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Rae Galatas






세상에는 네 가지 친구가 혼재되어 있다.

어떤 친구는 필요할 때 찾아와 필요한 것만 챙겨서 떠난다. 어떤 친구는 술자리나 게임 자리에 불러내고, 어떤 친구는 내밀한 이야기를 하염없이 털어놓으며 무의식적 치유 작업을 꾀한다. 어떤 친구는 그 삶의 모습만으로 가르침을 주고 허물을 알아차리도록 일깨워준다.

한 사람의 내면에도 네 가지 친구 요소가 존재할 것이다. 친구가 많다는 사실을 자랑하며 그것을 인간성의 척도쯤으로 여기는 이의 친구 그룹에도 네 가지 친구가 섞여 있을 것이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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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6-29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 참 예쁘네요. 날씨가 좋은 날의 느낌이 들어요.
서곡님,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서곡 2024-06-29 22:26   좋아요 0 | URL
2021년6월25일 미국 버지니아 주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ㅋ 여기는 비가 많이 내립니다 안녕히 주무시길요!
 


"Hamlet and his father's ghost" by Henry Fuseli (1780s drawing)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전에 정리해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중 햄릿과 맥베스가 언급된 부분으로부터 가져온다. 출처는 열린책들 구판.





브란데스Georg Brandes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글에서 『햄릿』이 셰익스피어의 부친이 죽은 직후(1601), 즉 아버지에 대한 슬픔이 절실할 무렵 씌어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버지와 관계된 어린 시절의 감정이 새삼 새로워졌을 때라고 추정할 수 있다. 어려서 죽은 셰익스피어의 아들 이름이 햄닛(햄릿과 같다)이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햄릿』이 부모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듯,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맥베스』는 자식 없는 경우를 주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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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에드거 앨런 포의 '까마귀'를 읽고 내친 김에 이태준의 '까마귀'도 읽었다.


가마귀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63XX81000031


Ravens, Stormy Evening, 1902 - Jules Breton - WikiArt.org





"사람끼린 동정하구퍼두 동정이 안 되는 거 같어요."

"왜요?"

"병자에겐 같은 병자가 되는 것 아니곤 동정이 못 될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맘대루 같은 병자가 되며 같은 정도로 앓다, 같은 시각에 죽습니까? 뻔―히 죽을 사람을 말로만 괜찮다, 괜찮다 하구 속이는 건 이쪽을 더 빨리 외롭게만 만드는 거예요."

날은 이미 황혼에 가까웠다. 연당 아래 전나무 꼭대기에서는 아직, 그 탁한 소리로 울지는 않으나 그 우악스런 주둥이로 그 검은 새들이 삭정이를 쪼는 소리가 딱― 딱― 울려 왔다.

"까마귀가 온 게지요?"

"그렇게 그게 싫으십니까?"

"싫어요. 그것 뱃속엔 아마 별별 귀신 딱지가 다 든 것처럼 무서워요. 한번은 꿈을 꾸었는데 까마귀 뱃속에 무슨 부적이 들구 칼이 들구 시퍼런 불이 들구 한 걸 봤어요. 웃지 마세요. 상식은 절 떠난 지 벌써 오래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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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 두 번 괴물이 된다 https://v.daum.net/v/20200227100957058


괴물이 주제인 두 권의 소설집 중 '몬스터: 한낮의 그림자' 수록작 '해변의 묘지'(백수린)로부터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X736





창문을 열어놓고 살기 시작한 이래 다희의 집에 달라진 변화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할 즈음마다 열어놓은 창문을 타고 어김없이 클래식 음악이 들려온다는 점이었다. 클래식 음악은 모렐 부인 건너편 집에서 흘러나왔다. 그 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도로의 폭이 넓지 않아 다희의 집에서 내려다보면 집 안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70대쯤 되어 보이는 백발의 노인이었다. 다희는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연보라색이나 연두색 잔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베레모를 쓴 채 앞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노인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고, 저녁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18세기 정물화의 일부처럼 소파에 앉아 오후를 보내는 단정한 노인. 피에르가 집에서 자고 가는 밤이면 그들은 저런 노인이 아랫집에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같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 백수린, 해변의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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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 Man Ray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만 레이 [Man Ray]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87805&cid=40942&categoryId=34393



[네이버 지식백과]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I wish for what is forbidden to m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09926&cid=40942&categoryId=33093





엘뤼아르는 시적 참여와 병행하여 이미지와 텍스트 간의 흥미로운 초현실주의적 실험을 지속해 나간다.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사진 작가인 만 레이와 공동 작업한 『자유로운 손』(1937)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는 만 레이의 데생에 자신이 "삽화로서의 시"를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데, 소설이나 시에 삽화를 곁들인 사례에 비해, 그림에 대한 삽화시를 쓴다는 역(逆)의 관계가 흥미롭다. (중략) 양귀자의 소설 제목으로도 사용된 바 있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라는 구절은 이 시집에 수록된 삽화 시 「모퉁이」의 전문이다. - 역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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