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헤어진 줄 알았던 니노가 아내와의 관계를 끝내지 않았다는 걸, 정확히는 관계를 정리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걸, 오히려 니노의 아내가 임신 7개월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레누가 알게 된다. 니노가 말한다. 나는 엘레오노라와 헤어질 수 없고, 너 없이 살 수 없어. 레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니노. 패닉 상태에 빠진 레누.
레누는 대학시절 자신의 애인이었으며 지금은 시누이의 애인인 프랑코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레누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프랑코가 말한다.
Why, then, did he drive from Naples to Milan, why did he travel all night, why did he humiliate himself, accusing himself, why did he beg you not to leave him? All that should signify something. It signifies, I cried, that he is a liar, that he is a superficial person, that he is incapable of making a choice. And he kept nodding yes, he agreed. But then he asked: What if he loved you, seriously, and yet knew that he could love you only in this way? (108)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이런 식으로밖에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거라면?”
나를 사랑한다 했으면서, 내 결혼 생활을 끝장냈으면서,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헤어지지 못 하겠다는 이 남자를, 두 여자를 모두 갖겠다는 이 남자를, 나는 계속 사랑해야 하는가. 계속 사랑할 수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독점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된 것인가.
일부일처제는 여자에게만 유리한가. 아내가 낳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하기에 남자들은 본성에 어긋나게 일부일처제를 받아들이는 것인가. 가능하다면, 니노처럼 가능하다면 두 여자가 아니라, 네 여자, 열 여자도 마다하지 않을 텐가. 그런 사랑에 행복한가. 여자들은 어떤가. 함께 사는 남자가 나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면 그 남자를, 내가 사랑하는 그 남자를 다른 여자와 공유할 수 있는가.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있어서 ‘배타성’이라는 측면, ‘절대성’이라는 측면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가.
여기까지다.
여기까지가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 정상적인 혼란』을 읽기 전, 준비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