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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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입니다. 1999년 세기말에 나온 유교 비판서입니다.

저자는 갑골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중국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유교문화의 유효성이 끝났다는 지적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네요.

물론 박정희 정권이후 수구 반공세력이 내세워 온 ‘한국적‘이라는 만들어진 전통이 있기는 합니다만 한국 사회 자체가 그동안 서양이 비서구를 ‘타자화‘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의 시각에 빠져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던 문화를 열등하게 바라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고전은 ‘재해석‘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생명력을 갖는 것임에도 이를 부정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분명 유교국가인 조선에서 유교 이데올로기가 늘 긍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노론의 명분론때문에 현실 정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명말청초 청의 침략을 받기도 했고, 외척의 세도로 왕이 왕노릇 제대로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권력투쟁이나 신분제는 서양에도 오랫동안 존속되어 왔다는 사실을 잊고 싶은가 봅니다.

기득권층이 그렇게 바라보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미국에서도 1960년대 초까지 흑인과 백인이 화장실도 따로 쓰고, 버스 좌석도 흑인용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야만적인가요?

미국의 흑인 노예가 해방된 때가 19세기 말임에도 무려 7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흑인은 공식적으로 미국사회에서 하층계급으로 차별 받았습니다.

그 이후 또 다시 40여년이 지난 2000년대 초 제가 본 미국은 여전히 흑인과 백인 다른 지역에서 다수의 백인들이 흑인들을 차별하고 있었습니다. 황인종인 한국인도 미국에서 흑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차별을 받습니다.

18세기 이후 서양이 동양에 앞서왔다 해도 고대와 중세에는 동양이 서양을 훨씬 앞선 시기였습니다. 다만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그냥 묻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성찰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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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 그 섬세함의 뒷면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4
박현수 지음 / 책세상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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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영화가 금지되었던 당시, 일본영화를 보는 것은 금지된 것을 훔쳐본다는 것 이상의 쾌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막장드라마'로 대표되는 한국드라마와 달리 일본의 드라마, 영화는 개인의 사적인 섬세함에 기대는 것이 많고, 한국에서 음식드라마가 혹은 먹방이 유행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식의 나라답게 음식이나 주방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나온 곳이 일본입니다.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정갈하게 청소되어 있는 쓰레기 하나 없는 동네 골목길을 볼 때마다 '내가 일본에 왔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대체로 일본인들은 사회에 대한 발언보다는 본인의 삶에 더 충실하고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음식점이나 토산품 가게들이 대를 이어 몇백년씩이나 이어져 온 것도 그렇고, 수백년도 건물들과 골목들이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것도 한국과 아주 큰 차이입니다.

역사적으로 막부간의 내전만이 일어났던 나라이고, 일본 영토에 그나마 전쟁이라고 일어난 것은 미국의 원폭투하 이외에는 전무했던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본은 자신의 이익이 걸린 모든 전쟁을 자신의 영토밖에서 치룬 나라이기 때문이지요.
청일전쟁도, 중일전쟁도, 태평양 전쟁도 모두 일본의 영토 바깥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이 모든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의 '일본적 특징'은 '사소설(私小說)'이라는 일본 특유의 소설장르에서 기원한 것이며, 이 사소설이 기원한 시기가 일본의 국가주의가 팽창되고 있던 시기와 같다는 점에서 이런 일본문화의 섬세함이 국가주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서구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의 피해자로서 타자로 설정되었던 일본은 자신의 세력이 팽창하면서 다른 아시아국가를 다시 타자로 설정하면서 서구가 일본에 취했던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를 타자화 시킵니다. 또한 일본 사회 내부적으로 국가주의를 발전시키기 있었기 때문에 사회과 괴리되고 개인에 침잠하는 사소설이란 형식이 적당한 문학의 발현방식으로 채택됩니다.

즉 이런 섬세한 사소설의 형식적 완결성은 현실을 외면한 체 국가주의와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눈감아 버리는 데 일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문학형식을 통한 의도적'무시'가 일본이 국가주의적 체제를 유지하는데 암묵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일본의 속내를 알수 없는 두개의 모습이 이 책을 통해 일부나마 의문이 풀렸던 기억이 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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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hito and the Making of Modern Japan (Paperback)
Herbert Bix 지음 / Perennial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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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미국의 일본사학자 허버트 빅스(Herbert P. Bix)가 쇼와 (昭和) 일왕 히로히토 (裕仁)의 일생에 대한 평전입니다.
수십년간 현대 일본에 대한 저작을 써온 일본 전문가로 이 책을 집필할 당시 도쿄의 히토츠바시 대학(一橋大学)에 재직 중이었습니다.

800페이지 가까운 엄청난 두께의 책으로 쇼와 일왕의 전 생애와 함께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당시 히로히토 일왕의 전쟁 책임에 대해 이전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문서들을 취합해 상당히 정밀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히로히토 일왕은 1926년부터 1989년까지 총 63년간 재위한 일왕으로 일본 현대사에 있어 최장수 재위를 기록한 왕이기도 하며, 이 기간 동안 일본 제국헌법에 의거 중일전쟁, 난징 대학살, 태평양전쟁을 일본군 최고 지휘관으로서 그리고 군통수권자로서 사실상 명령을 내린 장본인입니다.

이 미국학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본 왕실의 서간과 일기등을 추적하면서 이 63년간의 재위기간동안 히로히토 일왕이 어떤식으로 일본을 통치했고 전쟁을 지휘했으며, 현재 일본을 만들어왔는지 추적합니다.

책의 목차를 일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art III의 타이틀을 'His Majesty's War' 즉 '전하의 전쟁'으로 함으로써 이 학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벌어진 전쟁의 최종승인자가 바로 쇼와 일왕임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책임(戰爭責任) 을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INTRODUCTION 1
PART I THE PRINCE'S EDUCATION, 1901-1921
PART II THE POLITICS OF GOOD INTENTIONS, 1922-1930
PART III HIS MAJESTY'S WARS, 1931-1945
PART IV THE UNEXAMINED LIFE, 1945-1989

하지만 극우정권인 현 아베신조 (安倍晋三) 정권은 ,그리고 그 이전의 일본의 정부는 쇼와 일왕의 전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도쿄 전범재판 (the Tokyo Trial)에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았고, 그래서 전범이 아니라는 논리이지요.

하지만 저자 허버트 빅스는 이 책에서 "쇼와 천왕은 반성없는 생애를 살았다" 고 지적했습니다. 이책에서 쇼와 일왕이 중일전쟁에서의 화학무기 사용, 최루탄의 사용을 허가했으며,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의 창설도 재가하였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일본군의 살인, 약탈, 방화를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설명한 일왕의 전쟁책임의 법적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945년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을 하기 전까지 일본은 " 일본 제국 헌법"을 따르고 있었고, 이 헌법에 따르면 일왕은 일본 제국의 통치권을 총괄자로서 문무관의 임영, 육해군의 통수권, 그 편제 및 상비병액의 결정, 선전. 강화 및 조약 체결등 군사및 외교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왕의 국무에 대한 권한행사는 국무대신들의 자문을 얻도록 했기 때문에 법률, 정책상의 책임은 국무대신이 지는 구조가 지속되었습니다.

2010년, 발간된지 10여년이 지난 후 이 책은 한국에 "히로히토 평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저 개인적으로 1980년대까지 살아있었던 쇼와 일왕의 모습을 신문과 TV등 매체를 통해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을 징용시키고, 위안부 문제를 야기시킨 일본 제국주의의 최고 통수권자가 1980년대까지도 살아 간간이 해외토픽란에 얼굴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습니다.

할머님들이 일제시대에 그렇게 살기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어찌 그 당시 국군통수권자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자그마한 늙은이로 살아있을까... 어린나이에도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다른 일본의 패망과정에 대한 지식을 접하면서 그 실체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번역본이든, 원서이든, 오래되어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것이 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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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근대 - 100년 전 영국이 평가한 한국과 일본의 근대성
박지향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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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양사학과 박지향 교수의 근대사책입니다. 근대에 대한 관심으로 읽었던 2003년 출간 당시 읽었던 책입니다만, 박교수는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 ‘뉴라이트(new right)‘를 지지하셨더군요.

이 책은 영국사는 전공한 교수가 집필해서 영국과 일본의 근대화 사례가 많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서양중심주의 (ethnocentrism)적 시각을 설명합니다.
특히 영국이 본 일본과 한국에 주목합니다.

여성인만큼 이런 서양중심주의에서 보이는 남성의 시각을 드러내는 점도 나름 신선했습니다.

다만 시각(perspective)의 문제인데 다른 뉴라이트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자생적 근대화 ‘의 가능성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제국으로서의 영국과 제국이 되고자 하는 일본에 주목해서 논의를 이끌어갑니다.

서양사를 전공한 학자라서 동양과 한국에 대한 무의식적 열등감이 책에 투사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서양이 바라본 일본과 한국을 일별하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만 좀 더 비판적 읽기가 요구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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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한국의 첫 사례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되었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 교과서‘라고 하는 퇴행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사학자 김기협 선생이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소위 ‘역사 바로세우기‘가 한창일 당시 이를 비판하기 위해 펴낸 책이 이 책입니다.

뉴라이트 (new right)라는 학술집단은 한국의 소위 ‘우파‘를 지원하는 이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지원하는 정치세력은 수구 반공세력으로 정통 우파와는 거리가 멉니다. 이들의 역사적인 뿌리는 미군정기의 친미세력으로 더 멀리는 친일파와도 연결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한국에는 우파 (right wing) 정치세력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적이 없었습니다.

청산되지 않은 친일 친미 반공세력들이 우파 코스프레를 한체 60년의 시간이 흘렸을 뿐이지요.

얼마 전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하는 박근혜지지 세력의 연설을 길을 걸으며 설핏 들었는데, ‘친일파 청산을 하는 것보다 좌파척결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하더군요.

부지불식간 자신들이 왜 이렇게 바뀐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지 핵심을 짚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체가 불분명한 좌파를 국가보안법의 테두리에 가두어 김기춘, 우병우로 대표되는 공안검사들이 처벌을 해온 역사가 한국의 부끄러운 현대사이기도 합니다.

뉴라이트의 역사서술의 특징은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이지요.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죠. 식민지 경영을 위한 일본의 인프라 투자로 인해 조선이 근대화의 기초를 닦았다는 주장으로 조선의 자생적 근대화의 가능성을 부정한다는 면에서 친일파에 유리한 정치적 입장을 대변합니다.

수구 반공주의 기득권 세력이 민주정권이후 10년 만에 정권을 잡으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리라 예상은 했지만 역사교과서까지 바꾸는 일은 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죠.

실패한 개혁이었음에도 이들이 무척 위축되었었다는 것을 이것으로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이들의 이런 행태는 일본 극우세력의 행태와 아주 유사합니다. 일본의 극우세력도 역사교과서를 새로 집필하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과거 (즉, 태평양 전쟁의 전범으로서 극동군사재판에 섰던 기억과 수많은 한인들을 징용하고, 젋은 처자들을 위안부로 차출한 기억 등) 를 남겨두지 않으려 한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 이런 유사함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뿌리가 유사하기 떄문이죠.

한국의 극우세력은 해방당시 혼란기 때부터 ‘서북청년단‘이라능 합법적 태러단체를 조직해 백색테러를 자행한 역사가 있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이들에게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단체가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대항해서  광화문 거리에 나타났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여년 전이 나온 아 작은 책을 되돌아 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지금 집권한 정부도 진보라기보다는 자유주의적 보수정부라고 생각하지만 수구반공세력은 이들을 평소대로 진보세력,좌파라고 늘 프레이밍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수구반공세력은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의 과오를 성찰하는 적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감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민도가 낮았던 60-70년대나 가능한 이야기지 지금처럼 자신의 의무와 권리를 잘 알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해 촛불시위를 통해 이것은 명백히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촛불 시위 덕에 국민들은 이제 평소 알고 지내지 못했던 헌법도 들여다보고 정치인들을 더욱 더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권이 역사를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 또 한권 나왔습니다.

역사전문가인 심용환 선생이 2015년 박근혜정권이 기존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되었다고 주장하고 국정교과서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한국사의 쟁점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을 지적해서 쓴 책입니다.

 
아직 읽지 않아서 이 책도 읽고 난 후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글을 쓰면서 역사는 언제나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사실이 새삼 상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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