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초대하는 방법 - 기후위기 시대, 인간과 자연을 잇는 도시 건축 이야기
남상문 지음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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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이신 남상문님께서 2025년 펴내신 책입니다.

잡지 < 바람과 물>,< 건축과 사회>에 연재하셨던 글을 모아 책을 내셨습니다.

이 책은 서구에서 발전한 건축사조인 모더니즘 건축( Modern Architecture)과 이후 20세기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에 대한 소개를 합니다.

하지만 효율성과 경제성 그리고 건축기술을 중시하는 모더니즘 건축물들은 20세기를 풍미한 건축이 되었지만 건물의 냉난방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이유로 현재와 같은 기후위기 시대에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사상은 건축물에도 영향을 미쳐 각 가정의 집들이 단절되고 외부와 고립되었고, 고립된 공간의 온도조절을 위해 전기로 작동되는 냉난방 시설이 들어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생각했다면 굳이 공간을 고립시킬이유도 없었고, 공간이 고립되기 않았다면 자연채광과 통풍이 가능해 굳이 냉난방 설비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쓰면 자연훼손이 덜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는데, 전기 생산은 결코 친환경적이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전기를 발전하려면 발전기를 돌려야 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전력생산은 석유를 태워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력과 풍력과 있지만 아직 생산량이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전기를 보존해서 쓸수 있는 배터리인데, 이것 역시 환경파괴를 동반합니다. 우선 주요 원재료인 리튬이나 니켈이 중금속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인데다, 이 광물들은 주산지가 특정국가 (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콩고)에 몰려있어 환경오염과 노동력 착취문제가 생깁니다.

전기가 사실상 지구상의 네트워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전기가 갑자기 끊긴다면 ‘재앙’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블랙아웃(blackout)’이 일어나면 전기로 제어되는 모든 것이 멈춥니다. 교통도 통신망도 냉난방 시설도 모두 멈추는것이죠.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지진으로 원자로 냉각수 시설이 망가지자 원자로가 열폭주를 시작해 녹아내려가는 지옥같은 장면도 보았습니다.

아무튼 지나친 전기의존과 네트워크 의존은 대안을 생각해 점차 줄여가는 방향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라는 공간은 또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도 같이 사는 것이기에 이들과의 공존도 고려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도시와 그 주변으로 모여드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최근에는 늘 주위에 있던 쥐나 참새 비둘기 뿐만 아니라 좀 더 큰 동물들 예를 들어 멧돼지나 곰도 도시와 마을 주변에 출몰합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겨울에 겨울잠을 자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출몰해 주민들을 ’먹이감‘으로 인식해 습격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에서도 아파트 단지에 배고픈 멧돼지들이 나타나 현관문을 부수는 등 난동을 피우다 사살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문제들은 산업화와 도시화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살기위해 저지른 일들이니 지금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발전을 지속할 수가 없고 뭔가 대안을 찿아야 합니다.

서울의 경우 한강의 재자연화를 통한 생태회복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주변의 산들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미 산림청이 지나치게 소나무만을 인공조림해서 대형산불을 경험한 만큼 산을 그대로 두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한강은 콘크리트로 덮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재자연화가 되지 않으면 강수위가 계속 낮아져서 홍수 예방도, 뱃길 운항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옛날처럼 한강에 배를 띄우려면 우선 강변의 콘크리트부터 없애야 할겁니다.

끝으로 책에서 나오는 공간과 장소에 대해 언급하려고 합니다.

공간(space)은 건축용어로 물리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빈자리를 말합니다. 반면 장소(place)는 사람이 나를 둘러싼 환경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획득한 삶의 터전을 말합니다 (p147).

따라서 어떤 장소의 ‘상실’은 그곳에 살아온 이들의 ’삶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소는 만들어지는 과정도 더디고 오래걸릴 뿐만 아니라 가격을 매길 수도 없습니다.

어려서 살던 집과 동네가 모두 사라져 상실감을 느끼는 것도, 일제시대때부터 있었던 익선동 카페골목의 오래된 좁은 골목을 보는 것도 모두 시간이 쌓인 흔적을 보기 때문입니다.

장소는 삶이 얽힌 일종의 생태계이기 때문에 모두 없애고 빌딩을 지어 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보존방안을 찿아야 합니다.

시간의 두께가 없었다면 요즘 핫플이라는 익선동도 을지로도 그리고 해방촌도 모두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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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이론가이신 이영욱 사진가의 사진집입니다.

2015년 출간된 책으로 이 책의 사진들은 모두 익숙한 대상에 대한 ‘낯설음’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사진을 ‘기록’으로 생각하기보다 ‘예술’로 생각하시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께서 ‘사진가의 노트’에서 밝히셨듯이, 이영욱 사진가께서는 현실의 ’재현‘으로서의 전통적인 사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사진을 객관적인 재현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사진예술의 답이라고 보았다 (p4)

고 언급하십니다.

제가 본 이 사진집의 특징은 낯설음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거리와 공원, 놀이동산, 유원지의 사진을 스트레이트한 사진으로 찍었는데도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리얼리즘 사진에서 벗어나 일정부분 현대미술의 낯설게하기를 따라가는 느낌입니다.

이 사진집의 사진들은 또한 표제도 없이 그냥 이미지만 나열이 되어 있고 작가는 이 사진들이 1993년부터 5년간 한 작업들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설에서 이영욱 사진가가 인천에서 활동하는 사진사라는 언급이 없었으면 사진의 촬영지가 인천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사진은 생경합니다.

사진은 확실히 흑백으로 재현되면 현실의 피사체보다 추상성이 강화됩니다.

저도 흑백촬영을 하면서 일상의 사물들이 사진 속에서 마치 다른 세계 속 판타지의 이미지로 재현되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컬러사진의 대명사로 색채재현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꽃이나 정물을 흑백으로 재현하면 그 이미지가 가장 비현실적이고 부유하는 듯 보입니다.

사진을 하면 생각하는 이미지는 카메라를 메고 거리를 방황(wandering)하듯 산책을 하며 산책을 하며 피사체를 유심히 관찰하며 셔터를 눌러대는 이미지일 것입니다.

이 사진집에는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도시에서의 산책과 연관하여 독일의 미디어철학자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그리고 사진에 대한 중요 에세이를 남긴 미국의 수잔 손탁(Susan Sontag)을 거론합니다.

이미지와 현대미디어환경의 예술을 생각할 때 한번씩 보아야 할 저자들인 건 분명합니다. 다만 SNS의 발달로 젊은 세대들의 스마트폰 과몰입이 심리적, 정서적, 교육적인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20세기 초 일방적인 매스미디어 환경을 전제로 한 논의들이라 조심스레 접근을 해야할 듯 합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사진과 산책을 주제로 한다면 저는 소설가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을 읽어보는 편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진가들이 많은 사진을 남겼던 명동과 소공동 그리고 청계천과 광교 등이 소설의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이고, 사진을 찍는 여정도 구보가 친구들을 만나러 경성거리를 돌아다니는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흑백의 스트레이트 사진으로 피사체를 매우 낯설게하는 방식으로 찍은 사진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잘라 표현한 이미지가 재현을 벗어나 그 이상의 다른 이미지가 보여주는 낯섦음은 이 사진들이 사진과 현대회화의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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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풍경 눈빛사진가선 20
김정일 지음 / 눈빛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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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정일님이 1980-1982년 촬영한 서울의 풍경사진집입니다.

아직 서울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그리고 강남의 압구정동과 대치동 반포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목동에 신시가지가 들어서기 전의 풍경사진과 북촌의 계동 옛 기와집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어린시절을 통과해온 1980년대이지만 당시 서울은 아파트보다 ‘집장수’가 지은 양옥집이 많았고, 서울의 산비탈마다 판자집으로 지은 달동네가 존재했습니다. 이 사진집에도 나온 장위동, 길음동에 작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가 한가득이었습니다.

지금은 가장 화려한 동네라는 압구정동도 당시는 경기도에 속한 농촌마을이었고, 타워팰리스가 위치한 도곡동도 그저 서울 근교의 농촌이었을 뿐입니다.

이 책의 표지사진에 쓰인 사진의 장소가 도곡동의 1982년 모습이라고 하니 40여년 간의 상전벽해(桑田碧海)에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이 사진집은 사진의 ’기록‘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촬영 당시 어디에나 있는 일상적 풍경과 사람들을 사진가는 그저 묵묵히 기교없이 촬영했을 뿐이지만, 40여년의 시간이 흐르고 시간의 층위가 쌓이자, 이제는 다시 볼수 없는 서울에 대한 흔적에 대한 기록이 되어 당시를 살았던 이들에게 과거를 떠올리게 해줍니다.

흘러가는 시간의 순간을 고정시켜 영원히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 사진이고 그 사진의 본래의 역할을 담담하고 정직하게 보여주는 사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전인 2015년에 출간되었고, 해설은 2022년 별세하신 故 한정식 사진가께서 써주셨습니다.

선생께서는 ‘시간에 따라 발효된’사진의 의미를 해설로 써주셨습니다.

사진은 다른 장르의 예술과 달리 촬영직후 공개될 수도 있지만 사진가의 의도에 따라 그리고 사진가의 형편에 따라 발표가 늦춰질 수 있고, 사진은 촬영당시와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언제나 누구나 보았던 일상의 풍경이 시간이 지나서 한 시대를 중언하는 기록으로 역사적인 가치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쉬운 사진개론서를 써주신 사진가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쓰면서 고인이 돌아가신 걸 알았네요.

저처럼 도시경관과 도시사진(Urban Photograph)에 관심을 가진 이에게는 귀중한 선례같은 사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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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분야 중 특히 생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데 이 책은 생물학 중에서도 생태학(ecology)의 한 분과인 리와일딩(Rewilding)분야를 처음 소개한 책입니다.

본문 207쪽의 작은 책으로 읽으면서 발견된 오탈자가 편집의 아쉬움으로 남지만 리와일딩이 무엇인지 그리고기존의 전통적인 복원생태학(restoration ecology)과 무엇이 다른지 설명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리와일딩은
생태계 복원을 위해 멸종으로 사라진 종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종을 도입하는 일을 합니다. 다만 복원생태학은 훼손된 식생의 복원에 중점을 두고 동물개체군 복원은 소홀히 한 측면이 있습니다.

리와일딩은 말 그대로 야생으로 자연을 되돌린다는 의미로 자연의 예측불가능성을 수용하고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합니다.

복원생태학은 멸종된 종 자체를 똑같이 복원하려 한다면 리와일딩은 멸종된 생물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생물로 생태계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에 자연이 원래상태에 가깝게 되돌아가는데 중점을 둡니다.

애초 자본주의와 식민주의 발달로 자연과 식생이 파괴되지 않고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하지 않았으면 이런 노력이 필요없었겠지만, 야생과 문명의 공존을 위해 최근 20여년간 체계화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멸종된 동물들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대체종을 데려와 야생에 적응시키며 생태를 복원한다고 했는데 그 대표적인 동물이 바로 미국 엘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로 이 지역에서 멸종한 늑대를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 데려와 방사를 하고 관찰하여 리와일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것입니다.

늑대처럼 ‘야생’을 대표하는 포식자 짐승들이 복원되는 것 자체가 리와일딩의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소나 말같은 대형초식동물을 도입해서 식물 식생의 변화와 지역의 생물다양성에 변화를 일으키고 생태계를 복원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들이나 대형초식동물들 복원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종’이 도입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설명됩니다. 이런 사례로 습지생태계에 비버와 수달이 도입된 경우가 설명됩니다.

이 책은 멸종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제로서 깔려있습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지배종이 되면서 생태계와 서식지가 파괴되고 사냥으로 남획되면서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되었습니다.

저자도 언급했듯 멸종과 관련한 전문분과가 생물학에 따로 있다고 합니다.

멸종과 관련해 올 여름 읽었던 작은 책자가 있어 소개합니다.

Vanishing Treasures : A Bestiary of Extraordinary Endangered Creatures, Katherine Randell & Illustration by Talya Baldwin (Doubleday, 2024)

과거에 살았으나 지금은 멸종된 생물들에 대한 우화형식의 보고서입니다.

야생이 비문명과 야만이 아니며, 문명과 공존해야하는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매우 진보적인 관점입니다. 야생동물을 지구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생을 적대시않고 공존의 대상, 생명공동체로 보는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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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독립학자로 활동하시는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님이 2024년 출판한 세계각국 도시의 ‘역사적 건축물 보존’의 동기와 사례를 모은 책입니다.

저자께서는 이미 도시관련 책을 출판하신 적이 있는데, 책이름은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탐구기(2019)‘이어 이번 책이 제가 읽은 두번책 도시관련서입니다.

책의 편집자 후기에서 언급하듯 이 책은 개정판이 ‘도시독법(2024)’ 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과 동시에 출판되었습니다.

미국출신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적이 있고 아일랜드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친분인데다가 여러가지 언어를 구사하실 수 있는 분으로 압니다. 여러 도시에서 사셨던 만큼 도시에 대한 관심도 있으셔서 이런 책을 내신 것으로 압니다.

여러도시를 산 경험으로 도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경우가 저자의 경우라면, 저는 서울 도심에서 사진을 찍다가 서울이 가지는 ‘공간’과 ‘장소’의 역사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서울의 오래된 ‘신도시’중 하나이기도 하고, 고등학교 시절 봐왔던 명륜동의 한옥집들이 속절없이 사라지는 걸 목격했고, 근래들어서는 종로 재개발로 청진동 골목이 사라지는 걸 봤고, 을지로의 공구골목들이 사라지는 걸 목도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서울의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해외에 나가서 지켜본 다른 나라의 도시들과 다르게 서울의 변화속도는 너무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제가 관심있게 지켜본 도시는 독일 드레스덴(Dresden)입니다. 독일통일 이전 동독에 속했었던 독일의 공업도시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략공습( strategic bombing: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이 사는 주거지에 대한 폭격)으로 초토화되었다가 재건된 도시입니다. 민간인에 대해 공습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감행해도 되는지에 대해 윤리적 질문을 던지게 한 폭격이었습니다.

드레스덴은 동독시절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왕조시대의 종교적 건축물( 드레스덴 성모교회)을 복원되지 못하다가 통일이후 복원되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도시의
옛 랜드마크를 재건하고 평화의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최초 원폭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広島)의 경우, 원폭으로 초토화된 도시를 일부 원폭관련 건물 몇채만 상징적으로 남긴 체 도시 자체를 완전히 새로 만든 경우입니다. 목조건축물이 많은 일본의 도시는 가공할 원폭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사실상 재건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렇게 모든 것을 새로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관련 폭격과 관련해서 일본은 원폭이전에 연합군의 도쿄대공습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합군은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 폭격을 하면 일본이
항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네이팜탄과 같은 불폭탄(firebombing)으로 도쿄 도심을 폭격하고 대량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도쿄는 공습이후 목조건물대신 석도건물들로 다시 재건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 책은 세계의 여러도시들이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고 재건하는 동기로 정치적 정통성이나 애국심 고취 그리고
기득권층의 자신들만의 과거의 영광 재현과 애향심 고취 등의 보수적 동기와 함께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처럼 사회혁신과 개인의 자유 옹호 등 진보적인 운동의 중심지로서 보존되다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혁신적 예술가들과 사회운동가들이 떠나가고 부촌이 되는 경우도 살폈습니다.

마지막 장에 나온 서울의 북촌과 서촌 그리고 전주한옥마을과 경주의 경우는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기위한 거주지로서의 목적과 오래된 주택지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국에는 거주지가 아닌 관광지로 변해서 실패하는 경우입니다.

도시에 쌓인 과거의 흔적과 층위를 보전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편의를 보장하는 일은 균형잡기가 무척 여러운 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역사건축물과 도시경관 보존이 되지 않는다면 공공제로서의 도시경관과 과거 역사의 흔적은 사라지고, 그 땅을 가지고 이익을 챙기려는 부동산개발업자의 배만 불리게 됩니다.

지금 서울은 상태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 이미 코로나를 전후해서 도심 사무실 공실률이 솓구치고 있는데, 고층건물을 올리는 게 맞는지도 의문입니다. 역사적 경관을 해쳐가면서까지 고층건물을 올린다고 그 건물에 누가 들어가서 일하고 살 수 있을까요?

한국은 이미 젊은이들의 출산파업으로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데, 멀쩡한 도시공업생태계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나 고층건물을 짓는게 과연 경제적으로 타당한 결정인지 의문이 듭니다.

‘후진적인’ 개발주의 사고와 정경유착이 보이는 문제적 지역이 종묘앞 세운지구이고, 이 근방 을지로는 이미 재개발한다고 다 파헤쳐졌습니다.

정치인 한사람이 서울시장 한번 더 하겠다고 도심생태계를 파괴하는 걸 보는 건 정말 보기 힘듭니다.

한국전쟁이후 나름대로 기반을 이루고 살던 도심공업지대가 겨우 정치인 한명의 노욕과 부동산개발업자의 수익만을 위해 망가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구나 바로 건너편에 조선왕조 왕들의 신위가 모셔신 사당인 종묘가 있는데도 말이죠. 철저하게 몰역사적이고 문화에 대한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서울시장이 전에 종로의 청진동 골목과 피맛골을 흔적도 없이 없애는 걸 봤기 때문에 종묘 앞에서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 안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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