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배우 주연의 연극 '벚꽃동산' 공연이 6월에 있다.


WOMAN SHOOTING CHERRY BLOSSOMS, 2019 - Yinka Shonibare - WikiArt.org


Cherry blossoms, 1953 - Pyotr Konchalovsky - WikiArt.org



「벚나무 동산」에서는 마치 그동안 체호프의 다른 희곡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를 하고 있는 듯하다. 가령, 라네프스카야 부인과 트로피모프의 관계는 「갈매기」의 여배우 아르카디나와 그녀의 아들 트레플레프를 닮지 않았는가? 「바냐 삼촌」의 노처녀 소냐와 「세 자매」의 올가는 「벚나무 동산」에서 바랴의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네프스카야의 한심한 오빠 가예프는 앞서의 작품들에서 좋았던 옛 시절을 되뇌며 빈둥거렸던 모든 러시아 귀족들의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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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z - Gino Severini - WikiArt.org


'각각의 계절'(권여선) 수록작 '기억의 왈츠'는 2021년 '여덟 편의 안부 편지' 발표작으로서 그해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이다.



나는 어지간한 고통에는 어리광이 없는 대신 소소한 통증에는 뒤집힌 풍뎅이처럼 격렬하게 바르작거렸다.

나는 스스로 내 내부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 당시의 나는 감정적으로 완전히 폐허였고 욕망이 소진된 폐광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냥 그러니까 그런 거고, 그런 식이니까 그런 식이라며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내가 굳이 뭔가를 결정하지 않아도 어차피 어떤 파국이 와서 끝내줄 테니까 뭐, 그런 식이었다. - 기억의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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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의 포스트로부터

A young ladys adventure, 1921 - Paul Klee - WikiArt.org



자신을 위해 써라 - 자유롭게 쓰기를 활용하여 생각의 흐름을 탐사하고, 뭔가를 결정하고, 우울함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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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의 '깜빡이'는 웹진 비유 2022년 발표작. https://www.sfac.or.kr/literature/epi/A0000/epiView.do?epiSeq=856 (전문)

사진: UnsplashSandra Seitamaa



가까이서 보면 대책 없다 싶은 동생이, 화면 속 인물처럼 멀리서 다가오면…… 정처 없다…… 쟤는 왜 가엾게…… 어디 딱 붙은 데가 없이…… 마음도 육신도…… 그런데 육신이란 말은…… 어쩐지 욕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 들어 혜진이 급격히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느꼈지만 혜영은 절대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을 것이다. 자신만이 혜진과 세상을 이어줄 유일한 밧줄인 걸 아니까. 그런데도 쉽사리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육신…… 육신…… 그 말이 자꾸 입안을 맴돌았고, 니 육신…… 내 육신…… 하면 왜 더 심한 욕 같은가…… 그런 생각만 들었다.


엄마 진짜 귀신같지 않냐?
혜진이 말했고 혜영은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진짜 귀신같은 게, 내가 언제 약간 행복해지고 내가 언제 약간 기분좋아지는지를 딱 노리고 있다가, 딱 재 뿌리는 시점을 엄마는 귀신같이 아는 것 같아.
엄마가 무슨…… 뭘 그렇게 노리고 뿌리고…… 그러다 혜영은 쿡 웃었다. 그럴 만큼 남의 일에 부지런한 분 아니야.
그러니까 귀신같다는 거지. 의도가 없는데도 딱 그렇게 하니까. - 깜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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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의 '사랑에 대하여'에서 안나는 요양을 위해 크림(크리미아)으로 떠난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두 남녀가 만나는 곳이 바로 이 지역.


크림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2k0616a



By Tiia Monto,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의 삶에는 늦든 빠르든 끝이 오기 마련이죠. 우리에게도 이별할 시간이 왔습니다. 루가노비치가 서부 러시아의 어느 현 재판소장에 임명됐기 때문이었죠. 그들은 가구와 말, 별장까지 모두 팔았어요. 별장에 마지막으로 다녀오는 길에 모두가 초록빛 지붕과 정원을 돌아보며 슬퍼했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그녀와 진짜로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8월 말쯤에 안나 알렉세예브나는 요양하기 위해 의사가 추천해준 크림 지역으로 먼저 떠나고, 며칠 뒤에는 루가노비치가 아이들을 데리고 서부의 부임지로 떠날 예정이었어요.

우리는 안나 알렉세예브나를 배웅하러 기차역으로 나갔어요. 그녀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기차에 올라탔어요. 그런데 열차 출발을 알리는 세 번째 벨이 울리기 1분 전에 그녀가 잊고 가져가지 않은 상자를 발견했어요. 난 그 상자를 선반에 얹어주려고 얼른 기차 안으로 뛰어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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