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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 21세기 위대한 투자신화의 탄생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김기준 외 옮김, 최준철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흔히 워런 버핏을 두고 투자의 귀재라고 말한다. 살벌한 투자의 세계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오랜 세월 유지할 수 있는 그의 성공을 가리켜 한 말이다. 실로 그가 이룬 성과는 전대미문의 일로 그 가치를 측정키 어렵다. 누구나 닮고 싶을 만큼 그의 투자 철학과 통찰력은 비범함을 넘은 예측불가능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생존하는 인물로서는 드물게 수없이 많은 평전들이 넘쳐난다. 그가 걸어 온 삶을 통해 소신 있는 가치관, 믿음의 실천, 비범한 역량을 아우르는 특별함을 배우고자 함이다. 이러한 모든 관심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만든 변주곡이다.
이 책 <워런 버핏>은 1995년에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그런 만큼 이 책은 버핏을 이해하는 등가공식의 중요한 변수를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저자 로웬스타인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전개로 인해 버핏의 세계를 균점한 상태로 만날 수 있는 보기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숲과 나무를 골고루 완상할 수 있게 하며 핵심적 가치를 짚어 내는 데 주력하였기에 인간미 넘치는 버핏을 재미나게 만나는 잘 다듬어진 평전으로서 손색이 없다.
워런 버핏을 연상하면 버크셔 헤서웨이, 찰리 멍거, 벤자민 그레이엄, 버핏투자조합, 버핏의 사람들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버핏에게서 사람은 중요한 자산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였다. 한번 맺은 인연은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무한믿음으로 오래도록 그가 성공의 배를 운항하는 요인이었다. 그러한 결과로 10달러에 불과하던 버크셔 헤서웨이의 가치를 10만 달러로 탈바꿈한, 꿈의 실현이다. 이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리의 마술, 스노우볼효과다.
그렇다면 버핏이 남달랐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책은 그의 유별난 성장배경과 그로 인해 생성된 강인한 의지력에 포커스를 맞춘다. 무엇이든 호기심이 왕성하였으며 항상 집념에 불타올랐으며 호승심 또한 대단한 버핏이었다. 또한 개념과 원리를 터득하는 사고력이 뛰어나 스스로 경제의 원리를 터득하고 어린 나이부터 신문배달, 구슬게임기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경제관념을 현실에서 체득하였다. 이러한 끊임없이 도전하는 불굴의 의지가 오늘날의 버핏을 있게한 커다란 이유 중 하나다. 습관이 성격을 만들고 성격이 인생을 지배한다는 명제처럼 그의 삶을 지배한 능동적 사고방식은 그를 만들어 낸 또 다른 이유다.
오늘날 버핏의 성공의 원천이 타고난 성격과 후천적 성격이 근간을 이루었다면 그 나머지는 벤자민 그레이엄교수로부터 감명받은 이론적 단단함에서 찾을 수 있다. "담배꽁초이론"으로 유명한 내재된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들만 골라 투자하는 것으로 잠재된 시장가치를 발굴하는 투자개념이다. 당시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불모지나 다름없던 꽁초이론은 혁신적인 발견과 유사했다. 이에 버핏은 그에 안주하지 않고 가치투자라는 상대적 개념을 탄생시켜 효율적경제시장이론을 보기 좋게 날려 버리며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일깨운다. 이러한 이유로 버핏의 성공의 출발의 경계는 여기서부터다. 아울러 이론적 토대가 세워진 시기도 이때부터다.
버핏은 벤자민 교수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유료다리이론"으로 계승시켰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독점적 공급이 허용될 수 밖에 없는 시장의 형태와 메커니즘을 분석해 그 속에서 숨은 보석을 발굴한 접근방식이다. 물론 그가 이러한 접근방식이 일부수단에 불과했음은 당연했으며 불안정한 시장상황을 역으로 지배하는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드라마틱하거나 마법 같은 투자스타일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칙을 지키고 단기적 변화와 위협에 굴하지 않는 소신과 신념이 만든 합작품으로 어떤 법칙보다 우월한 이유다. 이것이 버핏을 추종하게 만드는 동인이며 그를 현인으로 추켜세우는 원동력이다.
또한 버핏은 통 큰 기부가로 유명하다. 상속세폐지를 반대하며 부의 세습을 막고 자본주의의 배금주의사상을 철저히 배제하고자 했다. 그는 재산의 80%를 넘어서는 어마한 금액을 빌 게이츠부부의 재단에 기부하며 그는 은연히 숨었다. 기부도 생색내며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세태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일로 그의 거대한 배포에 절로 압도된다. 끊임없이 더 가지려 하는 인간의 본성을 자신의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가볍게 누른 그의 원대함은 살아 있는 현인으로서의 위상,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버핏에게도 강점만 가질 수는 없다. 인간이기게 고독하고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의 충동적이고 괴짜 같은 기질은 핸디캡이 되기에 충분했지만 그는 슬기롭게 극복했으며 소신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항상 그를 걱정하며 도움을 주는 진심어린 사람들 한가운데 있었다. 이처럼 인복이 많다는 세속의 관념으로 해석하기보다 그가 가진 편향적인 성격을 노력으로 극복한 결과가 아닐까싶다. 변함없는 검소함, 부자 같지 않은 소탈함이 그가 오래도록 그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계기이리라. 실제 버핏은 낭만주의자라기보다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에 가까웠다. 현실에 집착하였으나 원칙은 변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때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상대적 가치관이 그의 인생 전반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버핏의 행적을 통해 전해오는 선물은 무궁무진하다. 백화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누구보다 먼저 집어 든 순간의 기쁨처럼 버핏에게 우리는 감사해야할 지 모른다. 버핏이 단순히 최고의 부자라서이기 보다 그가 추구해 온 이념인 항상성이 그것이다. 자본주의 원리를 누구보다 잘 소화하고 이해한 그의 이념은 더불어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오블리주 노블레스의 모범을 보인다. 소위 버핏군단이라는 그의 인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통합되어 나가는 이유도 바로 그가 나눈 이념의 실천이며, 가치투자의 힘이다.
버핏에게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는다. 적재적소에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도 원칙을 지키는 강인한 신념과 장기적 접근에 의한 가치있는 담대한 행동을 통해 우리는 이미 반을 이룬 셈인지 모른다.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효율적인 관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버핏이 고수한 원칙, 즉 기본적인 소신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없다. 이러한 모든 투자 철학을 떠나 버핏의 인간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한 권의 책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인지 모른다. 빌 게이츠가 극찬한 이 책 워렌 버핏, 그는 살아 움직이는 성공메이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