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이미 '타자'이고, 우리의 유일무이해 보이는 개별 '자아들'에 거주하고, '자아들'을 구성하는 외부인들, 즉 '이질적' 생명 복합체들이라는  것이다. (376쪽)  



액체에 가깝고 열려있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설명이 제일 인상깊었다. 더 적지 못하고 일단 밑줄만 정리해둔다.  

그녀(오드리 오드)는 ‘인간‘이 원칙과 의도, 의지의 실행을 통해 자신을 창조한다고 보는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식의 전형적으로 미국적이고 계몽주의적인 자서전과는 결별한다. 나아가, 주디스 버틀러처럼 담론들의 -이 경우에는 다문화적 - 얽힘으로 구성되는 자아를 작품화했던 맥신 홍 킹스턴Maxine Hong Kingston의 포스트모더니즘 명작 『여성 전사』The Woman Warrior와도 거리를 둔다. 횡단-신체적 자서전은 자아가 생물학적이며 정치적이고 또한 경제적인 물질의 작용능력들에 의해 구성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 P214

주디스 버틀러는 푸코에 대해 논의하면서 [내가 맺는] "진실의 체계와 갖는 관계는 동시에 나 자신과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에 "반성적 차원 없이는 비판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비판의 반성적 차원은 스스로를 위험에 처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 P219

몸의 회고록들은 젠더 적대를 주장하는 정체성 정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사회의 불확실성과 상호연결성의 불길한 분위기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조니 시거는 활동가 그룹이 "주류 과학의 통로를 거쳐 환경주의운동의 ‘대성공‘을 거둘 때, 페미니스트들은 적대성이라는 뚜렷한 입장을, 또 환경 지식의 다양한 형식을 강조했던 그들의 주장을 상실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경고한다. - P235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처음에는 외부 세계를 분명하게 말해 준다고 생각되었던 과학적 데이터가 점차 자신의 자아를 구성하는 물질로 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지점이다. - P240

임신을 하고 그녀는 "놀라워하면서 "자신이 서식지가 되었으며, 그녀의 자궁은 "한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내륙 해양"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 P253

이렇듯 페미니즘, 젠더를 최소화하는 페미니즘들은 재생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건강 문제와 몸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 P257

물질로서 존재하는 엄마라는 파멸적인 공식화는 동시에 생물학적이면서 사회적이고, 과학적이면서 인격적인 과정들에 기입된 물질적 자아들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좀 더 복합적이고, 좀 덜 젠더화된 방식에 의해 곤경에 처한다. - P257

외부 환경과 관련해 환경보건이 다루는 불쾌한 문제들은 ‘유전자‘에 의해 대체된다. 유전자에 비춰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윤리적·정치적 질문들을 제기하지 않는다. - P261

요약하면, 횡단-신체적 상호교환들의 위험을 인정하는 것은 개인들을 세계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일련의 심리적·정치적·물질적 경계를 가로지르는 실천들을 자극한다. 다른 한편으로, 몸의 회고록이 그러하듯이, 세계와 자아가 함께 존재한다고 이해하는 것은 경계선들보다는 연결들을 만들고, 전지구적 시스템들과 교환들, 흐름들 내부로부터 윤리적 행동들을 수행하는 횡단-신체적이고 포스트휴먼적인 환경주의운동을 고취할 수 있다. 캐런 배러드는 "우리가 일부를 구성하는 생성의 생동하는 관계성들에 대한 책임과 해명할 책임에 관한것인 "물질작용"mattering과 "세계작용"worlding의 윤리를 옹호한다. - P273

진실로 다른 모든 종처럼 ‘인간‘ 좋은, 세이건과 마굴리스에 따르면, "의미심장하고, 유용한 유전적 다양성으로 이끌었던 ‘외부‘ 유전체, 박테리아 등등을 체내화incorporation 하고, 통합하면서 비로소 인간이라는 존재가 된다. 체내화에 대한 강조는 다윈 소설들이 보여 주는 자명한 이치를 분명히 한다. 즉, 인간은 언제나 이미 ‘타자‘이고, 우리의 유일무이해 보이는 개별 ‘자아들‘에 거주하고, ‘자아들‘을 구성하는 외부인들, 즉 ‘이질적‘ 생명 복합체들이라는 것이다." - P376

개인주의적 몸은 주체와 타자의 경계와 안과 밖의 구별이 분명한일종의 원자와 같은 몸을 말한다. 이러한 몸과 달리 앨러이모의 몸은 고체보다는 액체에 가깝다. 주체와 타자가 서로 넘나드는 동적인 관계를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부터 주체이고 어디서부터 타자인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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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3-07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이 겹치네요. 특히 253 페이지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만세!!

단발머리 2024-03-07 21:47   좋아요 0 | URL
이 책 전혀 새로운 책이라 더 자세히 읽고 싶었는데 전 뭐가 그리 바빴나요? ㅠㅠ 일독에 의의를 두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락방님 덕분에 이모님도 소개받고…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