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출판된 이래 개정판이 2015년 출판되어 2024년 현재 출판이력만 10년이 넘은 책입니다.

동양철학자 임건순 작가의 책으로 제가 읽은 2015년 개정판은 본문만 558쪽에 이릅니다.

잘알려진 유가책도 아닌데다 560쪽에 이르는 분량이기 때문에 중국 고대사상에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책에는 작가가 선정한 중요 문구가 해석과 원문이 병기되어 나옵니다. 책의 일부는 분명 일반적인 중국 고전 강설(講說)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저는 묵자(墨子)라는 중국 전국시대 초기 사상가에 대해 이 책으로 처음 접해 솔직히 임건순 작가의 해석에 대한 판단은 내릴 자격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느낀점과 생각한 것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책은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 전통적인 유학의 전통과 묵사의 관계를 비교 설명합니다. 따라서 논어 맹자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둘째, 묵자라는 사상가는 사회전체의 이익증대에 관심이 많았던 사상가로 계급의 고하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제몫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것을 추구했던 사상가입니다. 따라서 사회에 대한 분배정책을 중시했으며 소수의 엘리트가 기득권과 물질적 부를 장악하는 불평등을 용납하지 못한 사상가이기도 합니다. 명분조차 없이 이익을 위해 죽고 죽이던 살벌한 전국시대에 이런 식으로 사회전체의 복리증진을 강조하는 사회정책(social policy)를 강조하는 사상가가 나왔다는 건 매우 놀랍습니다.

셋째, 민주주의와의 유사성입니다.

군주가 통치하는 수직적인 전제왕권을 인정하지만 민중의 의지(즉 민의, 民意)로 대변되는 하늘의 의지( 천지, 天志)가 통치를 정당화합니다. 유교가 하늘의 며, 즉 천명(天命)으류받은 군자의 통치정당성을 주장한 사실과 대조됩니다.

천명이 일종의 숙명 (destiny)혹은 이미 정해진 삶을 의미하는 매우 수동적인 개념이라면 천지는 의지가 들어가 있는 능동적 주체적 개념인 것도 인상적입니다.

민중의 의지가 최고 권력자에게 올라간다는 아라로부터의 하향식 의지 천명이라는 점에서 놀랍게도 민주주의와의 유사성이 발견됩니다.

셋째, 기독교와의 유사성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하늘의 의지가 정치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기독교의 통치정당화와 매우 유사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히 추정컨데, 기독교의 지식인들이 일찍부터 묵자에 주목했던 건 이런 유사성에 기인한 걸로 추정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추후 읽어볼만한 책 한권을 찿았습니다. 재야 한학자 기세춘 선생과 돌아가신 문익환 목사께서 묵자와 예수에 대해 쓰신 책입니다.

예수와 묵자, 문익환 기세춘 홍근수 지음 (바이북스,2016)

이 책은 기회가 되면 읽고 다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다른 모든 걸 떠나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이것입니다

義, 利也

의로움은 즉 이익이다. 즉 ‘사회구성원에게 경제적 실질적으로 이롭지 않으면 의로운게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꺼리고 멀리한 공맹의 유학 그리고 조선 성리학과는 대척점에 있는 주장입니다.

묵자를 잘 알지 못하지만 이 문장은 묵자의 경제적인 사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공맹유학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지나치게 윤리와 당위만 강조하고 실질적인 생활의 기반인 농업과 상업을 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묵자처럼 이익을 중시하고 그 이익이 사회전체에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봅니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소수에 의한 경제력 독점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더욱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그 주장이 당시를 넘어 현재까지도 유효하기 때문이고 묵자의 경우 사회정책( social policy)자체에 대한 개념도 논의도 결여된 2024년 현재 좋은 가이드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구 주류 경제학계에서도 오류를 인정하고 폐기한 신자유주의 경제학( neoliberal economics)를 아직도 고수한체 낙수효과 (trickle down impact)만을 종교적으로 숭상하는 고위공직자 집단과 집권층은 본인들의 이익 수호를 위해 정책을 이용하는게 아닌지 의심됩니다.

특히 경제의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 중 사실상 현재 정부는 경제개입의 의무를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으로 정부는 경제에 대한 보도에서 전부의 역할을 은폐하고 잇다고 의심합니다.

묵자가 오랫동안 중국사상계에서 잊혀졌던 이유도 국가의 사회정책을 강조하고 계급보다 능력을 강조하는 급진성때문에 전제정치 체제였던 중국에서 특히 기득권세력들에 의해 경원시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묵자라는 텍스트 원문 전체에 대한 주해를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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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지식책 읽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 아이의 지식 격차가 벌어지는 결정적 시기
전병규(콩나물쌤) 지음 / 클랩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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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국어 영어 문해력에 관심이 많아 읽은 책입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신 저자께서 쓰셔서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지도방법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능에서 비문학 지문이 많아져서 이렇게 비문학 독서교육울 위한 가이드북도 출산되었다고 봅니다만 수능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비문학으로 분류되는 수많은 전문서적을 봐야하기 때문에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전문용어가 나오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단을 분석적으로 읽고 문장과 문장사이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비문학 독서는 결국 저자의 의도와 논리를 찿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성적 비판적 사고를 하는 법을 배우기위해서라도 비문학 책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비문학 책을 보면서 논리(Logic)의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논리적 사고를 하기 시작할 때 비문학책 독서법을 알려주는 건 그래서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교육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궁극적 목적인 ‘논리적 추론’과 책에 대한 아이들의 의견제시의 중요성을 지적하십니다.

책에 나온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 사실들이 책의 어느부분에 쓰여있는지 그리고 그 사실관계로 알수 있눈 것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책내용이 실생활과 어떤관련이 있는지 책을 일고 나서 아이들의 느낀점과 의견이 무엇인지 그리고 책에 나온 내용이외에도 관련해서 할 수있는 이야기가 없는지를 부모와 아이가 서로 물어보고 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내용은 비단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비문학 혹은 논픽션 독서 일반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책은 생각의 도구로서 책에서 알게된 사실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불 알아야 하고 독자는 각기 다른 의견이 있고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 여러 다른 시각이 충돌할 수 있습이다. 이래서 성인들도 독서모임에서 각기 의견을 말하고 다른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공부라는 것이 자신만의 독창적 시각(perspective)를 갖은 것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책내용을 본인의 말로 정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보고 다른 이의 의견을 들여보는 과정을 거친다는 건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하고 결국 이런 과정은 나이가 먹어도 변치않게 계속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공부와 독서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독서의 목적과 지식을 배우는 목적 역시 배운 지식을 완전히 소화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책을 읽은 후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질문을 해보고 대답을 하는 대화과정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록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쓰신 책이지만 일반적인 비문학 논픽션 독서가이드로도 손색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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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7 - 전국시대의 시작 춘추전국이야기 7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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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국작가의 춘추전국시대사 7번째 책으로 중국 전국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책입니다.

춘추(春秋)시대가 전쟁을 치루면서도 대의와 명분을 앞세우고 최소 등에 칼을 꼿는 비열한 속임수를 쓰지 않았던 시대인 반면에 전국시대는 대의명분이 사라진 체 오로지 국익(國益)을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도 통용이 되던 시대를 말합니다.

기원전 5세기의 일임에도 작가의 전쟁묘사는 현재 세계가 처한 국제정세와 매우 유사합니다.

작사는 결론에 해당하는 제7장에서 ‘전략과 전술’을 설명하면서 프러시아의 철혈재상 ( Iron Chancellor) 비스마르크( Bismarck)위 독일 통일정책과 중국 전국시대 초기 상황을 비교하며 당시의 중국정세도 철저히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국가지도자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국가가 정치의 중심으로 떠올라 군사와 조세를 관장하는 국가주의적으로 흘러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실리를 기준으로 국익을 위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이 될 수도 있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현재 패착(敗着)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한국의 이념외교와는 정반대입니다. 알량한 도덕적 우월성을 전제로 실리를 망각하는 기본이 안된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이책은 전국시대 초기를 다루었는데 주요한 정세변화는 중원의 동쪽을 장악한 강국 진(晉)이 사실상 3국으로 나뉘어-삼가분진( 三家分晉)- 위(魏), 조(趙), 한(韓)으로 분열되고 위나라가 오기(吳起)의 병법을 채용해 서쪽의 진( 秦) 의 동진을 막았으나 위문후(魏文侯) 사후 위혜왕 (魏惠王)또는 양혜왕(梁惠王)의 실정으로 서쪽의 강국 진의 동진을 허용하게 됩니다. 위의 성급하고 무모한 동쪽 국가 공격을 역이용한 조나라에는 손빈(孫臏)이라는 전술가가 위니라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서쪽의 오랑캐로 인식되어온 진(秦)나라는 위(魏)나라 출신 상앙(商鞅)의 병법을 채용해 위나라가 막고 있던 서하땅을 정복하고 진의 동진을 이루었고 이 진의 진출로 진의 천하통일의 기반이 마련됩니다.

위에서 보듯 이 책은 주로 법가(法家)를 중심으로 한 전략가들이 주인공으로 작가는 손빈병법의 주인공 손빈은 전략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기의 유교적 법가를 계승했으나 철저히 법가적인 변법으로 일관했던 상앙을 오기의 후계자로 보았습니다.

유교적 명분론과 법가적 실리에 대해 논한 보론도 경제적 논설로 매우 흥미롭습니다. 특히 위나라 이회가 주장한 생산력의 증대가 바로 국력의 증대라는 주장은 현재의 국력의 척도로 보아도 무방한 현실론으로 중국의 청동기말기 철기 초기의 사상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구체적이고 현실적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농경사회인 전국시대 중국에서 오기도 상앙도 모두 중농주의(重農主義)를 기본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오기는 단순하고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선호해 위문후 치하에서 국력의 확대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입니다.

전쟁의 전략 그리고 국력의 관점에서 봤을때 그 기본이 경제력 ( economic power)라는 건 중국의 전국시대인 기원전 5세기나 지난 20세기나 현재인 2024년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단지 경제력의 기반이 농업이냐 제조업이냐의 차이뿐입니다. 그리고 국력을 이야기하는데 있어 인구(人口)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인구가 많아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고 단지 사람이 많아야 농사를 지을 여력이 크다는 말정도로 치부될 말이 아닙니다.

인류사상 최초로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소멸 위험에 처한 한국은 노동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가 관건이 되었습니다. 현재 이상한 방식으로 국가를 아마추어처럼 운영하는 집권세력들은 표면적으로 자유방임형 기업우선의 신자유주의를 우선하면서 사실상 국가의 역할을 방기(放棄)하고 있고, 인구가 주는 와중에도 국민들의 주거상황개선 노동환경개선 그리고 물가통제 등 기본적 국가경제정책에 관심도 의지도 없습니다. 무지에 기반한 방기입니다.

권력의 남용에 있어서는 매우 전제주의(專制主義)적이면서도 민생은 방기하면서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자유방임적 정부형태를 유지하는 매우 기이한 정체(政體)를 가진 겁니다.

최고위층의 권력남용정도에 비해 국가의 역할이 너무 없어 권력의 사유화가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지경입니다.

고대사가 정치사이면서 전쟁사인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중국식 국가주의의 뿌리를 중국의 법가에서 찿을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와 현재는 소름끼칠정도로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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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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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감독인 마민지 작가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다룬 책입니다.

울산에서 상경한 작가의 부모가 서울에서 강남 ‘도시개발’시대를 맞아 ‘집장사’를 시작해 돈을 벌고, 부동산 투자를 잘못해 중산층에서 빈곤충으로 떨어지고 그럼에도 부동산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 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들려줍니다.

독립영화감독으로 감독의 개인사에 대한 다큐 <버블 패밀리,2018>을 만들었던 감독이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K-장녀이자 IMF키드로서 한국경제발전사에 중대한 변곡점이었던 강남개발과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한 가족에 미친 영향을 솔직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누구나 겪었으나 속시원히 할 수없는 이야기를 풀어놓은 겁니다.

강남의 도시개발에 대한 여러 책들이 주로 관료출신이거나 건축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설명한 공적인 역사라면 이 책은 서울에서 벌어진 강남 도시계획과 그 이면에서 벌어진 일확천금의 기회를 누가 얻었고 누가 잃었는지를 저자 가족의 개인사를 통해 드러냅니다.

상경한 울산출신 집장사였던 저자의 부모처럼 서울에는 당시 수많은 집장사들이 다세대주택을 짓고 팔아 가족들을 먹여 살렸을 겁니다. 은연 중 작가는 한국의 도시개발 초기인 1970년대 말까지도 주택건설에 대한 구체적 제도적인 기반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격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집장사가 될수 있었던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촌향도(離村向都)로 인구가 폭증하고 있던 서울에 주택난은 큰 문제였으며 아마 서울시 당국도 정부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하려고 했을 것이고 주택공사가 커버하지 못하는 소규모 주택건설에는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도 기회가 생겼을 겁니다.

1988년 이후 최대규모의 부동산 투자에 올인했던 저자의 아버지는 하지만 바뀐 경제환경을 인지하지 못한체 하던 방식대로 사업을 진행해 실패를 맛보게 되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결정타를 맞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저자의 부모들에게 두번의 기회는 찿아오지 않습니다.

말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불패’의 신화를 갱신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일확천금’의 기회란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한번 찿아온 기회로 앞으로 이런 기회가 찿아오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인 전망이라는 걸 역설적으로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용어로 말한다면, 매우 일어나기 힘든 경우가 일어난 경우, 블랙스완( black swan)의 경우가 바로 1980년대의 강남개발이라고 봅니다. 정상적인 경제, 그리고 아미 인프라가 포화상태인 수도권에서라면 부동산에서 더더욱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기는 불가능하겠죠. 아무것도 없었던 개발초기에나 가능했던 일이죠.

책의 성격을 좀 더 살펴서 정리하자면
이책은 저자 부모님의 가족생애사이자 송파구지역의 도시개발의 이면사이고, 어떻게 강남의 부동산 불패신화가 생겨났는지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이기도 합니다.

독립영화감독이고, 특히 부모님의 과거 부동산 사업을 추적하는 와중에 서울의 도시개발사에 대한 기존 연구를 통한 검증이나 당시 언론 지면을 통한 확인작업은 지나간 세대인 부모님의 생활 괘적이 어떻게 한국의 사회발전과 맞물려 있는지 보여주는 미시사의 좋은 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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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6 - 제자백가의 위대한 논쟁 춘추전국이야기 6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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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원국작가의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를 보았습니다. 시리즈 책을 잘 읽지 않는데 여러 사정으로 근 2년만에 다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전국시대 중국대륙의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나라를 잘다스리기 위한 통치방법에 대해 유세(遊說)하던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의 주장들을 공작가의 시각에서 엮은 책으로 작가 스스로 이 책은 전체시리즈의 ‘별책’에 해당한다고 머리말에 언급했습니다.

중국의 고대 정치철학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중국 고대의 왕들이 어떻게 하면 나라를 잘 다스리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애 대해 저자의 사회로 각 사상가들이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따라서 국가(國家)와 통치자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연적으로 따라 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의 정치사상의 관점에서 본 국가론의 개설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같은 사기 서양을 대표하는 정치철학자인 플라톤의 <국가>와 <법률>을 인용하고 대화의 주체에 끌어들여 국가론의 논의를 더 풍부하게 했습니다.

이 책은 공자의 <논어>가 저변에서 인용되고 있지만 주로 맹자(孟子), 순자(荀子), 묵자(墨子), 한비자(韓非子),장자(莊子)등 사상가들의 논쟁 위주이고 에필로그에서 손자(孫子)와 오자(吳子)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끝으로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정리한 ‘철학과 실용학문의 관계’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온통 인공지능(AI)과 일자리가 사라지는 우려에 대한 언설로 넘쳐나고, 살길을 어떻게 찿을지 우왕좌왕하는 와중인 이 때 ‘고리타분하게’ 철학이라니 하고 황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철학이 없다면 분석도 불가능하다. 철학이 없다면 전선에서 강령을 세우지 못하고, 강령이 서지 않으면 전략을 펼 수 없고, 전략이 펼쳐지지 않으면 전술이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p300).

철학과 전쟁의 관계를 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철학‘이 없어 ’정치‘의 부재(不在)를 촉진시킨 무능한 검찰독재정부를 눈 앞에서 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철학 부재의 위험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철학이 부재한 고위관료 출신들이 국가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진단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책임을 저 본적 없는 이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현재 한국사회는 국가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정부가 역할을 방기(放棄) 한체 국민들에게 각자도생을 강요당하는참혹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와 경제에 모두 무지한 대통령은 권한을 남용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반하는 의견을 가진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보수의 원류인 유가의 입장에서 봐도, 그리고 부국강병을 최우선으로 하는 병가의 입장에서 봐도 현 한국정부의 극단적인 무능은 이미 인내의 한계를 넘은지 오래입니다.

현대 한국사회와 관련해서 플라톤의 4가지 정치체제 중 한국은 지금 참주제(僭主制; Tyranny)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민의 보호자로 등장한 참주는 적수를 모조리 때려눕히고 국가의 조정자가 됩니다. 그 주변의 현명한 자, 용감한 자, 부유한 자를 모조리 제거합니다. (pp320-321, 일부 표현을 문맥에 맞게 조정)

정적을 ‘수사’라는 무기로 묶어놓고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현명한 조언자들을 내치고 고집을 버리는 무능한 현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모습에서 ‘참주제’의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정치의 ‘퇴행(退行)‘을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말이죠.

플라톤이 ’철학자‘만이 군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한 주장은 수천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용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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