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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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62

˝인생은 한갓 꿈일 뿐, 생각해보라. 그보다 더 잔인한 관념이 과연 있을수 있나?˝


미국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로부터 자신의 마지막을 함께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친구와 같이 지내면서 친구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보면 많이 슬픈 이야기 일거 같은데 그렇게 슬프지는 않다. 오히려 담담하다. 그래서 독자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책은 소설이라는 느낌이 많이 약하다. 오히려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 자체는 잘 읽히지만 그렇게 흥미롭지만은 않았다. 아직 내가 저 나이때가 아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에 대한 간접경험이 없는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몇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자연스럽게 났다.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한지 한달만에 돌아가셨는데, 병원에 들어가서 다시는 바깥으로 나오시지 못했다.


암 말기에 걸을 수 없어서 어쩔수 없이 죽는 순간을 병원에서 기다릴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돌아가시기 전에 어디 여행이라도, 맛있는거라도 드시고 가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고, 가끔 아버지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죽을 수 밖에 없는데, 죽는건 당연한건데 왜 그렇게 슬픈걸까? 책보다 리뷰를 쓰면서 더 슬퍼진다. (하지만 바로 회복했다 ㅎㅎ)


결말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결말에 가는 과정에서라도 최대한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원망보다는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나중에 누군가가 마지막을 지켜봐달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수락해야겠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적어도 둘이 있지만, 떠날 때는 오로지 혼자라고 누군가 말한 적이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모든 인간 경험을 통틀어 가장 고독한 경험으로, 우리를 결속하기보다는 떼어놓는다.]  P.149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P.166



[할일을 하면서 어딜 보나 만족스러운 날을 보내다가 별 까닭도 없이 불현듯 그 기억이 찾아들어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돼. 일에 파묻혀 지내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건 체득했지만, 그 때문에 며칠이고 우울에 빠져 있던 때도 있었어.]  P.206



[거기 당신은 없는 모든 시간이. 그리고 영원히 존재할, 세상이 한없이, 한없이 풍요롭고 한없이 아름다운, 다 괜찮을 거야.]  P.207



[네 잘못이 아니야. 내가 말했다. 물론 내 잘못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왜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게 오롯이 잘못이 있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을까?]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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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4-30 12: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읽으신 분들 리뷰가 모두 마음을 울려요.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이들이라고 하니;;; 몇몇 얼굴들이 자연스레 떠올라서 얼른 삭제했어요.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고 싶은 관계는 그다지 많을 거 같지 않아요. 예전에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었는데 마지막 순간에는 요양병원에서 요양사가 자기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않을까 한다. 애써 담담하려고 하지만 그 순간을 떠올릴 적마다 암담해지는 걸 어떻게 할 수 없다_ 그런 말. 리뷰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새파랑 2022-04-30 13:03   좋아요 2 | URL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다 있어서인지 리뷰가 슬픈가 봅니다 ~! vita님 지인의 이야기도 슬프네요 ㅜㅜ
리뷰는 좀 슬폈지만 그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mini74 2022-04-30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망보단 기쁨을 주는 사람, 새파랑님 북플에 책탑으로 기쁨을 주는 사람 ㅎㅎㅎ 바로 회복하셔서 다행입니다 ~~

새파랑 2022-04-30 15:54   좋아요 2 | URL
책탑을 쌓을수록 집이 좁아지고 있어요 😅 빨리 다른 책도 읽어야겠습니다~!!

coolcat329 2022-04-30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리뷰 몇 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 슬프네요. 새파랑님도 슬프셨군요.ㅠㅠ
그래도 마지막 새파랑님 글은 역시 새파랑님답다~생각이 들어서 미소를 지었네요.ㅈ

새파랑 2022-04-30 16:40   좋아요 2 | URL
죽음이라는 소재가 좀 슬프긴 하죠~ 그런데 책이 그렇게 슬프지는 않습니다. 전 그냥 담담하게 읽었어요 ㅎㅎ 이 책에 인상적인 문장들이 아주 많습니다 ^^

그레이스 2022-04-30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려고 사논 책이예요

새파랑 2022-04-30 16:41   좋아요 3 | URL
벌써 구매하셨군요 ㅋ 그레이스님의 멋진 리뷰가 기대됩니다~ 전 오늘 일이 있어서 급하게 리뷰를 쓰다보니 좀 많이 부실합니다 😅

2022-04-30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30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4-30 18: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정해져 있지만 사람마다 받아들여야하는 결과는 다 다르니 두렵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해요.
그냥 현재를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요.
새파랑님께서 아버지를 생각하시면 항상 맘이 안좋고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글을 읽을때에야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매번 아버지께 죄송하네요^^

새파랑 2022-04-30 18:36   좋아요 4 | URL
어차피 끝은 똑같으니 그래도 좀 즐겁게 사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ㅋ 가끔 아버지가 꿈에서 나오기도 하고, 마지막 모습이 떠오를때도 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괜찮은거 같아요 ^^

희선 2022-05-01 0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은 누구한테나 찾아오는데, 그걸 잊고 살 때가 더 많은 듯합니다 끝나는 날이 언제일지 몰라도 거기까지 즐겁게 가면 좋겠네요 저도 원망보다 좋은 말 듣고 싶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2-05-01 07:14   좋아요 1 | URL
말로 상처주는건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혹시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이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그래도 따뜻한 진심의 말이 좋겠죠? ㅋ
 

N22061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은 행복한 사랑이 아니라 버림받은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이와 무관한 것이다. 그리고 꼭 성적인 요소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노년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주인공인 ‘나‘는 이제 아흔살이다. 그동안 방탕한 생활때문에, 사창가의 여인들과의 관계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했던 주인공은 자신의 아흔번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20여년전 자신이 알고 지내던 비밀의 집 여주인인 ˝로사 카바르카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밤 당장 처녀를 찾아달라는 요구를 한다.

[어느 순간 나는 그렇게 치른 돈들이 내 방탕한 삶의 허기를 채워주는 훌륭한 끼니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러자 불쑥 하늘에서 선물이 떨어진 것처럼 하나의 제목이 떠올랐다. 그게 바로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이었다.]  P.22



˝로사˝는 그가 무리한 부탁을 한다고 나무라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들어준다. 결국 이제 열네살인 소녀 ˝델가다나˝를 찾아서 그녀의 집 구석에 있는 방에 데려다 놓는다. 밤 10시가 되고 주인공은 ˝로사˝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델가다나˝와의 첫 대면을 한다. 하지만 ˝델가다나˝는 곤히 자고 있었고, 주인공은 자고있는 소녀의 모습을 단지 바라만 본다. 잠든 여자의 몸을 응시하는 것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쾌락이라는 것을 아흔살이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다.

[성당의 종소리가 7시를 알렸을 때, 장밋빛 하늘에는 아주 밝은 별 하나만이 떠 있었다. 배는 처량한 작별의 고동을 울렸다. 그러자 나는 내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모든 사랑들로 목이 메었다.]  P.73



새벽 5시에 잠든 그녀를 놓아두고 ˝로사˝의 매음굴을 나선 주인공은 다음날 ˝로사˝에게 왜 그녀를 가만히 두었는지 핀잔을 듣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심으로 ˝델가나다˝에게 사랑을 느끼며, 그녀에게서 육체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으로 부터 위안과 행복을 느낀다.

[이제 나는 그것이 환상이 아니라 아흔 해를 살아온 내 인 생의 첫사랑이 보여준 또 다른 기적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P.82



그러던 어느날 ˝로사˝의 매음굴에서 한 남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조사하는 와중에 미성년자인 ˝델가나다˝가 ˝로사˝의 집에서 일한다는게 경찰에게 걸리게 된다. ˝로사˝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매음굴을 잠시 폐쇄하고 ˝델가나다˝와 함께 잠시 피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주인공은 ˝델가나다˝와의 연락두절에 불안감을 느끼며 그녀를 계속 찾아다닌다. 그녀는 어디에 있는걸까? 주인공은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날 오후, 그녀도 고양이도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P.112





최근에 읽은 ˝필립 로스˝의  <유령퇴장>도 노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주인공은 아흔이지만 아직은 신체가 건강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갈망하며 그 사랑이 결실을 맺지만,

<유령퇴장>의 주인공은 일흔으로 신체적으로 많이 망가졌지만 성적 욕구는 왕성하여 육체적인 사랑을 갈망하지만 망상으로 끝난다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이 내 취향이었고, 좀 더 바람직(?)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제목처럼 자극(?)인 작품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늦은 나이에 깨닮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장대한 인생이야기다. 여기에 마르케스 특유의 마술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장들이 더해져서인지 읽는 재미가 상당했다. 역시 마르케스라는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와는 무관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



Ps 1.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의 집>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품절이다...


Ps 2. 지금까지 ˝마르케스˝의 다섯편의 작품을 읽었는데, ˝마르케스˝를 처음 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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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4-24 13: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작가의 소설이군요? 열네살 소녀는 어쩌다 그런곳에 있게됐는지...첫 문단 때문에 결말이 어떨지 궁금해요!^^*

새파랑 2022-04-24 14:29   좋아요 5 | URL
제목과는 다르게 순정파 소설입니다 ㅋ 재미도 있고 생각할것도 있고 좋아요~!! 미미님에 강추합니다 ^^

Yeagene 2022-04-24 1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새파랑님 이 책 읽으셨군요..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백년의 고독보다 갠적으로 이 작품이 더 좋더라구요ㅎㅎ

새파랑 2022-04-24 22:56   좋아요 2 | URL
예진님도 좋아하시는 작품이군요~!! 저는 제목 때문에 첨엔 좀 꺼렸는데 읽으니까 상당히 좋더라구요 ㅋ 지금까지 읽은 마르케스 작품은 다 좋더라구요 ^^

그레이스 2022-04-24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는 책
언제 읽나요~~^^
제가 읽는 책 팽개치고 읽고 싶어요 ㅋ

새파랑 2022-04-24 22:57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이시라면 이 책 두시간안에 두번 읽으실 수 있습니다 ㅋ 지금 읽고 있으신 책 팽개치세요~!!

희선 2022-04-25 0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 슬픈... 으로 시작하는 다른 말 들어본 것 같아서 찾아보니 없네요 하나 알았습니다 이 소설로 만든 영화가 있다는 거...


희선

새파랑 2022-04-25 12:20   좋아요 2 | URL
이거 영화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ㅋ 책도 재미있었는데 영화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

독서괭 2022-04-25 0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이 책도 관심을 가졌었는데 제목 땜에 손이 안 갔었어요 ㅎㅎ 새파랑님 리뷰보니 제목과는 다른 느낌이군요?!

새파랑 2022-04-25 12:21   좋아요 2 | URL
백년의 고독 보다는 콜래라 시대의 사랑하고 좀 비슷한 느낌의 작품입니다. 제목이 왠수입니다~!!

mini74 2022-04-25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때문에 손이 안 갔는데 ㅠㅠ 제목과는 뭔가 다른 이야기들이 있군요. 새파랑님 이제는 마르케스 도장깨기?!!!

새파랑 2022-04-25 12:22   좋아요 1 | URL
미니님 이 책 필독서이십니다 ㅋ 마르케스도 족장의 가을? 인가 그 책만 읽으면 될거 같아요 ^^ 제목이랑 표지가 진짜 문제입니다 ㅋ

레삭매냐 2022-04-25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절판된 책인데
마르케스의 <사랑과 다른
악마들>도 추천합니다.

<잠자는 미녀>도 궁금하네요.

그레이스 2022-04-25 20:56   좋아요 2 | URL
ㅋ 저 그 책 있어요
사랑과 다른 악마!

새파랑 2022-04-26 06:00   좋아요 1 | URL
절판 이라니~ 제가 모르는 마르케스의 책이 많군요 ㅋ 잘 찾아봐야 겠습니다~!!
일단 사랑과 다른 악마들 검색해봐야 겠어요 ^^

페넬로페 2022-04-25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에도 이런 내용이 비슷하게 나오는것 같기도 하고요.
노년의 나이에서 깨달은 진정한 사랑!
마르케스가 얼마나 좋은 문장으로 다듬어 놓았을지 기대가 큽니다^^

새파랑 2022-04-26 06:02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있고 좋더라구요 ㅋ 한번 읽어보세요~! 백년의 고독은 왜 돼지꼬리만 생각나는지 😅

서니데이 2022-04-25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소개 오랜만에 읽네요.
중남미 문학은 영미권 문학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름이 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이번주는 4월 마지막 주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주 되세요.^^

새파랑 2022-04-26 06:04   좋아요 1 | URL
전 이제 알았는데 이 책 출판되었을때 인기가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중남미 특유의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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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59

˝그녀가 나를 사랑하거나 아니면 내가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기를, 하지만 이 중 한 가지는 불가능하고, 저는 다른 나머지는 원하지 않습니다.˝


사실 프루스트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 읽어봤다. 그가 남긴 다른 책들은 없을까 궁금해하던 차에 그의 미발표 단편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구매하려고 했으나, 여차여차 해서 구매를 미루다가 저번주에 동네 독립서점 구경을  갔다가 이 책이 있길래 구매를 했다.


일단 결론은 ‘대단히 좋다 ‘는 거다. 책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축소판 감성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좋았던 작품 리뷰를 간단히 써보자면...





1. <무관심한 이>는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한 남자에 대해 여성의 관점에서 쓴 짤막한 단편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호감을 갖지만, 오직 그만이 나에게 무관심하다. 그래서인지 더욱 그에 대한 마음은 커져만 가지만 그는 최소한의 선의만 보인다. 언제까지 그를 사랑할 거라고 편지를 쓴다.하지만 그는 거부한다. 나는 그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 다짐한다. 하지만 모든 기다림은 끝나기 마련이다.

[그녀가 도저히 낄 수 없도록 그의 일정을 꽉 채우는 그 무엇에 대한 질투일까? 아니면 그가 떠난다는 사실로 인한 괴로움, 그때까지 그녀를 하루에 열 번 보러 오게 만드는 욕망을 그가 느끼지 않고 그저 한 번만 올 것 이란 사실로 인한 괴로움일까?]  P.24



2. <밤이 오기 전에>는 이제 죽음을 앞둔, 사랑하지만 이룰수 없었던 여인 ˝프랑수아즈˝와아의 마지막 대화를 그리고 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언제나 프랑수아즈를 우정으로 지켜주던 주인공은 그녀로부터 ˝당신을 많이 좋아했지만, 당신에게 준 것은 없었지요.˝ 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나는 ˝내게 준 것이 없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지 않을수록 당신은 내게 더 많이 주었어요. 우리의 우정에 감성이 작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는 만큼 당신이 내게 준 것은 실제로 더 많습니다.˝라고 화답한다.

그리고 두사람은 밤이 오기 전까지 대화를 하고 그녀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고백한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의 이유. 그리고 두사람은 함께 운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 슬프면서 무한한 조화의 일치. 우리의 합체된 연민은 이제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대상을 향했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마음껏 자유롭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나는 가여운 눈물로 흥건히 젖은 그녀의 두 손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금방 다시 새로운 눈물로 젖어들었고 그녀는 한기를 느꼈다. 그녀의 손은 분수대에 떨어지는 창백한 나뭇잎처럼 차가워졌다. 우리는 그 순간만큼 그렇게 아파했던 적이, 또 좋았던 적이 없다.]  P.44



3. <대회 1>은 지나간 사랑을 못잊는 ˝앙리˝와 그에게 마음이 있는 ˝프랑수아즈˝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식사를 하러 가자는 ˝프랑수아즈˝의 제안에 감성적인 ˝앙리˝는 예전 연인과 함계 가던 장소를 가기로 한다.

[어떤 장소들 중에는 마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행복을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지요]  P.103


하지만 ˝앙리˝는 자신의 추억이 담긴 곳을 방문했지만 즐거움을 마음껏 느끼지 못하고 어딘지 모를 슬픔에 빠진다. 어딘가에서 그녀가 다른 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를을 보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순간 그의 감정을 감쌌기 떄문이다. 언제쯤 그는 그녀를 사랑하기를 멈출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의 즐거움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고통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고통은 즐거움의 이면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만약 즐거움이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했다면 질투도 몰랐을 겁니다. 질투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이와 나누는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타인의 삶을 상상하기 위해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네 삶을 투영합니다.]  P.109





<밤이 오기 전에>에는 표제작을 포함해서 총 1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단편들이 약간 짧다보니 줄거리를 요약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해서 리뷰로 못남기는게 아쉽다. 그래도 모든 단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자면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이라고 할까?

(위의 문구는 최승자 시인의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에 있는 문장이다.역시 시인의 감성이란...)




이 책은 지난주말에 읽었는데 이제야 리뷰를 쓴다. 책을 읽는것도 그렇고 리뷰를 쓰는것도 그렇고 뭔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거란 생각이 든다. 프루스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프루스트를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프루스트의 감성이 너무 부럽다.

[되돌려받길 기대하지 않으면서 줄 수 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분명 감미롭단다. 사람들이 네게 상냥하지 않아도 너는 그들을 상냥하게 대할 기회를 누릴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자비를 품은 자의 자부심을 느끼며 고통받는 자들의 지친 발에 신비하고도 놀라운 향기를 아낌없이 뿌리게 될 거야.]  P.165


윤상 < My cinema paradise>

https://youtu.be/tsBNr8K6c8o


곳곳마다 너의 기억들 투성이라서 피해다닐 길이 없어
모퉁이를 돌면 눈 앞에는 그 시절의 거리 앞서가는 너의 모습
바람에 나풀거리는 짧은 머리카락 이따금 나를 돌아보는 그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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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4-23 22: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 너무 좋네요~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윤상의 노래도 잘 어울려요!ㅎㅎ가사👍 저는<대회1>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가여운 프랑수아즈🥲

새파랑 2022-04-23 22:33   좋아요 4 | URL
미미님은 프루스트 찐팬이시니 열번은 읽으셔야 합니다 ㅋ 리뷰 쓰려고 다시 읽는데도 너무 좋더라구요~!! 단편 하나하나가 다 좋았습니다 ^^

모나리자 2022-04-24 00: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몇 편 밖에 못 읽었는데 좋더라구요. 잃시찾의 화자보다 더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청년시절의 감수성 때문이갰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2-04-24 07:38   좋아요 5 | URL
좀더 길게 쓰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ㅋ 역시 대가의 감수성은 젊어서도 남다른거 같아요~! 모나리자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4-24 08: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무척이나 긴 호흡의 문장들을 단편에서는 어떻게 썼는지 궁금해요.
프루스트의 글은 어딘가 매력적인데 조금씩 읽어봐야겠어요.
윤상이 이런 톤의 노래도 불렀군요~~

새파랑 2022-04-24 08:43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도 드디어 읽기 시작하셨군요~!! 전 10권, 11권 아껴두고 있습니다 ^^ 가볍게 읽기 딱 좋은 책이에요 ㅋ 전 윤상 노래 너무 돟아합니다~!!

희선 2022-04-25 0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것도 못 봤지만... 단편이 나와서 프루스트 좋아하는 사람은 반가워했겠습니다 새파랑 님도 그랬겠네요 이 책 새파랑 님 마음에 드셨군요


희선

새파랑 2022-04-25 12:11   좋아요 3 | URL
적당한 분량 적당한 두께 ㅋ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저도 프루스트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밖에 모르겠어요 😅

거리의화가 2022-04-25 09: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의 단편이라 저는 아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도 읽어보질 못해서^^; 프루스트의 감성이 담긴 단편 저도 궁금하네요!ㅎㅎ

새파랑 2022-04-25 12:15   좋아요 3 | URL
장편이 부담되신다면 이 책도 아주 좋아요~!! 비슷한 감성입니다 ㅋ

mini74 2022-04-25 10: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비싼거 말곤 다 좋다는 말씀 인거조 ㅎㅎ 미미님 리뷰도 좋아서 기억하고 있던 책입니다. 윤상 ~ 넘 반가운 노래 *^^*

새파랑 2022-04-25 12:17   좋아요 3 | URL
미니님은 이 책을 필히 읽으셔야 합니다~!! 윤상도 너무 좋아요 ^^

그레이스 2022-04-25 11: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 읽어봤다에서 웃었습니다. ^^

새파랑 2022-04-25 12:18   좋아요 4 | URL
유머 포인트가 아니었는데 😅 재미있으셨다니 뿌듯합니다~!!!!

그레이스 2022-05-07 07:38   좋아요 3 | URL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5-07 08:3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희선 2022-05-07 0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또 축하합니다 프루스트 단편이 마음에 들어서 좋았겠습니다 새파랑 님 이달엔 책 볼 시간이 더 있기를 바라고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2-05-07 08:35   좋아요 2 | URL
앗 또 축하인가요 ㅋ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축하드려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mini74 2022-05-07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5-07 08:36   좋아요 2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ㅋ 매달 축하해서 좋네요 ^^

이하라 2022-05-07 0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더블로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2-05-07 08:36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더불로 책을 사보겠습니다 ^^

파이버 2022-05-07 1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새파랑님께서 올려주신 윤상님 노래를 다시 들으며 주말 시작합니다ㅎㅎ

새파랑 2022-05-07 10:43   좋아요 3 | URL
파이버님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미미 2022-05-07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새파랑님 프루스트로 당선 되시다니 넘넘 축하드립니다🌹
이 책 소장각인데 많은 분들이 새파랑님 글 읽고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2-05-07 12:51   좋아요 2 | URL
프루스트는 미미님 이지만 이번에 운좋게 이 책으로 당선되었네요 ㅋ 소장각 맞는거 같아요~!!

thkang1001 2022-05-07 1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파랑 2022-05-07 12:51   좋아요 2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2-05-07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5-07 17:58   좋아요 2 | URL
한번더 감사합니다~! 내일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bookholic 2022-05-08 0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이번달도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5-08 08: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요새 글을 잘 못쓰는데 노력해보겠습니다 ^^

러블리땡 2022-05-08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ㅎㅎㅎ 캬~ 이 책이 소장각이군요 각재야겠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2-05-08 10:25   좋아요 1 | URL
러블리땡님 감사합니다 ^^ 가격대비 좀 얇긴 하지만 양장이어서 소장하면 좋을거 같아요~!!

scott 2022-05-09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프루스트 옹과 달리
새파랑님은 [밤이 오기전]
독보적 챌린지 발걸음수 채우시길 위해

열쉼히

🏃‍♂️🏃‍♂️🏃‍♂️🏃‍♂️🏃‍♂️🏃‍♂️🏃‍♂️🏃‍♂️🏃‍♂️🏃‍♂️🏃‍♂️🏃‍♂️🏃‍♂️

새파랑 2022-05-09 17:09   좋아요 2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이젠 걸을 보다 책을 좀 열심히 읽어야 할거 같아요. 요새 나태해짐 😅

페넬로페 2022-05-10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 달의 당선 추카추카해용~~
와우, 더구나 프루스트라니!!
역시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2-05-10 07:27   좋아요 2 | URL
프루스트빨로 당선된거 같아요 ^^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침묵 믿음의 글들 9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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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55

"당신은 언제까지나 침묵을 지키셨지만, 당신은 언제까지나 침묵하실 수는 없으실 것이다.


너무나 믿었었기에 실망과 절망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 것일까? 왜 신은 자신을 믿는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고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걸까?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포루투갈의 사제 "로드리고"가 포교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서 겪게되는 내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무교이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카톨릭에 대한 내용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빠져들어 읽을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로드리고"의 고통을 함께했다. 마치 내가 낯선 땅에 홀로 서있는 "로드리고"가 된 느낌이었다.



어느날 로마 교황청에 포루투갈 예수회의에서 일본에 파견한 신앙이 깊었던 "페레이라" 신부가 고문에 굴하여 배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평소 스승인 "페레이라" 신부의 성품을 알고 있었던 세명의 젋은 사제는 이 소식을 믿을 수 없었고, 일본의 꺼져가는 신앙의 빛을 다시 밝히기 위해 일본으로 도항을 결심하고 우여곡절 끝에 일본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우리의 밀항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곳에서는 지금 사제를 잃고 길을 잃은 신도들이 한 무리의 어린 양들처럼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그 신앙의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서라도 누군가가 가야만 합니다."]  P.22



우연히 그들은 카톨릭을 믿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도모기 마을'로 처음 잠입하게 되고, "로드리고"와 "가르페" 사제는 마을사람들의 믿음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준다. 하지만 카톨릭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숨겨야만 했고, 사제들에 대한 색출 역시 극에 달했기에 두명의 사제는  산 속에서 숨어 지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두명의 사제는 자신들의 존재가 마을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는 점을 뿌듯해 했고, 자신들은 하느님의 보호 아래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마저 갖는다.

[인간이란 묘한 것이어서, 타인은 어쨌든 간에 자기만은 어떤 위험에서도 모면될 수 있다고 마음 어딘가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 오는 날 먼 곳을 바라보며 그곳에만은 희미한 태양이 비치고 있을 언덕을 상상할 때처럼.]  P.56



하지만 '도모기 마을'에 사제가 잔입을 했고, 마을 사람들이 카톨릭을 믿는다는 사실이 세어나가게 되어 마을 사람들은 조사를 받게 된다. 그렇게 색출된 사람은  고문을 받고, 고통스럽게 죽는다. 이른바 순교한다.

["하나님은 무엇 때문에 이런 고통을 주시는지요? 신부님, 저희들은 나쁜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P.85

[순교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순교일까요? 저는 오랫동안 성인전에 쓰인 그런 순교를, 이를테면 그 사람들의 영혼이 하늘나라에 돌아갈 때 공중에는 영광의 빛이 가득하고 천사가 나팔을 부는 그런 빛나고 화려한 순교를 지나치게 꿈꿔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에게 이렇게 보고하고 있는 일본 신도의 순교는 그와 같은 혁혁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비참하고 이렇게 쓰라린 것이었습니다. 아아, 바다에는 비가 쉴 새 없이 계속 내립니다. 그리고 바다는 그들을 죽인 다음 더욱 무서우리만치 굳게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P.93



결국 두 명의 사제는 자신들의 존재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도모기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교라는 목표를 버릴 수 없었고, 함께 있기보단느 서로 헤어져서 각자 포교의 임무를 하기로 한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것들을 참아야 했던가. 이 낯설고 황폐한 동양의 땅까지 우리는 어떻게 도착했던가."]   P.31



카톨릭에 대한 믿음 때문에, 그리고 사제라는 자신의 존재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면서 "로드리고" 사제는 이러한 비극에 침묵하는 하나님에 대한 존재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이것은 무서운 상상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안 계시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만약 그렇다면 나무기둥에 묶여 파도에 씻긴 모키치나 이치소우의 인생은 얼마나 익살스러운 연극인가. 많은 바다를 건너 2년의 세월을 보내며 이 나라에 다다른 선교사들은 또 얼마나 우스운 환영을 계속 뒤쫓은 것인가.]  P.106



하지만 "로드리고" 사제는 얼마 안되어 잡히게 된다. 하지만 "로드리고" 사제는 바로 처형받지 않았다. 이미 많은 일본 서민들이 암암리에 카톨릭을 믿고 있었고, 이러한 믿음을  근절시키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제의 죽음이 아닌 사제의 배교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사제의 배교를 위해 일본의 관리들은 "로드리고" 가 보는 앞에서 카톨릭을 믿는 일본인 신자들을 하나 둘씩 죽인다. 일본의 관리들은 신자들에게 배교를 하면 살려주겠다고 하지만 그들은 배교를 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죽는다. 순교한다.

[하나님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만약 하나님이 없다면 수없이 바다를 횡단하여 이 작은 불모의 땅에 한 알의 씨를 가져온 자신의 반생은 얼마나 우스꽝스럽단 말인가. 그건 정녕 희극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매미가 울고 있는 한 낮, 목이 잘린 애꾸눈 사나이의 인생은 우스꽝스럽다. 헤엄치며 신도들의 작은 배를 쫓은 가르페의 일생도 우스꽝스럽다. 신부는 벽을 향하고 앉아 소리를 내어 웃었다.]  P.215



하지만 많은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고" 사제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일본인 신도들이 배교 대신 순교를 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절대 배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인간은 거짓 믿음으로 자신을 희생할 수 없다. 자신이 두 눈으로 본 농민들, 비참한 순교자들, 저 사람들이 만약 구원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면 어째서 안개비 내리는 바다속으로 돌덩이마냥 가라앉아 갈 수 있었을까?]  P.239



하지만 자신의 스승이었지만 현재는 배교한 "페레이라" 신부를 만나고, 그러한 스승 뿐만 아니라 많은 일본인 선교사들을 배교하게 만들었던 일본인 "이노우에"를 만나고 나서부터 신에 대한 믿음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신부, 당신 때문에 말이오, 당신이 이 나라에 당신 멋대로 자기 꿈을 억지로 실현시키려 해서, 그 꿈 때문에 얼마나 많은 농민들이 괴로움에 빠졌는지 생각해 봤소? 보시오, 피가 또 흘렀소. 아무것도 모르는 저 사람들의 피가 또 흘렀단 말이오."]  P.210

["너는 그들을 위해 죽으려고 이 나라에 왔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너 때문에 저 사람들이 죽어 간단 말이야."] P.212



결국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했던 상황과 동일한 조건에 처한 "로드리고" 사제 역시 자신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신도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배교할 수 밖에 없었고, 배교의 증거로 성화를 밟는다. 신도가 죽어감에도, 나의 고통과 기도에도 언제나 응답하지 않는, 침묵하는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배교한 것은 말야, 듣고 있나? 들어 주게나. 그 뒤, 여기 구덩이에 넣어진 뒤 들렸던 저 소리에, 하나님이 무엇 하나 하시지 않았기 때문이야. 나는 필사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아무것도 하시지 않았기 때문이야."]  P.261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쓸쓸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한 사람의 믿음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느껴야 했던 외로움, 갈등, 절망, 체념의 내적 갈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고통과 침묵 속에서도 결코 믿음을 저버릴 수 없는 로드리고의 마지막 모습에서, 한번 믿기 시작하면 이를 버지리 못하는 인간의 숭고함과 나약함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너무 안타까웠다.

Ps. 이 책이 주는 메세지와 무게감은 엄청나다. 또 하나의 인생책을 발견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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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6 0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구를 위한 순교이며 믿음인지 사제들의 고뇌 등 많은 물음들을 던져준 책같아요. 새파랑님 글 읽으니 다시 감동이 밀려옵니다 *^^*

새파랑 2022-04-16 09:30   좋아요 3 | URL
저 이 책 너무 좋더라구요 ㅜㅜ 읽고 충격받았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코고는(?) 소리 부분은 소름끼치더라구요~!

미니님의 리뷰도 다시 보니 좋더라구요 ^^

<깊은 강>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4-16 10: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의 작품은 종교적인 내용이지만 그것을 떠나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이 있는것 같아요. 새파랑님의 인생책으로 등극할 정도로 좋으니 저도 꼭 읽어 보겠습니다.
올려주신 인용문을 보니 이 번역자는 가톨릭의 기본을 잘 모르는 분 같아요.
저는 다른 출판사 버전으로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2-04-16 10:10   좋아요 4 | URL
제가 종교를 잘 몰라서 이렇게 리뷰를 써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

저는 종교적인 측면보다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에 집중해서 읽었어요~ 페넬로페님은 이 책 완전 좋아하실거 같아요. 꼭 읽어보세요 ^^

페넬로페 2022-04-16 10:27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절대 리뷰에 대해서 제가 말씀 드린게 아니예요.
그냥 번역자가 좀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바램이었어요
네, 저도 꼭 침묵 읽겠습니다^^

새파랑 2022-04-16 10:35   좋아요 4 | URL
저도 알고 있습니다 ^^ 책의 주제가 좀 무거워서 리뷰 쓰는데 부담이 있더라구요 ㅎㅎ

coolcat329 2022-04-16 1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셨군요. 다시 읽어도 또 다른 깨달음과 감동을 줄 작품같아요.
이 책은 특히 크리스천분들이 읽으시면 더 좋을거 같습니다.

새파랑 2022-04-16 10:37   좋아요 3 | URL
완전 감동이었습니다 ㅋ 뭔가 해피앤딩은 아니지만 많은걸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

독서괭 2022-04-16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쓸쓸하군요? 얼마전 타타르인의 사막도 쓸쓸하다고 하신 것 같은데 새파랑님은 확실히 어두운 내면을 직시하는 소설에 끌리시나 봅니다!

새파랑 2022-04-16 15:22   좋아요 4 | URL
제가 외향적인(?) 편인데 책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겉과 속이 좀 다른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2-04-16 1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신앙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이 소설은 충격이죠! 과연 이 신부의 선택이 순교인가? 배교인가?에서부터 신도들의 희생이 과연 가치있는 것이었나 하는데까지 생각이 이릅니다. 나 혼자만의 신앙고백으로 그치지 않고 관계된 사람들까지의 문제이니....
그런데 우리 인생을 돌아봐도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때를 어떻게 지날까?를 묻게 됩니다.
저는 쓸쓸하다기보다 두렵고 치열했습니다.

그레이스 2022-04-16 19:39   좋아요 3 | URL
김은국의 순교자도 함께 읽고 비교해 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새파랑 2022-04-16 21:22   좋아요 3 | URL
엔도 슈사쿠가 카톨릭 신자이고, 종교적인 책을 많이 썼더라구요. 엔도 슈사쿠가 아닌 다른 사람이 썼다면 논란이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 신앙이 없는 저도 이 책이 충격이었어요 ㅎㅎ 김은국의 순교자도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미미 2022-04-16 2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다가 흥미진진해서 도중에 멈췄습니다.ㅎㅎ 저도 꼭 읽어볼래요!! ‘마치 내가 낯선 땅에 홀로 서 있는 로드리고가 된 느낌이었다‘ 이 부분 최곱니다 🤗

새파랑 2022-04-16 23:40   좋아요 3 | URL
미미님은 이책 좋아하실거라 확신합니다 ㅋ 더 찾아보니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더라구요~!

하버드 스퀘어만큼 이책도 좋았어요. 보니까 두권다 노랑색 표지더라구요 ㅋ 제 아이디를 샛노랑으로 바꿔야 겠어요 ^^

미미 2022-04-16 23:45   좋아요 3 | URL
리암니슨 나온 그 영화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영화도 봐야겠네요. 인생영화,책이 될것같은 느낌ㅎㅎ

샛노랑보다 새파랑이 나을듯합니다^^;

새파랑 2022-04-16 23:55   좋아요 3 | URL
영화 리뷰 찾아봤는데 책 내용이랑 거의 똑같은거 같아요 ㅋ 소설이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 미미님 덕분에 아이디는 안바꾸는걸로 ^^
 

N22054

˝불안에 쫓겨, 불안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움직여서는 아무리 걸어도, 아무리 걸어도 해결될 리 없다. 평생 해결되지 않는 불안 속을 걸어가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갱부>는 열아홉살의 화자인 ‘나‘가 가출을 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정확하게 원인이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삼각관계로 인해 혼란을 겪은 부잣집 아들인 ‘나‘는 무작정 집을 나선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길을 헤매다가 ˝조조˝라 불리는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조조˝는 나에게 ‘갱부‘가 될 생각이 없는지 물어본다.

[그 흐릿한 세계가 흐릿한 채 널리 퍼져 정해진 운명이 다할 때까지 앞길을 막는다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멈춘 한쪽 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면 그 불안 속에 한 발짝 발을 들여놓는 셈이다. 불안에 쫓겨, 불안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움직여서는 아무리 걸어도, 아무리 걸어도 해결될 리 없다. 평생 해결되지 않는 불안 속을 걸어가는 것이다]  P.20



죽을까도 생각했던 나였기에, 차라리 갱부가 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가서, 운좋으면 죽을수도 있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조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조조˝와 함께 기차를 타고 광산이 있는 곳으로 떠난다.

[˝자신이 거울 앞에 서 있으면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신경 써본들 어떻게 되는 게 아니다. 세상의 규칙 이라는 거울을 쉽사리 움직일 수 없다면 자신이 거울 앞을 떠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P.44



그리고 광산을 가는 도중에 두 사람을 만나는데, ˝조조˝는 두 사람에게도 ˝갱부˝가 되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그런데 그 두사람 역시 아무 망설임 없이 ˝조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들도 나처럼 삶에 대한 의욕이 없이 죽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혼자가는 것보다는 여럿이서 가니 마음이 편해진다.

[혼자 전락하는 것은 둘이서 전락하는 것보다 쓸쓸한 법이다. 이렇게 분명하게 말하면 실례되겠지만 나는 이 사내를 한 구석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저 함께 전락해준다는 점만이 고마워서 아주 유쾌했다.]  P.92

[만약 죽고나서 지옥에라도 가는 일이 생긴다면 사람이 없는 지옥보다는 반드시 요괴가 있는 지옥을 택할 것이다.]  P.92



그렇게 나는 광산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도쿄에서 내가 보던 사람들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삶의 마지막 벼랑끝까지 몰려서 이곳으로 온 사람들. 그들이 바라보는 나는 아직 어리고 순진한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내가 결코 갱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이다운 오기가 있었던 나는 그들의 태도에 위축되지 않는다.

[˝이봐˝ 하는 소리가 어떤 얼굴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얼굴에서 나왔다고 해도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어떤 얼굴이나 다 사나웠고, 자세히 살펴볼 것도 없이 그 거친 얼굴에 경멸과 조롱과 호기심이 분명히 새겨져 있다는 것은 고개를 들자마자 발견한 사실이었다.]  P.169



그리고 갱부가 되기 위한 준비단계로 안내자와 함께 갱도로 들어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암흑속을 단지 등 하나만 가지고 들어가서, 세상의 끝과 마주하게 된다. 좁고 가파르고 위험천만한 갱도 안에서 나는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모든걸 포기하고 절벽 끝에 서있던 나는 갱부가 되는걸 포기할 수 없었다. 여기서도 도망간다면 더는 갈곳은 없다. 과연 나는 갱부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쥔 사다리를 두어 번 흔들어댔다. 물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손을 놓아버릴까? 거꾸로 떨어져 머리부터 박살 나는 편이 빨리 결말이 나서 좋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죽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  P.264





나쓰메 소세키의 <갱부>를 처음 읽었을때 갑자기 다자이 오사무가 쓴 <만년> 의 첫문장인 ˝죽을 생각이었다.˝ 가 떠올랐다. 그런데 소세키와 오사무중 누가 더 형일까?


책은 진작 읽었지만 밀려서 이제 리뷰를 쓴다. 벼랑끝에 몰려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었다. 나도 이런 심리상태를 경험해봐서 그런지 소세키가 써내려간 한 사람의 절망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공인 ‘나‘의 갱부 체험이 그때는 힘들었겠지만 지나고나서 돌이켰을때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래본다. 언제까지 과거에 억눌려서는 살 수 없으니까 말이다.


Ps 1. 이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전작에 <명암> 한편만 남았다. 갑자기 너무 아쉬워진다.

Ps 2. 갱도를 헤매는 장면을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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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4-13 2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대단하세요. 소세키의 전작이라니요. 저 계속 소세키 <행인> 읽을까? 망설이는 중이에요.

새파랑 2022-04-13 20:43   좋아요 2 | URL
소세기 작품은 비슷한 분위기이인거 같으면서도 작품마다의 특색이 강한거 같아요. 그래서 재미있게 읽히더라구요 ㅋ 전 행인 아주아주 좋았습니다 ^^

미미 2022-04-13 2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자전적 경험일까요? 에밀졸라의 <제르미날>이 떠오르네요. 바쁘신 중에도 이런 멋진 리뷰를 쓰시다니요👍20 페이지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새파랑 2022-04-13 20:48   좋아요 3 | URL
저도 제르미날 읽어야 하는데 ㅜㅜ 자전적 이야기는 아닌거 같고 해설에는 제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본 기억이 어설프게 나네요 ㅋ (제가 해설은 주의깊게 안읽어서 😅)

제가 갱도에 가본적은 없지만 읽으면서 마치 제가 갱도 안에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

coolcat329 2022-04-13 2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새파랑님 짱짱짱!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첫문장에 눈이 번쩍하네요.
저도 전작해서 아쉬움느껴보고 싶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2-04-13 22:30   좋아요 2 | URL
쿨캣님이라면 소세키 전작 금방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완전 좋아요 ^^

페넬로페 2022-04-13 22: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삶의 마지막 벼랑끝까지 몰린 사람들이 온 곳이라는 말이 많이 슬퍼네요.
소세키작가가 사람의 심리를 표현하는데 탁월한 작가인지라 이 책도 좋을것 같아요.
저도 이제 한달에 한 권씩 소세키를 읽어 끝내야겠어요^^

새파랑 2022-04-14 06:07   좋아요 4 | URL
제가 전작을 해보니까 계속 읽는것 보다는 한달에 한권 정도가 적당한거 같더라구요 ㅋ 연속해서 읽으면 좀 질립니다 ㅎㅎ 현암사 소세키 책은 다 평균 이상이어서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mini74 2022-04-14 0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절망감이 낯설지 않다하시니 ㅠㅠ 지금은 괜찮으신거죠 새파랑님 !! 언제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새파랑님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ㅋㅋ 전 갱부하면 예전 일제강점기 끌려간 우리나라 사람들 생각도 나더라고요. 비슷한 시대라서 그런가봐요. *^^*

새파랑 2022-04-14 06:11   좋아요 3 | URL
저런 방황(?)을 하기에는 이젠 나이가 많아서 😅 지금은 먹고 살기 바빠서요 ㅋ 요즘 시대는 갱부가 별로 없는거 같은데 저 시대에 갱부로 일하면 참 힘들었을거 같아요 ㅜㅜ 위험하가기도 하고~~

희선 2022-04-14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보다 소세키가 먼저 태어났죠 다자이 오사무가 소세키 소설 읽었을 것 같습니다 이제 한권 남았군요 저는 《명암》 읽었어요 마지막 소설이지만 길고 끝내지 못한 거네요


희선

새파랑 2022-04-14 06:12   좋아요 3 | URL
소세키가 형이군요 ㅋ 희선님도 소세키 작품 많이 읽으셨을거 같아요. 명암 좀 두꼅던데 😅 담달에 읽어보겠습니다 ^^

그레이스 2022-04-14 00: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좋았던 작품입니다!
잘 읽고 가요~~

새파랑 2022-04-14 06:13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님은 소세키 전작 선배님이시죠 ^^ 갱부 저도 상당히 괜찮더라구요~!!

모나리자 2022-04-14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제일 먼저 읽고 소세키의 팬이 되었지요~ㅎ
한 권 한 권 도장깨기 하시는 새파랑님의 아쉬움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04-14 19:20   좋아요 1 | URL
아하 이 책을 먼저 읽으셨군요 ㅋ 소세키 작품은 시간순서대로 읽으면 더 좋을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