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도 출신의 이론물리학자 반다나 시바와 독일 출신의 사회학자 마리아 미스의 공동 저작이다. 3세계 사람들, , 대지, 자연에 대한 자본주의의 착취를 고발하는 반다나 시바의 환경운동과 백인중심 자본주의 가부장제가 약자를 착취해온 과정을 연구해온 마리아 미스는 환경운동과 여성운동간에 새로운 지구를 위한 공통의 해법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이 책을 함께 쓴다.


<4장 따라잡기식 개발의 신화>에서 반다나 시바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저개발된 국가들의 북반구 산업국 따라잡기는 신화로서만 가능할 뿐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과잉개발된 중심 및 대도시와 저개발된 주변의 관계는 식민지적이다. 오늘날 이와 유사한 식민관계가 인간과 자연 사이에, 남성과 여성 사이에, 도시와 시골 사이에 존재한다. 우리는 이것들을 백인남성의 식민지라 부른다. 그같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력과 폭력은 언제나 필수적이다. (128)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북반구의 행복(?)한 사람들의 생활수준에 도달하고자 하는 남반구 사람들의 욕망은 좌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북반부 사람들의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은 남반구 사람들의 희생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이는 비용의 외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식민통치가 끝난 후에도 식민화된 주변부 노동자들은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저임금하에서 노동해야만 하고, 산업국의 노동자들은 그들보다 10배 이상의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131). 가부장적, 자본주의적 성별분업을 통해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으로 이해된다. 가사노동은 비생산적 무보수 노동이기 때문에 GNP 계산에 포함되지 않고, 여성은 가정주부로 규정되기에 여성에 의해 수행되는 다른 노동 역시 가치절하된다.


자본주의는 체제의 내부 구성원인 여성을 식민지화하고 외부 세계를 식민지화한다. 얼굴을 알 수 없는 다국적기업은 국가의 제약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며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은 북반구 소수의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제3세계 국가에 대한 자본 침략은 환경 악화와 빈곤을 초래한다(148). 이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아룬다티 로이의 『아룬다티 로이, 우리가 모르는 인도, 그리고 세계』가 이해를 도와준다.  



초국적 기업은 국가의 지원 아래 인도의 산과 숲, 강을 약탈하고, 광산과 철광이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고 있으며, 기름진 토지가 사막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지의 토양과 기후 조건에 적합한 지속 가능한 식량 작물이 뽑혀 나가고, 그 자리에 물 집약적이고 교배종인 유전자 변형 환금작물이 경작된다. 농민들은 농토에서 쫓겨나거나 지력의 약화로 수확량이 줄어들어 빚의 구렁텅이에 빠져 든다. 인도에서는 최근 몇 년 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이 18만 명이 넘는다.(23)






이 모든 것은 개발에 대한 환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도 북반부의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 개발로 인한 이익이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올 것이라는 남반구 사람들의 상상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GNP 계산법으로는 숲의 벌목이 경제성장(149)이다. 자본은 경제성이라는 이름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농부를 농토에서 내쫓고 그 모든 수확물을 북반구로 가져가고 있다. 환경파괴와 자원전쟁이 예상되는 암울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 반다사 시바는 의식적이고 전면적인 생활양식의 변화, 소비의 감소, 북의 소비패턴의 근본적 변화, 그리고 에너지 보존을 위한 단호하고 광범위한 운동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137)



더 나은 생활환경과 편리함에 대한 추구는 멈출 수가 없다. 건조기를 구입하고 나서는 식기세척기가 눈에 들어오고, 새로 나왔다는 근사한 디자인의 커피 머신을 구입하고 싶어진다. 더 사고 싶고, 더 갖고 싶고, 더 먹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를 어떤 식으로 풀어 가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도래했다. 비행기를 타고 이 곳까지 배송되어 어마어마한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열대 과일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자란 수박을 선택하는 일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되기까지.



근사한 핸드백에 대한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는, 나도 모르게 에어컨 리모컨을 눌러버리는, 쉽게 조리식품을 배달시키는, 그런 나는 더욱 고민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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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06-16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 자본주의.. 너네 참 달다...

단발머리 2020-06-19 07:34   좋아요 0 | URL
가부장제는 자본주의 만나 아주 날개를 달았다지요. 너네는 참 좋겠다. 사이가 좋아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