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추천하신 『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읽는다. 2008년 출판된 책이고 현재 상태 절판이다. 도서관은 휴관이지만 지하철역을 이용해 대출할 수 있어 먼 길을 돌아돌아 책을 손에 넣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관심은 우리말 제목이다. 《사랑받지 않을 용기》. “자기 비하를 그만두고 다른 여성을 존중하자. 남성 사회에서 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내자.”(245쪽).
페미니즘 책에 대해서라면 그냥 정희진 선생님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추천한 책을 찾아 읽으면 되겠다. 그런 생각이 요즘 더 자주 든다. 더하고 싶은 말도 없고, 더할 수 있는 말도 없다. 더 정확히는, 더할 필요도 없다. 남성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남성연맹의 일원이 되는 반면, 여성들은 정치적 내지 사회적 여성연맹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이다(27쪽). 이런 통찰과 인식에 무얼 더하고 무얼 뺄 수 있겠는가. 오늘의 선택은 알리스 슈바르처이다. 부제는 ‘페미니즘을 뒤흔드는 11가지 독설에 맞서다’. 참고사항, 현재 절판.
오늘날에는 이들(여성 국가원수들) 중 누구도 자신들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거나 입증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똑같이 정치를 한다거나, 그 반대로 바로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과는 ‘다르게’ 정치를 한다는 것을 입증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여성들은 그저 자기들의 일을 할 뿐이다. 그리고 모든 남성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를 가지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한 가지 제한이 있다. 남성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남성연맹의 일원이 되는 반면, 여성들은 정치적 내지 사회적 여성연맹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여성들의 경우 직업과 관련된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리고 성공한 여성일수록 그만큼 더 외로워진다. (27쪽)
지금 딱 물어본다면,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몇몇 여성들이 생각나기는 한다. 박근혜는 공주님이었으니 예외로 하고. 강경화 외무부 장관, 유은혜 부총리, 심상정 대표, 이재정 의원, 우리 동네 시의원 ㅊㅅ.(이름이 외자임) 아, 그리고 영웅 정은경 질병관리 본부장.
나경원 의원은 포함되는 걸까 아닐까. 원내대표 시절, 여당과 합의 혹은 협의해 온 결과물을 가져오면, 당내의 깡패 같은 의원들이 결사반대하면서 그렇게나 구박했던 걸 생각하면, 포함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