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의 '들장미 공주'로부터.

The young Prince said, ‘I am not afraid; I am determined to go and look upon the lovely Briar Rose’ - Arthur Rackham - WikiArt.org


그림 동화 '가시장미' https://youtu.be/d-NPu-sGlS0 (전영애 번역 및 낭독)


[잠자는 공주를 깨운 이는 없다, 스스로 일어났을 뿐 ] https://v.daum.net/v/20230623205043538 리베카 솔닛의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





네덜란드어판 표지 By Johann Georg van Caspel (1870 - 1928)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기나긴 세월이 흐른 뒤에 어떤 나라의 왕자가 그 나라에 왔어요. 그는 어떤 노인에게서 들장미 공주 이야기를 들었어요. 들장미 울타리 뒤에 커다란 성이 있는데, 그 안에 놀랍도록 아름다운 들장미 공주가 잠들어 있고, 그녀와 함께 왕과 왕비를 비롯한 성의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었어요. 노인은 수많은 왕자들이 들어갔다가 장미 가시 울타리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었다는 이야기를 자기 할아버지한테서 들었다는 말도 덧붙였어요.

그러자 젊은이가 말했어요. "난 두렵지 않아요. 아름다운 들장미 공주를 보러 갈 겁니다." 착한 노인이 기를 쓰고 말렸지만 젊은이는 노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바로 그때 딱 100년째 되는 시간이 지나갔어요. 들장미 공주가 다시 잠에서 깨어나기로 약속된 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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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 나무 (2006년 12월)  By huliana90212 -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암스테르담의 마로니에는 안네 프랑크와 그녀의 가족이 나치 점령군을 피해 숨어 있던 비밀 별채의 작은 창문으로 보이던 나무다. 안네가 원치 않게 갇혀서 끊임없이 불안해했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기에 썼던 일기에는 계절에 따라 마로니에가 펼치는 기적이 잘 기록돼 있다. 1944년 4월 18일자 일기에서 안네는 마로니에가 "벌써 꽤 초록빛이고 여기저기 작은 꽃마저 보인다"고 썼다. 또 아버지의 생일 다음 날이던 5월 13일 무렵엔 햇빛이 "1944년 들어 여태껏 볼 수 없던 모습으로" 빛나고 마로니에는 "꽃을 활짝 피우고 나뭇잎으로 울창하게 덮여 작년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썼다. 세 달 뒤 나치에 붙들린 프랑크 가족은 집단수용소를 옮겨 다녔다.

안네와 언니 마르고트는 베르겐-벨젠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았는데, 전쟁이 끝나기 몇 주 전이었다. 그냥 그 자리에 있음으로써 안네에게 큰 행복을 전했던 마로니에는 계속 살아서 환한 잎과 양초 같은 눈부신 꽃을 봄마다 들어올렸다.

그러나 안네 프랑크의 마로니에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다.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 곰팡이가 잔뜩 퍼지고 곤충이 들끓는 이 나무는 삶을 긍정하는 힘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었다. 2007년 벌목 지시가 내려졌지만 대중의 항의가 워낙 거세서 벌목 집행이 유예되었고, 나무의 병든 줄기와 시들어가는 가지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뒤따랐다. 하지만 2010년 나무는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뒤 안네 프랑크 나무에서 나온 묘목들은 세계 곳곳에 심겨, 이 나무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희생자에게 주었던 희망을 기억하며 다음 세대들의 마음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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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월 19일. 그리고 일요일, 한 주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

Untitled (Snake Dreaming), 1972 - Clifford Possum Tjapaltjarri - WikiArt.org

Snake Dreaming, 1990 - Gabriella Possum Nungurrayi - WikiArt.org



뱀이 꿈에 나타나면 변화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 탈바꿈을 하는 대표적인 꿈이 뱀과 나비이지요. 완전히 죽고 거듭나는, 그래서 본래 타고난 자신이 되는 것이 인생이라 뱀은 새로운 시작과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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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나무의 삶'(피오나 스태퍼드)으로부터

마로니에꽃 By Gzen92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반 고흐, 꽃핀 마로니에 나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946691&cid=46702&categoryId=46753


왜 한 나무의 가치가 얼마나 실용적인지, 얼마나 인간에게 편의를 주는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할까? 통통한 새싹과 하늘하늘한 꽃, 넓은 잎사귀, 뾰족뾰족한 꼬투리, 반짝이는 열매를 가졌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마로니에는 눈으로 보기에 근사하다. 계절마다 화려하게 단장한다. 그러니 이 나무가 밝은 망토와 비단 조끼, 레이스 소맷동과 주름 옷깃이 유행한 시대에 서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게 놀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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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이자 작가인 리어노라 캐링턴의 '내 플란넬 속옷'을 오디오북(세계 여성 작가 페미니즘 SF 걸작선)으로 들은 후 찾아 읽었다. 단편집 '내 플란넬 속옷'의 표제작. '야자나무 도적(원제 Sisters of the Revolution: A Feminist Speculative Fiction Anthology)'에도 수록.


Untitled - Leonora Carrington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레오노라 캐링턴 [Leonora Carrington]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94099&cid=40942&categoryId=34394


나는 섬에 산다. 감옥에서 나올 때 정부가 내준 섬이다. 불모의 섬이 아니다. 분주한 대로(大路) 한가운데 자리한 교통섬이라 차들이 낮이고 밤이고 사방에서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플란넬 속옷 외에 나는 신사들이 골프를 칠 때 입는 트위드 재킷을 입는다. 누가 준 것이다. 그리고 운동화도 있다. 양말은 신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뭐라 분류할 수 없는 내 외양을 보고 몸을 사리지만, (주로는 여행 책자에서) 나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는 사람들은 순례를 온다. 아주 간단한 문제다. - 내 플란넬 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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