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장난>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60세가 넘는 노인이 썼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아이들의 세상을 그대로 알고 있고, 이런 현실에 대한 지긋지긋하다는 현실고발적인 태도에 매우 놀랐기 때문이다. 스베트라나는 여러모로 아이들의 놀림을 받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단순한 조롱에서 시작해, 이제는 노골적으로 사이버 스토킹을 시작한 아이들로 인해 스베트라나는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한다. 

한 사람이 자살을 결심하는 일은 그리 쉬운 선택이 아니다. 이 책속의 아이들은 이미 도를 지나쳤다. 물론 명문가의 귀족 자제들이 모여 다니는 학교이고, 이들은 모두 가정 파탄으로 밀려난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결속으로 스베트라나를 그들의 일원으로 끼어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 우등생이 자신들을 멍청한 열등생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그녀를 더 따돌린다. 그냥 같이 지내지 않으면 그만일 것을, 그녀가 열심히 공부해 스스로 이루어내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스토킹을 하고, 놀린다.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은 멍청한 짓이고, 그녀가 이방인에다가 명문가 자제가 아니며 거기다가 그녀의 어머니가 이 학교의 청소부라는 사실은 엄청난 약점이다. 

만약 우리 학교에서 그러한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아니, 심지어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 내가 그 일에 동조할 수도 있고 그냥 지나칠수도 있고 그 아이를 구해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이 아이의 태도는 너무나도 현실의 모습과 닮아있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구조해줄 끼미가 보이는 사람이라면 그가 내미는 자그마한 올이라도 잡아서 이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 마음이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녀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릴까봐 그녀가 보내는 구조 신호를 애써 무시해보이는 그 사람. 현실과 마찬가지다. 사람을 따돌리는 주동자는 해봐야 두세명이고, 막상 모든 사람이 그녀를 따돌리지만 그들은 단지 다수라는 방패속에서 그들의 리더와 동조하고 싶은 마음속에 그녀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를 같이 괴롭히는 것이다. 

지금 이 일이 사회 곳곳에서 커다란 일로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일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발생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어른들의 세계에서 왕따가 더 먼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이들은 이러한 행동을, 그들의 어머니가 외로움속에서 멸시당하는 모습을 즐기는 것을 보고서 나도 누군가를 저렇게 만들어야겠구나, 라는 것을 그대로 닮는 것 뿐이다. 도덕 정치를 강조하고, 어른들이 먼저 올바른 태도를 보인다면, 아니 심지어 가정에서 자녀를 사랑으로 보살핀다면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겠는가? 먼저 애를 내팽겨쳐놓구선 아이에게 도덕성에 관한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결국 나는 원인이 이것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모순적인 태도. 강조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정반대인 그 모습으로 인해, 아이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못된 장난들이, 앞으로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겠다. 라비처럼 그녀를 쉽게 구조해주도록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도 이렇게 외로움을 타는 아이들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끼리 외롭게 만들고, 스스로의 장벽에 갇혀버리는 일따위는 하지말자. 정말 사람사는 사회가 무엇인지를 깨닫으려면,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사회의 문제를 깨버려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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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아이 글을 읽으며 나의 언행불일치는 없는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분명 있었을 것이다.

키가 작고, 말이 어눌하고, 너무 공부를 못해도, 혹은 너무 잘해도 그들은 왕따가 되는 것 같다.  그것이 정말 약점인가?  

획일화된 사회 속에 조금 부족하거나 넘치면 규격이 맞지 않아 보이는 것인지 똑같은 것만 강조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읽었던 글귀가 자꾸 맴돈다.   

얼마 전 9시가 넘은 시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급하게 아이를 찾는 전화를 받았다.  같은 반 친구중에 키도 다소 작고, 말이 어눌한 한 친구는 우리 아이아이와는 잘 지내서 문자도 자주 주고 받는 친구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유독 불량했던 아이 두 세명이 때로는  때리고, 잡다한 심부름 등을 시키고는 했던 모양이다.  우리 아이는 볼 때마다 말리고는 했다는데, 점점 도가 지나쳐서 그 날은 반에서 그 친구를 세 명이 돌아가며 때렸던 모양이다. 우리아이와 친한 다른 두 아이들이 함께 말렸으나, 계속 때리자 증거를 남기겠다며 동영상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지켜보던 여자 아이들은 방과 후 담임 선생님께 이 말을 전했던지, 문제를 우려하신 담임 선생님께서 진상을 조사하시며 우리 아이에게도 연락을 하셨던 모양이었다.  해당 아이들, 또 그 부모님과도 직접 면담을 하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당시 찍었던 동영상은 삭제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아이는 바로 동영상을 삭제하며, 사건의 전모를  우리 부부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우리 아이 학교에서도 반에서도 그런 일들은 사소하게 또는 과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슴이 아프고, 참 한스런 일이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지 못 할지언정, 비웃음,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부모는 밥숫가락이라도 넘길 수 있을까. 내 입장 역시 언제 그러할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늘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행복을 꿈꾸는 세상이 되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엄마, 외면하지 않는 어른이 되도록 나 역시 노력해야겠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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