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09. 5. 3. 일요일 

같이 간 사람 : 선오, 승재, 헌우, 진성, 나, 어머니, 아버지 

장소 : 한가람 미술관 

중간고사가 끝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다같이 미술관으로 체험학습을 가기로 했다. 이번 주제는 에로티시즘과 황금색 예술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였다. 내가 맨 처음 클림트를 만난 것은 어머니가 도서관에서 빌려주신 명화 소개서였다. 그 중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들은 모두 황금빛으로 반짝거렸으며, 풍자와 우화로 유명한 그의 그림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유디트. 유디트는 앗시리아의 침공으로 인해 망하기 일보 직전의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몸소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러 갔던 이야기가 있다.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하면서 몸종 아브라와 함께 그의 목을 베었고, 그녀는 쟌다르크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디트는 다르다. 그림속의 유디트는 마치 살로메에 가까웠다. 살로메는 왕 헤롯 앞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어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하자 세례자 요한의 목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똑같이 남자의 목을 들고선 기쁨의 표정을 짓고 있는 나체의 여자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살로메로 해석했다고 한다.  



 

 

 

 

 

 

 

 

 

 

어쨌든 제일 인상적이었으며 미술관 메인 광고 그림인 유디트 말고도 수많은 다른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한가람 미술관을 향했다. 전시회가 곧 끝날 것이기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더니, 움직이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닌가? 결국 사람들 사이에 껴서 후덥지근하게 클림트의 작품들을 해석해야만 했다. 



[유디트와 키스가 입체물로 전시되어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코너가 있어 다들 낄낄거리며 한 컷]

맨 처음 보았던 그림들은 클림트 개인 소장의 동양 미술품들이었다. 그 중에서는 유비와 장비가 함께 있는 부의 신 관우에 관한 그림도 있었고, 황금색 실로 수를 놓은 여의주를 문 용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클림트가 이렇게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도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보았던 그림들 중에서 가장 웅장했던 그림, 베토벤 프리즈. 그는 비엔나 분리파의 화가였고, 그 메인 그림으로 베토벤 9번 교향곡의 다양한 주제를 나타낸 벽화를 그린 것이 베토벤 프리즈이다. 그림이 약간 희끗희끗했지만, 그래도 그가 그렸던 이 엄청난 그림들이 훼손되지 않고 이렇게 무사히 한국으로 왔다는 사실이 대단한 것 같다. 

안타까웠던 것은 클림트가 대학 벽화로 그렸던 세 그림 <철학>, <의학>, <법학>이 제 2차 세계대전때 화제로 불탔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술관에서는 이 세 작품을 위한 습작밖에 없었지만 클림트 책 속에서 스케치화로 복원한 그림들이 있었다. 의학은 습작으로 조금씩 봤었는데, 사람들이 병을 이겨내지 못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의 여신 히게이아는 모든 힘을 잃고 무능력하게 전방을 바라보며 서 있다. 

클림트의 다양한 예술작들을 보면서, 그 해석에 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 어느때보다도 미술관에서 느꼈던 게 많은 하루인 것 같다.  

mom- <가기 전. 후 함께 한 책들>

   


 

필름지를 이용해서 입체작 만들기 위해 작업중인 아이들 일부 완성작

명화 따라잡기 - 첫 단계 스케치.  

아이들 스케치 실력이 꽤 쓸만하다고 생각하는 도치맘. 미술관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고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벽화 그 크기에 압도 되거나 TV에서 보여줬던  전시작인 도자기 작품들과 실제크기의 그림을 보며 놀랍다는 4학년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미술 전시회는 처음인데,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아이를 보며 '처음은 뭐든 중요하구나'란 생각도 했다.  그림은 그림일뿐이라고 보기전에는 생각했을지 모르나, 화가의 독특한 색과 붓터치에 대해 잠시라도 깊이있는 고민의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나태하고 지루하던 일상들.  공방의 작품에서 클림트의 작에서도 평소 좋아했던 아르누보의 양식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아이들과의 활동에서도 다양성에 대한 영감을 주는 시간이기에  내게도 참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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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5-04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전시회, 좋은체험 하고 왔네요.
미리 공부도 많이 하고 갔군요.^^

최상철 2009-05-04 13:20   좋아요 0 | URL
말씀처럼 벼르던 전시회였는데 참 잘
다녀왔단 생각이 들었어요~^^


bookJourney 2009-05-07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회에 다녀와서 꼬박꼬박 체험학습 보고서를 쓰고,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부러워요~. 저희 아이에게 체험 보고서 한 편 쓰게 하려면 참 힘이 들던데요 ... ^^;;

최상철 2009-05-07 14:46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 아이들과 즐겁게 함께 해주시는
여러가지 활동들 보며 많이 배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