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인터넷이 생활 깊숙이 들어오기 전에는 책은 수동적으로 읽혔다. 글이 늘어진다든지 마음이 혼란할 때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다 손에 잡히면 다시 시작해서 되돌아 나오는 도돌이표처럼 처음부터 다시 읽곤 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그렇질 못하다. 읽은 후가 문제다. 무언가를 토해내야 한다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강박관념이 발목을 잡는다. 써야만 한다는 무언의 욕구,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다.

 

        읽고 쓰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이 빚은 관념에 가깝다. 기록한다, 생각한다, 소통한다는 단계별 매개가 넝쿨감자처럼 엮인다. 따지고 보면 책을 잉태한 작가의 시선이 머물렀을 그 경계, 어디메에 나 또한 가 다다랐을지 모른다. 교감한 흔적을 통해 나는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 낸다. 내가 아는 만큼만 담긴다는 사실이다. 안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다. 그러므로 견해에 의한 쓰기는 다양한 상념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곡해할 수도 아니면 일신우일신할수도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던 문제는 이러한 것과는 궤를 같이 하지 못한다. 쓴다는 것에 대한 관념은 보이기를 원하는 욕망의 표현이다. 아무리 미화시키고 윤색을 가미하여도 표백되지 않은 거친 문장은 허공을 맴돌며 공허하게 만든다. 그러니 내가 이런 생각을 떠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또한 어이없다는 것이다. 문장을 짓고 내러티브을 믹싱하고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작가도 아니고 글로 밥벌이는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책 한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숱하게 많은 나날들을 카페인에 중독되고 까맣게 태워냈을 작가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나는 게으르고 배부른 독자에 불과하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착각의 늪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일종의 나르시시즘으로 보아야 할런지는 모르겠으나 요즘 내가 그렇다. 책을 읽는 도중은 물론이고 단어에 집착하고 문장이 책을 빠져 나와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이것도 모자라 걷는 중에도 정리되지 못한 생각의 실체들이 휙휙 정처 없이 떠돈다. 그래, 뭐 좋다. 착각도 삶을 위무하는 좋은 친구가 될 때도 있으니 좋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생각의 밑천이 고갈되었다는 민망함이다. 자꾸 자꾸 쏟아져 나오는 화수분이면 좋으련만 내가 가진 깜냥의 그릇이 딱 고만고만해서 더 이상 자라나질 못한다.

 

        몇 권의 책을 읽고 리뷰 또는 감상을 쓸라치면 전혀 다른 내용이 한데 엉키고 엇비슷한 문장과 표현이 판을 치다 못해 도배를 한다. 아마 내가 언급한 불편한 사실에 동조하거나 호응하는 리뷰어도 있으리라 믿는다. 없다면 전적으로 나의 모자람이겠지만 있으리라고 재차 믿어 본다. 이렇게라도 생각해야지, 괜히 엄한 리뷰어들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자존심이 더욱 오그라들지도 모른다. 이러다 한방에 훅 갈 날이 멀지 않았다.

 

        문제는 알았으나 해결책은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궁여지책 하나.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으니 하다 보면 나아가다 보면 나아지리라. 대책 없는 자신감이다. 사실 문제를 가장했지만 쓰다 보면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것은 모두들 아시리라. 책을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소통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주춧돌이 된다. 갈무리되지 못한 생각들도 걸러내고 또 걸러내는 필터링의 효과도 있으며 무엇보다 공감의 달콤한 기쁨을 얻는다.  공감, 못 쓰는 글도 춤추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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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12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이기때문에 겪는 고통이군요.
그래서 전 리뷰를 쓰지 못해요.
소통의 한 루트 중에 책이 있다고 생각하고...저자의 의도와 말하려는 바가 무언지 알아낼 수 있다면...거기에 발전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더이상의 독자의 태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런 입장에서 리뷰를 쓰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그러한 소통의 자세를 늘 옆에 붙이고 사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ㅎㅎ분석엔 재주가 없고, 더군다나 글쓰는 데 잼병인 저로서는 곡우님의 이런 고민이 부럽기만 합니다.
부러워도 공감은 합니다, 곡우님~~~
건필!...아자아자!!!

穀雨(곡우) 2010-08-12 17:44   좋아요 0 | URL
소통의 자세, 맞아요. 그러고 싶은데 항상 산으로 갑니다.
그리고 마기님처럼 글을 재미나게 쓰시 분께서 재주 없다고 하면 아니되옵니다...^^

blanca 2010-08-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우님. 제가 리뷰를 쓰기 시작한 건. 엄청 활자를 막 읽어내긴 하는데 정리도 안되고 내가 뭔가를 읽었는지 기억도 못해 심지어 같은 책을 두 번 읽기게 이르자 결심한 거였어요. 기록하자! 그런데 지금은 진짜 곡우님 의견에 동감해요. 꼭 뭔가를 써야 한다는 강박. 제대로 소화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리저리 짜집기 한 것 같은 찝찝함도 느낀답니다. 그런데 조정래샘은 읽은 시간 만큼 소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그러니까 제대로 독서하는 게 아니라 활자중독 정도인 것 같아요. 씁쓸합니다.

穀雨(곡우) 2010-08-12 17:47   좋아요 0 | URL
전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정도고 블랑카님은 활자를 지배하고 부리는 정도가 아닐까요..^^
그나마 활자중독은 동병상련이네요..ㅋㅋ 전 블랑카님 글을 흠모하는 일인이랍니다.ㅎㅎㅎ

글샘 2010-08-12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활자 중독증이긴 하지만, 항상 읽고 싶은 책을 옆에 두고 다른 책을 읽고 있는 비극...ㅠㅜ 근데, 뭐, 너무 무서워할 거 없이 막 쓰세요. 그러다보면, 좋은 글도 나쁜 글도 나오겠죠.
반갑습니다. 저도 부산에 살거든요. ^^

穀雨(곡우) 2010-08-13 08:39   좋아요 0 | URL
오웃, 글샘님 부산사시는군요. 동향분들이 많으시네....^^
음, 무서울 것까지는 없는데, 너무 대책없이 써 내려가서 문제랍니다..^^

마녀고양이 2010-08-1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짜 글 쓰는 재주가 무재주입니다만... 알라딘에서 쓰다보니
쓴다는 자체가 즐거워지고 있답니다. 그리고, 책임감이라는게 책을 더 충실하게 읽게하는 맛도 있더군요.

곡우님의 글 첨 읽는듯 합니다만,, 좋은 글이셔염.
그리고 공감에 대한 의견...... 절대 공감합니다!!

穀雨(곡우) 2010-08-14 13:35   좋아요 0 | URL
뭐든 즐기는 자 못당한다고 저두 그렇게 되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잠시 은행업무로 나 섰다 흠뻑 젖었다. 훅훅 턱밑까지 차오르는 열기에 이런 날은 지중해 인근 나라의 시에스타(낮잠)가 부럽다. 시원한 그늘 밑에서 머리 끝까지 짜릿하게 식혀주는 개울가에 발 담금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런 폭염 속에서도 아스팔트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먼 발치에서도 사우나의 아찔한 열기처럼 연신 더위는 기승을 부린다. 겪어 보지 않아도 숨이 막힌다.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사람은 달라진다. 그네들이 굵은 땀방울로 더위와 맞서 싸우는 동안 난 겨우 성가신 벌레에 물린 마냥 역겨워 했으니 민망스럽다. 타인의 수고스러움을 더 나아가 고통을 무덤덤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 문제다. 편안한 것에만 길들여져 나부터 살자는 식이 된 것 같다. 그런데 그네들의 지금 심정은 오죽할까? 오아시스라도 떠 올려야 헤치고 나갈 힘이 될려나... 이놈에 오지랖은...^^

 

어쨋든 휴가가 절정이다. 지난 주말 아이들과 모처럼 해운대 나들이를 했다. 부산 토박이들에게는 해운대가 단순한 지명이나 바다가 펼쳐진 모래사장정도의 감흥이랄까? 오메가메 들르는 곳이다 보니 휴가철 마다 넘쳐나는 인파에 오히려 던적스럽다. 하지만 사람 보는 재미도 그렇고 파도에 몸을 내맡기며 오르락내리락 하는 흥겨움도 그렇고 해서 늦으막에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넘쳐난다. 급하게 나오느라 카메라를 챙겨 놓지 못 해 이미지를 올릴수는 없지만 물반 사람반이다. 딱 미아되기 십상이겠더라.

 

예전에는 해운대가 이렇게까지 붐비지는 않았다. 개발이 정체되었던 시절에는 고만고만한 낮은 호텔과 해송(海松) 우듬지가 쭉 이어진 배경이 나름 잘 보존되던 곳이었으나, 몇 해전부터 버섯 웃자라듯 쑥쑥 올라 선 고층 빌딩에 가려 정겨움은 실종되고 현기증만 인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해안의 경계를 높이고 제방을 쌓아 올리더니 데크로 된 방부목을 덧대어 인위적인 색깔과 모습으로 덧칠해 놓았다. 나는 자연에 보태진 그 길을 볼 때마다 썩지 않는 부패된 냄새가 떠도는 착각을 한다.  

 

4대강도 파뒤집고 입맛에 맞게 맞추는 판에 해수욕장 하나 손질하는게 뭐 대수겠는가. 그래도 아쉬운 건 여전하다. 어디든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해운대는 나름의 포스트가 있다. 그 자리 그대로 다독거려 주며 사랑도 원망도 모두 함께 해 주었으니 말이다. 줄어 드는 모래사장만큼 정서적 진폭도 주는 모양이다. 조만간 다 사라져 버리면 난 어디다 속풀이를 하지?

 

그래서 이날은 해운대는 과감히 포기하고 달맞이 고개를 지나 청사포를 넘어 송정해수욕장에 안착 신나게 놀다 왔다는 짧은 휴가의 되돌림이다. 여기서 팁은 송정은 해수욕장이 곱고 물이 차지 않으며 한참을 나아가도 어른 무릎께 밖에 물이 오지 않아 아이가 있는 집은 놀기에 딱이다. 아쉬운 것은 해수욕 후 샤워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온수가 제공되지 않아 샤워 도중 울부짖음에 시달린다는 사실. 뭐 그래도 해가 뉘엿뉘엇 폐장 직전이 아니라면 참을만 하다. 샤워장에 공급되는 물이 민박집 주인장 왈, 천연 자연 암반수를 뚫고 올라온 지하수입니데이. 조금 찹습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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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6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8-0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 사는 분들은 해운대보단 다들 송정이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조금 찹습니더~~~ ㅋㅋㅋ

穀雨(곡우) 2010-08-06 19:40   좋아요 0 | URL
붐비는 것 보담 훨씬 낫거든요. 정감있고...^^

비로그인 2010-08-0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우님~~부산에 계신가요?
글쿠나아~~~

穀雨(곡우) 2010-08-06 22:11   좋아요 0 | URL
넵, 나고 자라고 먹고 사는 곳도 부산입니다. ^^

라로 2010-08-07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이번에도 휴가를 해운대로 가려고 해요. 저희 가족은 다 파도 타기를 좋아하거든요,,,저 같은면 막내아이 데리고 송정으로 가고 싶네요~.^^;;
그런데 이번 휴가엔 아직 숙박할 곳을 못구했어요,ㅠㅠ
저희가 가고 싶은 날짜엔 다 찼더라구요,,ㅠㅠ
아무래도 16일이 지나서 가야할지,,ㅠㅠ
제 남편은 한국에서 가장 살 고 싶은 곳이 부산이라는데,,,정말 좋은곳에 사시는군요!!^^

穀雨(곡우) 2010-08-08 22: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파도타기 너므 재미나죠....^^ 제가 여태껏 살면서 해운대를 숙박의 장소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미쳐 생각해 본적이 없네요. 제 집이 스테이할 수 있는 곳이 된다면 기꺼이 모시고프나
사정이 여의치를 못 하네요...쩝
조금 더 지나면 비수기에 접어드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이 부산이라는 남편님의 생각은 맞습니다...^^

미지 2010-08-1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우님 부산에 사시는군요? 제가 부산이 고향이라.. 글 반갑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해운대에는 저도 이따금 갈 때마다 상실감을 느낍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 끝나면 주로 해운대로 귀가하여^^ 밤이 되도록 파도소리 듣고 했는데.. 그땐 몰랐는데 해운대가 망가지니 그 때의 해운대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하는 회환이 듭니다. 수영만 매립하며부터 망가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작년에 한번 갔었는데, 좀 놀란 건 해수욕 인파의 한 30퍼센트 정도가 외국인이었다는... 아마 한류? 때문인지, 해운대 관광 패키지 상품이 잘팔리나보더군요.. 이래저래 낯설어 그 이후 못 내려갔네요.
이제 사대강까지 망가뜨리고 나면 얼마나 모진 마음 먹으며 살아가야 하나.. 울적해지네요. 어쨌거나 해운대 이야기 재미있게읽었습니다.^^

穀雨(곡우) 2010-08-10 11:26   좋아요 0 | URL
은근 부산분들이 많으시네요. 수영만은 이제 괴물이 되었습니다. 콘크리트 덩어리로 둘러싸인 괴물. 한 번씩 괴물근처로 갈일이 있어 들르지만 도회적인 이미지는 강하고 몸에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어색함이 지배적이지요. 그런데도 좋아하는 분들은 또 좋아하더군요, 그 땅을 자연을 닮은 공원으로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쉽습니다.

세실 2010-08-1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해운대가서 달맞이고개 산책길 따라 걸으며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 했는데,
님도 그중 한분이시네요. 부럽습니다^*^
청주는 바다 보려면 2시간은 가야 해요. 아이들은 댐이 바다인줄 알며 컸다는. ㅎㅎ

穀雨(곡우) 2010-08-11 15:29   좋아요 0 | URL
댐이 바다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겠으나 가까이 있으니
소원해지는 것은 사실이더군요. 그래도 달맞이 고개는 좋은 곳은 분명합니다. ^^
 

 
덥다 덥다 소리가 하루에도 몇번을 엉킨다. 일하는 동안에는 그래도 서늘한 에어컨 밑에서있지만 외근길이나 퇴근후에는 영락없다. 덥다는 핑계로 밀려 넘치는 책들이 책장 가득 꽂혔다. 서평을 써야 하는 책, 읽고 싶어 구입한 책, 갈피를 잃다 덩달아 굴러 온 책. 많기도 하다. 어지간해서는 서평약속을 펑크 내는 일도 없건만 소가 된 게으름뱅이처럼 딱 그 짝이다. 그렇다고 대충 아무렇게나 끼적일수도 없는 노릇이고 작정하고 처리해야 되겠다. 더 이상 미루면....ㅠ.ㅠ
 

출판사 올에서 가제본 책을 며칠 전 보내어 왔다. 아직 완성본이 아니므로 책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는 없지만 제목은 <컬러 오브 워터>, 유태계 백인 어머니가 12명의 흑인 뮬라토(흑인백인혼혈인)를 키운 인생 역경을 8번째 아들인 제임스 맥브라이드가 자전적 실화를 다룬 이야기다. 어머니에 대한 위대함은 국경을 초월하고 시공을 무너트리는 도화선처럼 그런 소재다. 문고판의 300여페이지 남짓의 분량에 비해 빠르게 읽힌다. 


  

 

 

 

 

 

 

  

몇달전부터 심심찮게 올라 오던 리뷰와 포스팅에 읽어야지 하고 책장 한켠에 고이 모셔두고만 있다. 다 접고 이것부터 보리라 마음 먹었건만 애만 태우기를..... 책장 한 켠 오롯이 앉아 어서 날 안아 주세요 하는 자태가 교교하기도 하건만 내용은 비인간적인 삶과 수용소의 냉혹함이 죽음과 생을 오고가는 경계를 강렬하게 그린 절박함이 담긴 이야기란다. 오랫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하루키에 대한 나에 대한 썰은 불필요하다. 한창 젊은 혈기로 들끊던 대학시절 <상실의 시대>를 만나 나를 위무하였으며 누구나 아프고 힘든 과정을 겪는다는 아픔을 공감했던 책이다. 그런 하루키에 대해 지금 소용돌이처럼 불어 닥치는 열풍에 대해 한 자락 보탠다는 것이 어째 어설프기만 하다. 전편의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옆지기가 읽고 있다는 사실.....^^ 

신경숙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외딴방>에서다. 그미의 감수성 풍부한 필체와 사람을 흔들어 놓는 무한공감의 힘에 넋을 놓았던 때이기도 하다. 그 뒤 <엄마를 부탁해>로 다시 만나 흠뻑 빠져 버렸다. 담담하게 그려 나가는 심리묘사가 압권이며 무엇보다 그 속에서 떠 오르는 공감대가 좋았다. 이번 신작도 사랑에 관한 청춘보고서인 만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영하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우연이다. 몇 해전 업무에 바빠 책을 등한시하던 시절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걸려 들었다. <퀴즈쇼>의 현란한 이야기의 전개와 참신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매력의 틈바구니에 걸려 내처 <빛의 제국>으로 내달렸다. 두 작품의 성격이 비교의 대상이 안될만큼 전혀 다른 소재와 재료를 이용한 김영하 작가의 광범위한 포커스에 혀를 내둘렀더랬다. 그렇게 기억되는 그의 작품이기에 리뷰대회를 떠나 관성처럼 끌린다.
 

마이클 샌던의 정의가 서점가에 봇물을 이루듯 후끈후끈하다. 드문드문 책을 읽어 내던 지기조차 이 책을 턱 하니 구입하고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의에 대한 정의가 다시 호불호에 따라 관점에 따라 나뉘고 뭉쳐 지겠지만 정의롭다는 그 단어의 속 깊은 뜻처럼 세상이 좀 더 정의롭기를 바란다. 매번 정의, 인권, 평등의 개체가 마주칠때면 떠오르는 의문 하나.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아님 악한가. 실체없는 개념 앞에 망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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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8-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Q84는 궁금해서라도 읽어 봐야겠어요^^나머지들은 다 강추예요. 곡우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신경숙에 대하여는 말랑말랑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외딴방을 뒤늦게 읽고 정말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김영하는...이 사람은 정말 재능이 넘 많아서 절로 부럽다,는 찬사가 나오더라구요. 이제는 곡우님의 독서를 뱃속의 보물이 함께 함께 하겠어요^^

穀雨(곡우) 2010-08-06 15:27   좋아요 0 | URL
1Q84는 하루키가 일본문단을 뛰어 넘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해요. 신경숙작가의 글은 엄마를 부탁해가 처음이라 그 이전의 외딴방이나 리진은 리뷰로만 접했거든요. 엄마를 부탁해의 임팩트가 강해서 내처 구입했죠. 김영하는 블랑카님처럼 부러운 1인입니다. ㅎㅎㅎ
 

며칠 새 큰 아이가 열이 40도를 오르내리는 편도선염으로 고생했다.
수줍음 많고 순수한 아이인데다 처음 우리에게 온 아이라 늘 마음
한 구석이 짠하기만 하다.
 
어느 새 훌쩍 자라 버려 지 엄마의 가슴께까지 자라 올랐지만
여전히 마음은 안쓰럽다. 무엇이든 다 때가 있고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잘 하리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건만 깍쟁이 지 동생보다
여린 심성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때론 내가 가진 것을 비우고 또 비우기를
반복해야 되는 것이 아닌지 싶다. 나에게 담긴 것을 아이에게
채워주고 그 채움으로 인해 세상을 살아가는 자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게 아닐까. 그런데 내가 비운 모든 것이 요즘은 사랑으로
행복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비운것보다 몇곱절 되돌아
온다. 사랑이다.  


 
이 아이가 자라 날개짓 하듯 훨훨 날아갈지라도 그것은 사랑이
채워준 힘으로 세상을 향한 비행이 되리라 믿는다. 

 

 

편견없이 키워내고 싶다는 바람은 변함이 없다.

두 녀석이 보다 먼 세상을 향해 헤쳐 나갈 안전판이

되어 줄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이들이 있어 세상은 정화되고 순수해 지리라

믿는다. 저 티끌없는 맑은 표정에서 근심을 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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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0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보물들^^

穀雨(곡우) 2010-08-06 11:19   좋아요 0 | URL
가끔 말썽도 피우고 애도 태우지만 이 녀석들만 보면 즐겁습니다.^^

blanca 2010-08-0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뻐요.사랑스럽고...

穀雨(곡우) 2010-08-06 15:28   좋아요 0 | URL
고슴도치 지 자식 자랑입니다.ㅋㅋㅋ
그래도 이쁩니다. 그죠...ㅎㅎㅎ

순오기 2010-08-0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이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사진이 예술입니다. 비상~~~~~~~

穀雨(곡우) 2010-08-06 19:4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말이 필요없어야 되는데, 말이 자꾸 많아지니 큰일입니다.^^

라로 2010-08-07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곡우님의 모습을 찾아보며(뵌적은 없지만) 혼자 미소지어 봅니다.^^ 아이들이 참 해맑아요~~.^^

穀雨(곡우) 2010-08-08 22:12   좋아요 0 | URL
울 아이들을 보면서 저를 떠올리면 안됩니다.ㅋㅋ 업그레이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ㅎㅎㅎ
그리고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2010-08-07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08-1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네요. 어쩜 이리도 맑을수 있는지....예뻐요^*^
손님 대하는 자세로 아이들을 대하라고 하는데 맘처럼 되지 않아요.

穀雨(곡우) 2010-08-14 13: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손님 대하는 자세, 멀고도 험합니다...^^
 

 
"우하하하......."

 

옆지기의 때 늦은(?) 소식에 웃음이 앞섭니다.

두 아이를 연년생으로 키워 이제 학교에 들어 갈

나이가 되었으니 아기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 졌습니다.

 

그저 지나치는 상큼하고 젊은 부부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불쑥, 정말이지 불쑥 찾아 왔습니다.

 

세속에 때 묻은 아비로서 왜 고민을 하지 않았겠냐만은

이제라도 감사한 기쁨으로 고마움을 배우겠습니다.

 

잠시 사악한 마음을 품은 아비를 용서하기를 바라며

행복으로 축복으로 키우겠습니다.

 

팔불출 아비의 무지렁이 전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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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05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럼요~~ 그 막내가 얼마나 애물단지인데요 ㅋㅋㅋ

穀雨(곡우) 2010-08-05 23:44   좋아요 0 | URL
애물단지를 알토란처럼 키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08-05 19: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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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5 2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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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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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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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립니다. 저는 11살 딸아이 하나라서, 요즘 아기들이 너무 귀여워요.
엄두는 나지 않지만,, 부런 맘 안고 갑니다.

穀雨(곡우) 2010-08-06 09:42   좋아요 0 | URL
아이들 둘이 7,6살인데, 터울이 좀 벌어져서 초큼 당황했더랬죠.
두녀석과 모여 가족회의(?)를 해 본 결과, 큰 녀석은 축구할 수 있는 남동생이...
둘째는 함께 놀 여동생이... 결과는 낳아야 되는 필연적인 합의점 도출...ㅋㅋ
아이는 사랑임을 겨우 알만할 쯤 복덩이가 굴러와서....감사합니다...^^

blanca 2010-08-0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우님, 정말 축하드려요. 그리고 부러워용. 딸이 태어난지 2년 6개월이 지나가니 다 주변에서는 동생을 안고 다니더라구요. 생명을 내어놓고 키워내는 일 그 일만큼 힘들고 환희에 찬 일이 있을까요. 저도 꿈은 한 셋 정도 낳는 거였는데 하늘이 점지해 주셔야 할 텐데요^^;;

穀雨(곡우) 2010-08-06 15:28   좋아요 0 | URL
음...이제 점지할 시간이 임박했네요. 블랑카님의 어여쁜 딸래미에게 동생을....^^

2010-08-06 2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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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22: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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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05: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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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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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0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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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8 2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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