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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1 -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ㅣ 스노볼 1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마하의 현인으로 추앙받는 시장의 마법사 워렌 버핏은 금세기가 낳은 최고의 부자이자 경영구루다. 오늘날의 성공은 도전과 열정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지칠 줄 모르는 삶, 바로 위대함이다. 그를 최고의 부자로 만든 이유는 습관처럼 굳은 검소함과 삶에 대한 집중이었다. 그를 닮고자 배우고자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과 가르침에 열광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통찰하는 지혜를 터득하고 부를 다스리는 겸손을 배우고자 함이다.
“집중이야말로 탁월함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다”(1권, p-566)
이 책 <스노볼>은 1,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아직 현존하여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근간에 보기 드문 전기다. 객관적인 시각과 균형감을 갖추어야 한다는 태생적 과제를 안고 출발한 책이기에 진실함이 관건일 테다. 하지만 이 책을 아우르며 관통하는 통찰의 시각은 불과 몇 페이지만 읽어도 기우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챈다. 5년여 시간동안 버핏의 생활에 파고들어 그의 행동, 습관, 생각 등을 근접한 거리에서 파악하고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러하기에 유일무이한 전기로 이 책이 세간에 미칠 영향력과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워렌 버핏은 1930년에 출생했다. 이 책은 연도별로 그가 걸어 온 발자취를 되짚었다. 현재의 그를 세운 원동력이 무엇인지, 지혜의 힘이 무엇인지를 인생 전반을 통해 찾고자 하였다. 굵직굵직한 사건에서부터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들의 일화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광범위하게 훑어 통찰하였기에 부피가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분량의 방대함에 비해 버핏의 유머와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읽는 재미가 있으며 감칠맛이 난다.
워렌 버핏은 검소와 절약을 미덕으로 삼았다. 어린 시절부터 버핏의 아버지 버핏 집안의 영향으로 근검과 절제된 생활을 체득하고 익혔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스로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기 훨씬 어린 나이에 강인한 생활력을 통해 세상을 구르고 넘어지며 배웠다. 이때 배운 검소한 삶과 절제의 정신이 그의 인생 전반을 지배하며 작동하는 디딤돌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그를 일으킨 성장엔진이 절약이었다면 그의 동력에너지는 불굴의 열정일 테다. 한 번 빠져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성취하고 이루어 내는 결연한 의지와 집착이 그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 세계의 경영인이 그를 존경하는 기업가로 꼽는 대표적인 이유 중에 하나이자 이 책에서 소개된 내면의 점수판의 배경이다.
유년기의 버핏이 절약을 배웠다면 학창시절 버핏은 삶의 지혜를 배웠다. 그의 판단과 기준에 배울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이 들면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배우고 흡수하고자 하였다. 이런 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스승은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벤자민 그레이엄이었다. 그의 투자이론과 경영이론이 어린 버핏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었다. 그레이엄교수가 만든 “담배꽁초”이론이 버핏에게 넘어 와 가치투자로 이어지는 전신이 되었던 것도 이러한 결과다.
버핏은 자산 가치보다 저평가된 회사의 주식을 사 들여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간단한 방식을 취한다. 내재된 안전마진을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린다. 그의 투자원칙은 인내와 단순명료함이 결합된 소신의 산물이다. 거창한 투자분석이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에 대한 포지션을 버리지 않고 거머쥔다는 것에 있다.
이것이 ‘스노볼’처럼 커지고 커져 복리의 마술을 부려 현재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되었다. 버핏은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철저히 배척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직이라는 진정성으로 그의 투자행위가 기업을 파괴하고 사회공동체를 뒤흔드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은 이유 또한 그것이다.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더 많은 수익과 부를 창출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며 시장의 냉소주의를 물리치며 ‘난소로또’를 떠올리며 탐욕을 경계하였다.
나무는 하늘 끝까지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버핏은 자기가 새로 자라나는 어린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일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버핏은 단 한 번도 사업에 대한 집중성을 놓친 적이 없었다. (2권, p-680)
워렌 버핏은 벤 그레이엄 외에도 앤드류 카네기의 사상에도 영향을 받아 매료되었다. 그레이엄이 원칙을 만드는 계기였다면 카네기는 소신을 완성시키는 바탕이 되었다. 카네기가 바라 본 세상의 향한 원칙과 소신에 대해 그는 불평에 맞서 싸우고 아첨과 겸손을 구별하는 힘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버핏은 인맥관리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찰리 멍거와의 인연은 영원처럼 함께 했다. 가는 곳마다 버핏은 날카로운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서길 바랐다. 그것은 버핏 그룹이라는 철옹성의 견고한 슈퍼개미들을 일구어 낸 버크셔 헤서웨이의 사람들이었다. 그는 인간관계를 통해 진실된 마음을 얻고 사랑을 얻었으며 인생을 통찰하는 에너지를 얻었다.
그는 투자에 관한 원칙을 분명하게 지켰다.
투자의 제1원칙 돈을 잃지 말라
투자의 제2원칙 제1원칙을 잊어버리라.
투자의 제3원칙 빚을 지지 말라
손실 가능성과 효율성 및 안전성을 살피고 기대 수익을 통한 안전 마진을 설정하는 신중함으로 내재가치가 높으나 저평가된 주식에만 투자하였다. 소위 말하는 그레이엄과 토드가 개발한 ‘담배꽁초’이론이다. 이러한 투자의 소신은 경제효율성의 법칙을 보기 좋게 깨트리며 경제학의 일반적인 이론에 인간의 행동심리가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그의 이런 투자방식은 단기이익에 사로잡힌 시장의 조급함을 통렬하게 지적하며 시장의 가치를 보호하고 기업의 항상성을 추구하는 방식의 투자이며 요체다.
실제 워렌 버핏은 지독한 현실주의자였다. 자신의 엄청난 부를 자식들에게 상속하는 것을 반대하며 빌 게이츠 재단에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였다. 노력 없는 성공은 공으로 얻은 것이기에 인생의 가치를 근면과 집중에서 찾았다. 부단히 노력하고 또 집중하다보면 위대한 기회가 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기회를 끊임없이 살피고 노력하였기에 버핏은 남들보다 탁월한 기회를 분별하는 안목을 갖추었던 것이다. 그래서 워렌 버핏을 일컫어 미다스의 손이라고 한다. 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꺼져 가던 불꽃도 활활 다시 타올라 생명의 불씨를 되살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워렌 버핏을 통해 많은 것을 보았다. 1956년 단돈 100달러로 시작해서 주식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그의 놀라운 성과보다 그가 닦은 명성이 더 값어치가 있고 빛나 보인다. 자기에게 투자하고 열정을 믿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성공한다는 명명백백한 진리를 몸소 실천한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를 선연히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아로새긴 그의 아름다운 삶,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그의 부가 아닌 바로 삶을 향한 열정과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