의한 이상 반드시 ‘뭔가’ 말해줘야 하기 때문이었고, 기왕이면 좀 그럴싸한 말이 낫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간이 같은 일벌레로 보이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일벌레라면 또 모를까). 사실 나는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남들이 얼간이 같은 일벌레라고 부르든 말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쓴다. 크리스마스와 독립기념일과 내 생일도 예외일 수 없다. (어차피 내 나이쯤 되면 그 지긋지긋한 생일 따위는 싹 무시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일하지 않을 때는 아예 아무것도 안 쓴다. 다만 그렇게 완전히 손놓고 있는 동안에는 늘 안절부절못하고 잠도 잘 오지 않아서 탈이다. 나에게는 일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중노동이다. 오히려 글을 쓸 때가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이다. 글을 쓰면서 보냈던 시간 중에서 내 평생 가장 힘들었던 세 시간도 나름대로 꽤 재미있었다. (유혹하는 글쓰기, 186-187쪽, 59-60쪽)

나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기에, 그의 소설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모른다. 전에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만 인정받다가, 최근에 문학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정도만 알 뿐이다. 다른 책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원제는 ‘On writing'인데, 책의 전반부 절반이 자서전과 비슷해서 자신의 어린시절과 고된 무명작가 시절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세탁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쉬는 시간 짬짬히 글을 써 내려간 이야기나, 그를 계속 믿고 지지해준 아내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아주, 아주 재미있다.

나는 글쓰는 이들에게 집필을 일과로 할 것을 권한다.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 뿐 아니라 부업 정도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도 집필을 일과로 할 것을 권한다. 먼저, 집필 시작 시각과 마치는 시각을 정해 놓은 후, 어떤 방해가 있든 유혹이 있든 상관없이, 매일 글쓰기를 일과로 삼고 그 시간을 지키면 많은 글을 써낼 수 있게 된다. (논픽션 쓰는 법, 16쪽, 63쪽)

난 간단한 리뷰를 쓰는데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저녁엔 잘 안 써진다. 오전을 이용해야겠다. 아니면, 아침. 아니면 새벽. 새벽? 새벽.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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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9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29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2-10-05 21:50   좋아요 0 | URL
크크, 당연히 읽을 수 있지요 ㅎㅎ
추석은 잘 쇠셨지요?(쇠다... 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ㅎ)

단발머리 2012-10-07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이궁 답이 늦어서. 추석은 잘 지냈어요. (쇠다가 맞는 건지 저도 잘~~~ ㅋㅎㅎ) 이젠 가을이네요. 가을, 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