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눈이 침침하다. 이불 속에서 유튜브 많이 봐서 그렇다. 아롱이한테 여러 번 걸려서 잔소리 대마왕의 속사포 공격과 압수 공격을 당했는데도 그런다. 안 그러려고, 다시는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 그런다. 이불 속에서 유튜브 보다가 잠들면 아침에도 개운하지가 않다. 고쳐야 할 텐데, 그만 봐야 할 텐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성경은 1권이지만, 원래는 상하처럼 구약과 신약이 있고, 각각은 39권과 27권으로 총 66권이다. 성경 66권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로마서이다. 로마서의 저자는 사도 바울로 알려져 있는데, 여성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가졌다는 단점이 있지만, 로마서 그 자체로는 상당히 독특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흔히 이런 비유를 쓴다. 성경 전체를 다이아몬드 반지라 했을 때(다이아몬드 싫으면 다른 보석도 된다. 다만, 알반지이어야 한다. 보석이 박힌 반지), 로마서는 그 보석, 다이아몬드에 해당한다. 그만큼 기독교의 정수를 밝혀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로마서 7 19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두개의 존재가 내 안에 공존한다. 하나는 선을 행하려 하고 다른 하나는 악을 행하려고 한다. 두 개의 세력 가운데 이기는 쪽이 나를 다스린다. 유튜브를 보고 싶은 마음과 책을 더 읽고 싶은 마음 중 하나의 마음이 나를 지배할 터인데, 유튜브를 보고 싶은 마음이 이긴다면 나는 유튜브를 보게 될 것이고,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이긴다면 나는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 즉 책을 보는 일을 하지 않고 원치 아니하는 것, 유튜브를 보는 악을 행하는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왜 선을 원한다고 하면서 악을 행하는가.

 


그제는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 시몬 보부아르 책을 이번에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고,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은 130쪽까지밖에 읽지 못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도 끝부분을 읽지 못했고, 『A little princess』은 두 쪽 읽고 반납했다. 반납하러 갔던 도서관은 조명과 바닥에 신경 쓴 예전의 그 도서관이 아니고, 집에서 더 가까운 평범한(?) 도서관이다. 아파트 숲 사이에 파묻혀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곳인지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편이다.

 

책을 반납하고 책장 사이를 거니는데, 구석구석 빈 자리가 보였다. 작은 공간이라 이제 어디쯤에 어느 작가가 있는지 정도는 파악했는데, 인기 많은 몇몇 작가의 책들은 이미 꽤 해진 모습이었다. 나도 모르게 실망했다. 나는 책을 많이 읽고 싶지는 않다. 빨리 읽지 못하는 편이고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라서 항상 가벼운마음으로 독서를 한다. ‘놀이로서의 독서가 내게는 가장 친숙하다. 그런데 책장을 돌아보다가 실망한 내 마음속에, 여기 작은 도서관, 사람들이 찾지 않은 이 작은 도서관의 2, 여기 몇 개의 책장의 책들은 다 읽어볼까 하는 계획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내겐 그럴 생각이 있었나 보다. 그런데 간만에 둘러본 책장의 책들이 조금씩 해져 있었다. 책들이 나처럼 늙고 있었다. 나는 실망했다. 눈은 침침한데 책들은 늙어가고 있었다.

 

 






얼마 전에 친애하는 알라딘 이웃의 서재에서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에 대한 글을 읽었다. 나는 천문학자는 아니지만 이런 의문을 자주 갖는다. 나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그리스도인이다. 인간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던 존재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이 넓은 우주에 하나님께서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환경 파괴를 일삼는 인간만을 만드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조우할지도 모를 지구 외부의 존재에 대해 항상 궁금하다.

 

또 내가 궁금한 것은 흑인들이 억압자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어쩌면 그렇게 철저하게 내면화시켰는가, 이고(관련 도서 추천받습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명백한 악행보다 위선을 더 미워하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 막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상처 주는 말도 서슴치 않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그 사실을 말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누구에게든지 솔직하게나쁜 말을 하며, 그리고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사람이다. 또 다른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심한 말을 하거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자리에서 나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을 내 앞에서 시원시원하게 하는 사람과 내 앞에서는 별말 없다가 안 보는 곳에서 나를 욕하는 사람. 어떤 사람이 더 싫은가. 나는 첫 번째 부류가 더 싫다. 아무리 나를 욕하더라도 내 앞에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쁜 사람과 위선적인 사람 중에 나는, 나쁜 사람이 더 싫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위선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기호나 취향이 아니라 판단이 필요한 문제에서 내 생각에 명확히 아닌경우에도 아니다라고 확실히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렇게 행동하는 나 자신이 싫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음그건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은데….. 에서 더 강하게 말하지 못한다. 저건 아니다, 저건 경우가 아니다,라고 생각한 경우에도 그렇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겪으면서 나는, 자주 그렇게 생각했다. 절 별로 안 좋아해도 되니 제 앞에서만은 모진 말은 하지 말아 주세요. 그냥 겉으로라도 평범하게 지내봐요, 우리.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은 위선적인 사람을 더 싫어하는 것 같다.

 

특히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그랬다. 위선적이야, 라고 말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에 대해서, 그 무게와 엄중함에 대해서 나는 아직도 동의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내면과 행동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인간을 찾고 있다는 건지, 완벽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와 미래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건지, 그딴 소리 할 거면 어디 구석에 처박혀 있으라는 건지, 난 그걸 잘 모르겠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란 결국 가면이고, 가면이란 곧 위선인데. 그 모든 가면을 벗고 생얼을 까라는 건지, 생얼 깔 자신이 없으면 입 다물라는 건지. 나는 그걸 아직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궁금하다.

 

 


어젯밤에는 트루먼 커포티의인 콜드 블러드』를 읽었다. 70쪽까지 읽었는데 완벽한 아버지와 완벽한 딸이 등장하면서, 곧 무슨 일이 일어날 듯한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짜증이 났다. 이어서 읽어봐도 별일 안 일어나면 확. 그냥 확, 빨리 읽어 버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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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5-01 0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일 일어날까(일어나는 게 당연하지만) 조마조마하며 읽었는데요. 단발머리님 별일이 일어나도 아마 확, 확 빨리 읽게 되실 걸요. ㅎㅎ

단발머리 2021-05-01 10:17   좋아요 3 | URL
저는요, 뭐랄까요. 이미 그 별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사건이 일어났다), 그 별일에 대해 듣기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잖아요. 근데, 70쪽까지 평안하니 화가 나더라구요. 아시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사실 그런 별일 가득한 책을 잘 읽지도 못하면서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고요한 토요일 오전이에요. 저희집의 고요함을 프시케님께 쪼금 나눠드리고 싶어요. 고요함 아주아주 많아요!!!!!

별족 2021-05-01 0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시로 든 것처럼 제 앞에서 지적하는 사람과 제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중에 고르라면 저는 제 앞에서 지적하는 사람이 더 좋습니다. 그 사람의 지적이 맞는 말이면 받아들이면 되고, 나와 다른 생각이라면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게 한 마디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뒤에서 험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음 친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몸이 부딪치는 현실계에서의 위선과 인터넷상의 위선에는 좀 더 다른 태도입니다. 현실계에서의 위선은 바람직?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에서의 위선은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선이든 위악이든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상의 공간에서 결국 확인할 도리가 없는 말들 가운데서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게다가 말은 얼마나 쉽습니까?
나쁘다,와 위선적이다,라는 말이 무언가 좋고 싫음으로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려면, 결국 그 다음이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위선적인 걸 더 싫어하는 데에는 그 다음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친절하게 말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를 쳤어. 같은 거요. 나쁜 놈이 나쁜 짓을 하면 피할 수나 있지, 같은 거요.
사람의 겉과 속, 행동과 말, 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고 그저 노력하는 것일 뿐이지만, 위선에 더 나쁜 평가를 하는 데에는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위선‘이 더 낫다,라고 말할 때의 위선은 ‘선‘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나 노력같은 거지만, 사람들이 위선이 싫다,고 할 때의 위선은 다른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 같은 건 아닐까요.

단발머리 2021-05-01 07:56   좋아요 3 | URL
저같은 경우 앞에서 대놓고 말하는 나쁜 사람과 위선적인 사람의 구체적인 실례가 있는 경우이고 별족님은 별족님 경우가 있을테니 그건 무언가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 어렵겠지요.

다만 인터넷상의 위선이 끔찍하다고 하시니 그건 좀 의아합니다. 어떤 사람이 별 영양가 없고 내용도 없는 제 글을 읽고 ‘말도 안 되는 말, 하지도 마라.‘ 혹은 ‘김치년들 노답(실제로 제 글에 달렸던 댓글입니다)‘이라고 댓글을 달았다고 하면 그게 별족님의 댓글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그래서 다르게 판단합니다. 말은 쉽죠. 특히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은요. 하지만 별족님마저도 자신의 본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렇게 긴 댓글을 달고 계시지 않습니까. 별족님이 제게 대해 어떤 판단이나 생각을 하고 계신것과는 상관 없이요.

bookholic 2021-05-01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튜브 영상은 보지말고 소리만...~~
우리집에 계신 분의 방법^^

단발머리 2021-05-01 16:49   좋아요 0 | URL
그 분께 제가 이 방법을 잘 접수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꼭 좀 전해 주십시오!!

붕붕툐툐 2021-05-01 0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한동안 그랬어서 너무 공감가요~ 근데 어느 순간 ‘유튜브에 나오는 얘기 하나도 몰라도 사는데 1도 지장 없잖아?‘란 생각과 함께, 알라디너님들이 소개해 주시는 책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니 책 읽을 시간도 벅차서 유튜브는 자연스레 끊게 되었지 뭡니까? 하하!
단발머리님이 말씀하신 위선은 예의와 비슷한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내 앞에서 예의는 지켜줘!! 우리 그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잖아!!˝ 내 선을 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호소?(저도 그런 인간이라.. 단발머리님도 내면의 평화가 가장 중요하지 않으십니까?) 저는 악에 대해서도 위선에 대해서도 그냥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어서-별 관심 없거나 세상은 원래 그렇다는 생각일 수도- 둘 다 그냥 그런거 같아요. 어쩌면 세상에는 제가 위선적이어 보이거나 악해 보이는 순간이 있을테고 그걸 욕하는 사람들이 있을테지만, 욕하는 사람도 다 그런 면이 있는 거 아닐까요? 욕하는 사람도 그냥 둡니다.ㅎㅎ(이랬지만 저도 유튜브 댓글 달았다가 ‘틀탁‘이란 말을 들은 후 댓글을 안 쓰게 되더라구요. 글은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너무나 달라지는 거 같아서요!!)
토요일이 아침 단발머리님의 진솔한 글을 읽고 저도 이렇게 댓글을 쓸 수 있어서 참 평화롭고 행복합니다~🙆

단발머리 2021-05-01 16:53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툐툐님이 하신 말씀 그대로입니다. 저는 제 앞에서도 예의를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사람들이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사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부터 제게는 마음의 평화가 샤라랑~~~~ 고민하는 사람과 걱정하는 사람이 저 하나지요. 물론 저도 실수가 잦은 사람이라 실수를 줄여가고 싶기는 합니다.

전해주신 특급 비책으로 저도 유튜브 줄이기에 성공하고 알라딘 책의 흐름에 솨라락 몸을 맡겨 볼까 합니다. 툐툐님의 혜안을 고요히 듣는 이 시간이 너무 좋네요. 즐거운 토요일 오후 되세요!! 저는 지금 마트에서 사온 참깨스틱 먹고 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참 평화롭고 행복합니다.

han22598 2021-05-01 11: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막말이라도 그냥 뒤에 가서 하는 것이 적어도 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본인만 감정 다 털어놓고 남은 어쩌라는 건지....참. 별로입니다.

미국에 사는 기독교 흑인들...단발머리님과 비슷한 맥락에서 관심있고, 개인적으로 그들의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요. 어느분이 추천해주신 책인데 저도 사놓기만 하고 아직 몇장밖에 안 읽었는데, James Cone의 [The Cross and the Lynching Tree]...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알려드려요 ^^

공쟝쟝 2021-05-01 13:02   좋아요 1 | URL
저도 동감ㅋㅋ 본인만 감정 다 털어 놓으면 내 감정은?? 감정이 분석된 언어로 앞에서 표현할 에너지가 없다면, 감정적인 언어는 그냥 뒤에서 말해줘... 나도 그렇게 하니까... ㅋㅋ 이 쪽인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1-05-01 17:03   좋아요 2 | URL
han님/ 아하~~ han님! 저 왜이렇게 길게 썼나요!! 한님 말씀이 딱!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입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요. 짝짝짝!!! 요즘 다시 읽고 있는 노아 트레버의 <다시 태어난 게 범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살짝 언급하더라고요. 노아는 원시적이고, 야만적으로 ‘규정‘되는 아프리카 원시 신앙에 비해 기독교는 ‘상식적‘으로 이해됐다,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추천해주신 책은 찾아보니 번역본이 없는데, 작가 이름으로는 책 두권이 있네요. 두 권 다 품절인데 한 권은 도서관에 있다고 합니다!!
찾아서 읽어볼께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공쟝쟝님/ 저와 동감해주시는 분이 많아서 제가 쫌 마음이 위로가 되려고 합니다.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감정을 분석할 언어를 갈고 닦으시면 저 좀 빌려주시기를 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공쟝쟝 2021-05-01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튜브를 왜하는 지는 뇌과학이 알려주더라고요.. 도파민. 도파민 때문입니다. 빠른 도파민을 위해 ㅋㅋㅋ 그것은 절대 선악 의 문제 가 아닙니다. 뇌의 문제이지요. ㅋㅋㅋㅋ 자 저는 마저 뇌를 훈련하는 방법을 읽어야 할 참인데...
최근의 한국 정치상황에 한정해서만, 댓글 달자면 전 위악위선의 문제는 아니구... (ㅋㅋㅋ 이승만이야 말로 위선자...ㅋㅋ)... 혐오와 환멸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민주당에 느끼는 건 환멸이거든요. 꾸준히 가지고 있던 혐오감보다는 불현듯 나타난 환멸감의 강도가 더 센것 처럼 느껴지므로 일단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분노하죠. 저의 환멸감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는 것이 전 문제예요. ... 민주당에 기대 많았나봐.. 어쨌든 이 부정적인 두가지 감정이 정치상황이라 관심을 많이 갖지는 않지만, 둘다 똑같이 싫을 때 처럼 느껴질 땐 근현대사 책 보는 편이예요. 어디까지는. 그래. 그리고 어디까지는. 그래. 하고. 최근 미얀마 상황을 보면서는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아아, 그래. 그랬었지, 하면서. 하지만 역사는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 제가 살고 싶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페미니즘을 읽습니다. 전 그래서 페미니즘을 많이 읽습니다. (기승전 페미니즘 우화화)

단발머리 2021-05-01 17:18   좋아요 2 | URL
도파민은 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군요. 뇌훈련에는 자신이 없지만 좀 줄이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해요. 여러 분들이 비책을 알려 주셨어요. 저의 눈건강이 이제 안녕할 일만 남았습니다.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쟝쟝님 의견에 대해서는 이해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제가 민주당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저는 당원도 아닌데요.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그 시대를 살았던 40대 이상의 모든 사람의 책임이었던 것처럼, 민주당이 쟝쟝님에게 이 정도의 환멸과 분노를 불러왔다면, 저는 사과하고 싶어요. 처음 대통령 선거 투표를 했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 민주당을 지지했고 그 정당에게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 가능성이 다른 어떤 정당보다 1% 정도는 많다고 믿으니까. 난 쟝쟝님에게 미안하다고,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역사에서 답을 찾았던 그래서 특정 정치세력의 역사를 또렷이 기억하는 4,50대와 2,30대는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창이 다르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둘 다 아닐 때 페미니즘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바뀐다고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 다 보았으니까요. 다만 정치 그리고 정치행정의 의미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페미니즘 사고에 근거한 판단이 어떻게 ‘작동‘되었는지에 대해 여성주의 역사가 가르치는 여러 지점이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제 엘렌 식수를 빌렸어요. 책이 좀 낡았고, 2004년 출판되었던데. 곧 재출간 될건지 아니면 절판되기 전에 얼른 사는게 나을지 잘 모르겠어요. 좀 알려줘요. 기승전페미니즘.

공쟝쟝 2021-05-01 18:28   좋아요 0 | URL
스에상에.. 제가 단발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ㅠㅠㅠㅠㅠ 근데 이거 참 어허 참 위로 된다...... 그런 걸까요? 이 환멸이 해소되지 않는 건 그들의 미안해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었나? 얼떨결에 아무튼 감사합니다. 저도 미안해할줄 아는 어른으로서 책임감도 좀 배워야겠어요..!

책은 절판되기 전에 사세요!! 영미쪽 에 비해 엘렌식수나 이리가레 쪽은 번역이 빨리 될거 같지는 않아요. 이쪽 장르(프랑스 페미니즘? 정신분석페미니즘?)는 아직 인기 없는 것 같아요.. 당장 선명하거나 전투적(?) 지침을 주지는 않는 이유일까요..? 하지만 말장난(?) 같은 그 혼란한 글들이 저는 좋더라말입니다. 새로 나오면 그것도 사면되고 영영 안나오면 중고가격 오를테니 사두시고 저도 그 책 뭔지 알려주세여!! (그러게요 페미니즘!)

단발머리 2021-05-01 18:38   좋아요 1 | URL
미안해할 줄 아는 어른, 성찰하는 어른 역시 위험합니다 ㅎㅎㅎㅎ 나는 반성하는 인간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또 다른 위선의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하지만 쟝쟝님에 대한 제 사과는 진심이에요. 나는 진심으로 상심하고 실망한 모든 사람들에게... 나 혼자 미안합니다.

그 책은 쟝쟝님 방금 전에 읽은,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한없이 미뤄두었던, 쟝쟝님 글 읽고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한 <메두사의 웃음/출구>입니다. (아무튼 페미니즘)

공쟝쟝 2021-05-01 18:48   좋아요 0 | URL
사세요 사세요~ 전 이 책의 번역에 대해 불만이 없습니다! (아직 읽은 데 까지는!!!)

단발머리 2021-05-01 18: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러다 재출간 전에 덜컥 품절이라도 되면 어찌합니까! 바로 주문들어갑시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5-01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누군가의 글에서(작가였던 걸로 기억함) ‘모든 사람은 위선 적이다‘라는 말을 보고 많은 위안을 얻었어요. 인간은 생각보다 거짓말도 많이 한다고도 하고..저도 제 앞에서 그러는 경우가 스크레치가 오래 남긴 하던데요.특히 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잘 잊히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아 그때 이렇게 말할껄>이란 책도 읽었음요ㅋㅋㅋㅋ 😔

단발머리 2021-05-01 17:22   좋아요 4 | URL
네, 맞아요. 미미님이 인용해주신 어느 작가님의 말처럼 인간은 모두 위선적이죠. 저 역시 거짓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는 ‘난 뒤끝이 없어!‘라고 말하는 분들이 좀 무서워요. 그 분 앞에서 솔직히 이야기 하면 그런 분들은 앞끝작렬의 대서사시를 시연하실 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솔직할 수 있는 이 대범함, 독단성! <아 그때 이렇게 말할껄> 그 책은 왜 읽으셨대요 😔

mini74 2021-05-01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도저히 못 참고 뒤에서부터 읽기도 합니다. 미리 결말을 알고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읽기도 한답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21-05-03 08:01   좋아요 1 | URL
그 방법은 제가 가끔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 한 번은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미니님 말씀하신 방법대로 읽다가 직선적 독서법을 가진 가족들에게 걸려서 아주 스테레오 방식으로 잔소리를 들은 적도 있답니다. 토요일 늦은 밤에 드디어 사건이 일어났답니다 ㅠㅠ 이젠 빨리 읽을 수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