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일본의 빛나는 작가, 시게마츠 기요시가 지은 친구가 되기 5분 전. 이 책은 주인공이 되는 에미와 그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다. 문체의 특징은, 글쓴이는 '너'라는 말을 사용해 이야기를 묘사한다는 것이다. 보통 일인칭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문체가 누군지 모르는 이인칭이 되다 보니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주인공 에미는 어릴 적에는 매우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비오는 날, 친구 다섯명이 우르르 몰려와 우산을 같이 쓰자고 졸라대 답답했던 에미는 앞에서 우산을 쓰고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유카에게 씌워달라고 달려가다 차에 치여 한쪽 다리를 잃었다. 에미는 자신의 다리를 모두 친구들의 탓으로 돌리고, 결국 잘못을 빌던 친구들도 너무 심한 태도를 보이는 에미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인물들은 다양하다. 주인공 에미에서부터 에미의 동생 후미, 후미의 단짝 모토, 미요시, 에미와 잠시나마 친구가 되었던 하나, 호타나 후미의 축구부 선배였던 사토 등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자신이 언제 친구를 모두 잃을까봐 그런 위태위태한 모습이, 읽는내내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잘못은 자신들이 했는데도 에미를 따돌렸던 아이들... 일본에서는 왕따가 되느니 차라리 공부를 못하는게 훨신 더 좋은 것으로 친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태도로 보았을 때에도 이렇게 혼자라는 괴로움에 갖히는 문제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미요시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미요시와 같은 아이들이 참 좋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항상 그 바보같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귀엽지 않던가? 그런 그가 좋아하는 후미와 모토가 선배들에게 맞을 때 구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해 자기 자신을 마구 때릴때에는, 정말 미요시란 아이에 관해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미요시에서 요시란 '좋다'라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요시란 말도 부를수록 참 정겹다. 그런 그를 누가 미워하겠는가? 

잠깐 나타났다가 잠깐 사라졌던 비운의 남자, 사토. 작가는 그가 참 자신의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 하기사 톱은 한 명 또는 두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에는 그 톱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사토와 같은 인물이니 작가는 자신이 사토와 닮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알라딘 표지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된 이 책을 보고서, 이 책을 미리 만난 것을 참 다행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간 나와 내 친구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별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희생자가 되는 것을 반드시 피해갈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언제든지 혼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에미처럼, 자신을 절대적으로 이해해 줄 줄 아는 단 한명만의 친구라도 좋다. 복슬강아지 구름과 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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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눌 2009-01-3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게마츠 기요시 좋아해서, 저도 이 책 나오자 마자 사서 읽었더랬어요. 역시 좋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최상철 2009-01-30 20:51   좋아요 0 | URL
assaa09님 좋아하시는 작가셨군요~ 말씀처럼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더라구요~ 전 처음 접했는데요. 다른 책들도 궁금했어요. 일본 작가책을 아이도 많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